自 暴 自 棄
自: 스스로 자 暴: 사나울 포 自: 스스로 자 棄: 버릴 기 (자신을 스스로 학대하고 버린다는 뜻으로 몸가짐이나 행동을 되는대로 취함을 의미) 모든 건 안에서 먼저 비롯된다. 스스로를 업신여기면 남도 나를 깔본다. 가족 간 화해가 깨지면 이웃도 내 집을 무시한다. 군신 간 질서가 무너지면 주변도 내 나라를 얕본다. 모든 건 스스로에게서 말미암는다. 맹자가 말했다. “스스로를 학대하는(自暴) 자와는 더불어 이야기를 나눌 수 없고, 스스로를 버리는(自棄) 자와는 더불어 행할 수 없다. 입만 열면 예의를 헐뜯는 것을 자포라고 하고, 인(仁)에 살지 않고 의(義)를 행하지 않는 것을 자기라고 한다. 인(仁)은 사람의 편안한 집이고, 의(義)는 사람의 바른길이다. 편안한 집을 비워두고 살지 않고, 바른길을 버리고 행하지 않으니 슬픈 일이다.” 맹자 이루편에 나오는 얘기로, 자신을 학대하고 돌보지 아니함을 일컫는 자포자기(自暴自棄)가 유래한 구절이다. 맹자는 자포 (自暴) 를 ‘스스로 학대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스스로 학대한다는 건 예(禮)와 의(義)를 버리는 것이다. 유가의 예(禮)는 뜻이 깊다. 현대인이 생각하는 예절 그 이상이다. 그건 나를 자존으로 바로 세우는 일이다. 진항이 공자 아들 백어에게 물었다. “당신은 스승님(공자)과 남달리 같이 있으니 따로 들은 얘기가 있겠지요.” 백어가 답했다. “없습니다. 언젠가 제가 뜰을 지나가는데 ‘너는 예를 배웠느냐’ 하시기에 ‘아직 못 배웠습니다’ 했더니 '예를 배우지 않고는 바로 설 방도가 없느니라’ 하시기에 물러나 예를 배웠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내가 나를 돕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돕지 않는다. 설령 그런 나를 누군가가 돕는다 해도 그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스스로 서려고 하지 않는 자는 어떤 부축도 그를 바로 세우지 못한다. 맹자의 자포자기는 ‘절망에 빠져 자기를 돌보지 않는다’는 현대인의 자포자기와 뜻이 온전히 겹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함의는 같다.
내가 나를 버리면 남도 나를 버린다. 내가 나를 보는 시선이 중요하다. 즉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다. 세상의 시선은 그다음이다. 만사는 안에서 무너진다.
출처 : 맹자(孟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