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의 원본]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에 나오는 주인공은 부유한 영주이다. 그는 새 아내에게 자신의 엄청나게 큰 성에서 한 개의 문만은 절대로 열지 말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명령을 어기고 금지된 문을 연다. 그 속에서 죽은 전처들의 시체를 발견하고 위기에 처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가까스로 죽음을 모면한다. 금지된 방, 아내의 호기심, 그리고 마지막 순간의 구출 등의 내용을 담은 비슷한 이야기들은 유럽, 아프리카, 그리고 동양의 민속에서 두루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페로의 1697년 판본은 부분적으로 실제 사건에 기초한 것으로 여겨진다.
질 드 레(Gilles de Rais)라는 15세기 프랑스의 장군은 140명의 소년을 성추행한 후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다. 드 레가 저지른 사탄 숭배, 유괴, 아동 살해에 대한 유명한 재판은 1400년대 유럽을 경악시켰으며 이 사건은 페로가 살던 당시에도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었다.
질 드 레 남작은 1404년 9월 프랑스의 샹토스에서 태어났다. 젊을 때 그는 영국과의 전투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잔 다르크의 경호원으로 배속되어 그녀 옆에서 전투를 치렀다. 엄청난 부를 물려받은 그는 프랑스 왕보다 더 화려한 궁전을 소유했고 31살의 나이에 자신의 권력과 부를 확장시키기 위해서 연금술과 사탄 숭배를 시작했다. 그는 또 의식을 거행하면서 아이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살인을 저지르기 전에는 반드시 잔치를 벌이고 자극제를 마셨다. 그리고 아이를 묶은 후 윗방으로 데려가서는 어떤 식으로 性적으로 학대받고 살해될 것인지를 아이에게 자세히 말해줬다. 이렇게 한 것은 아이가 무서워하는 것을 보고 드 레가 큰 쾌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性적인 유희와 고문을 한 다음 아이는 대개 목이 잘렸다.
드 레는 천사 같은 표정을 한 아이를 특히 좋아했다. 그는 자기 영지에 개인적으로 ‘거룩하고 순수한 사람들의 전당’을 세우고 직접 뽑은 성가대 소년들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아이들이 신비하게 사라진다는 소문이 시골에 퍼지자 1438년에 한 어머니는 질 드 레가 자기 아들을 죽였다고 공개적으로 고소했다. 그러자 비슷한 고소가 쏟아졌다. 드 레는 2년 후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다. 고문의 위협을 받자 그는 자백한 후 범죄의 책임을 사춘기 시절 부모의 과잉보호로 돌렸다.
그는 1440년 10월에 교수형과 사형에 처해졌다. 샤를 페로는 드 레 사건의 몇 가지 끔찍한 단면들을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아동에 대한 변태적 성욕 부분을 16세기에 나래를 여러 명 살해한 사람의 재판 이야기로 대치했다. ‘푸른 수염’은 실제 살인 사건을 기초한 다른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들에 모델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