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는
이향아
마른 풀 섶에 귀를 대고
소식을 듣고 싶다
빈 들판 질러서
마중을 가고 싶다.
해는 쉬엄쉬엄
은빛 비늘을 털고
강물 소리는 아직 칼끝처럼 시리다.
맘 붙일 곳은 없고
이별만 잦아
이마에 입춘대길
써 붙이고서
놋쇠 징 두드리며
떠돌고 싶다.
봄이여, 아직 어려 걷지 못하나
백 리 밖에 휘장 치고
엿보고 있나.
양지바른 미나리꽝
낮은 하늘에
가오리연 띄워서
기다리고 싶다
아지랑이처럼 나도 떠서
흐르고 싶다.
- 1990년 시집 <강물 연가> (나남출판사)
*2월에 접어들며, 길었던 대한의
큰 추위도 이제 끝나는 모양입니다.
날씨는 여전히 영하의 추위지만
한낮에는 영상 기온은 맑은 햇살의
기운으로 따뜻함이 묻어 있는 요즘입니다.
오늘 아침엔 다시 눈이 쌓였지만 곧 입춘이라,
곧 마당 한 구석에서는 빛바랬던 풀잎들이
파릇하게 돋아나는 모습이 눈에 띄겠지요.
이 시(詩)는 우리의 맘을 대변하듯
2월이라는 계절에 봄을 고대하는 심정을,
목 빼고 기다리는 것처럼
재미있고도 적절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시인은 2월이
춘삼월의 바로 앞인 데다
입춘이 들어 있어,
금방 봄이 올 듯한 기분에서
마른 풀 섶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입춘대길을 믿어도 봅니다.
그러나 막상 해는 금세 떨어지고
물이 송곳처럼 시린 싸늘한 2월입니다.
그래도 2월의 양지 자락에 서서
조금이라도 먼저 봄을 맞이하려고 하는
시인의 설레는 마음이,
시(詩) 행간과 문장 속에 여기저기
간결하게 서술되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섬진강 아랫마을에서는 매화꽃이 막 피어나겠지요.
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