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마치 계절의 환승역 같다. 서둘러 떠나려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매서운 칼바람을 재촉하는 겨울로 갈아타는 듯 아쉬움이 남는 가을이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 학생들은 교육열차에 올라 탄 채 초등석을 지나고 중등석을 거쳐서 고등석에 앉아 긴 여정의 배움이라는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매년 11월 둘째 주 목요일에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 시험은 공교육 제도권 내에서 마지막 큰 시험이다. 초ㆍ중ㆍ고등학교의 공교육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들이 대학이라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잘 진학할 수 있도록 우리 교육계는 모든 역량을 수능에 집중해 오고 있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라면 하루 종일 애태우며 자녀를 기다렸을 11월 14일의 올해 수능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헌신의 뜨거움으로 우리나라를 이만큼 성장시키지 않았던가? 우리 울산의 수험생들도 12년간 학교에서 갈고 닦아온 자신의 소질과 역량을 디딤돌 삼아 수시 여섯 번과 정시 세 번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원하는 학과와 대학에 무사히 잘 통과했으면 한다. 대학에서는 학생생활기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으로 교과성적을 포함한 학업역량을 판단하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으로 전공적합성을 평가한다. 전공적합성은 대학 입학 후 자신의 전공을 수학할 때 필요한 기초 소양과 자질을 의미하는 미래의 잠재력을 말한다.
즉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은 학생은 대학 입학 후에도 전공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두각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전공적합성은 전공 관련 교과목 이수 및 성취도, 전공에 대한 관심과 이해, 전공 관련 활동과 경험 영역으로 평가되므로 세부적인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근 하버드대 데이비드 데밍 교수는 전공계열과 연봉에 대한 흥미로운 결론을 도출했다. 이공계 전공자가 인문사회 계열 전공자보다 연봉이 높다가 40세가 되면 역전된다는 분석이다. 즉 초임연봉은 이공계가 높지만 마흔을 넘기면 인문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공계 전공자들이 배운 최신 기술은 언제나 다른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금세 낡은 것이 되어 나이가 들면 새로 나오는 기술습득이 어렵고 습득한다 하더라도 새롭고 젊은 직원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인문사회계열 전공자들은 문제해결능력, 비판적 사고력, 적응력을 길러 시간이 지나고 경력이 쌓일수록 빛을 발하는 소프트 스킬을 지녔기 때문에 세월이 흐를수록 연륜에서 오는 통찰력과 경험력은 깊어진다. 현 고1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은 첫 문ㆍ이과 통합형 수능으로 대학과 전공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야 하고 탐구영역의 계열구분이 폐지된다. 자연계열과 인문계열 상관없이 사회탐구, 과학탐구 중에 두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진로 희망전공에 따라 대학에서 요구하는 선택과목이 달라지므로 수능 선택과목과 연계하기 위한 학교 수업 선택과목 결정에 있어 진로 희망을 먼저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렇듯 전공은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향후 진로와 직업 선택과도 직결되는 만큼 더욱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은 부모의 지위와 재화로 대물림 되는 자본의 세습이 물들지 않는 오롯이 공정함을 지닌 고유 영역이어야 한다. 모두가 정정당당하게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고 결실을 맺는 정직한 교육시스템만이 교육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로 세울 수 있다. 수험생들에게 따뜻한 손길로 어깨를 토닥여 주자. 그동안 교육열차의 수능 환승역에 도착하느라 고생했노라고. 함께 응원해 주자. 앞으로 펼쳐질 더 큰 세계가 멋진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