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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이방원 제113편: 태종 이방원의 처남들에 대한 남다른 처벌범주
(혁명을 같이한 동지고 왕비의 동생들이기에 목숨은 빼앗고 싶지 않았다.)
태종 이방원은 6대인과 의령군 남재, 철성군 이원. 사간 최함, 정언 박서생, 집의 이조를 불러 사건 당사자와 대질심문하라 명했다. 대사헌 권진과 우부대언 조원, 동부대언 이승간은 하륜이 사지할 때 임명된 신진이었다. 대질자는 병조판서 윤저, 참찬의정부사 유양, 총제 성발도, 평강군 조희민, 칠원군 윤자당, 이조참의 윤향, 호조 참의 구종지였다. 모두가 한때는 민무질과의 관계가 돈독했던 사이다.
"네가 민무질에게 무슨 말을 들었느냐?" 심문관이 구종지에게 물었다. "신이 민무질의 집에 갔는데 민무질이 말하기를 '상당군 이저가 폄출된 뒤로 나는 항상 주상께서 의심하고 꺼릴까 두려워하였다' 고 하였습니다." 내 입에서 이런 말을 내지 않았는데 들은 자가 누구란 말이냐? " "지금 사생이 관계되는 곳에 나와서 내가 어찌 거짓말을 하겠소?" 민무질이 흘겨보자 구종지가 목소리를 높였다. 눈에 핏발이 저는 살벌한 설전이었다. '민무질이 신의 집에 와서 말하기를 주상이 광연루에 나아가서 이숙번 에게 '지금 가뭄 기운이 없어지지 않는 것은 아래에 불순한 신하가 있기 때문이라하니, 이숙번이 대답하기를 불순한 신하는 제거하는 것이 가합합니다.'라고 하였다 하는데 '이숙번이 주상께 하소연하여 우리들을 해치거나 할까 걱정이다' 하였습니다." "과연 이런 말을 하였느냐?" 심문관의 물음에 민무질이 변명하지 못했다. 이어 병조판서 윤저가 말 했다. "주상께서 세자에게 전위하고 자 할 때 민무질이 비밀히 내재추(內宰樞)를 정하였는데 조회민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하여 자청한 대질심문에서 민무질의 명치끝을 누르는 중언이 튀어나왔다. 권력이 양녕대군에게 넘어간 것을 기정사실화하여 관직이 배분되었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현직 임금을 능멸한 것이다. 민무질의 대질심문이 끝났다. 민무질은 얼굴을 붉힐 뿐 더 이상 변명하지 못했다. 태종 이방원은 여러 공신과 신하를 돌려보낸 후 이숙번을 불렀다. "민무질, 민무구, 신극례를 그들의 자원에 따라 지방에 안치하려 한다. 하륜을 찾아가 그 처치가 마땅한지 알아오도록 하라."
태종 이방원은 하륜의 꾀주머니를 총애했고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자원안치는 유배에 처한 죄인이 원하는 곳에 기거하게 하는 부드러운 형벌이다. "마땅히 경한 법전으로 처하여야 합니다." 가볍게 처벌하여 경고성 제재를 가하자는 얘기였다.
민무구 형제를 가볍게 벌하여 지방에 안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의정부와 대간에서 벌떼처럼 일이났다. 엄증히 책임을 물어 대명률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간의 상소를 뿌리친 태종 이방원은 만무구를 연안에, 민무질을 장단에, 신국례는 원주에 안치했다.
순화동 3인방을 귀양 보낸 태종 이방원은 영의정 이화, 좌정승 성석 인, 우정승 이무를 광연루에 초치하여 잔치를 베풀며 조용히 일렀다.
"민문구 등 세사람의 죄는 다시 중하게 논하지 말라. 다시는 도성
안으로 불러들여 일을 맡기지 아니하고 천년을 마치게 할 것이니, 경들은 마땅히 이 뜻을 본받아 다시는 논계하지 말라."
이것이 만무구 형제의 옥사를 바라보는 태종 이방원의 시각이었다.
혁명을 같이한 동지고 왕비의 동생들이기에 목숨은 빼앗고 싶지 않았다. 단, 왕도에 불러들여 권력의 언제저리에 서성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건은 태종 이방원의 의지와 상관없이 굴러갔다. 대간은 물론 공신과 백관들의 상소가 끊이지 않았다. 그래도 태종 이방원이 뿌리치고 주청을 들어주지 않자, 공신과 백관이 대궐에 나와 전정(殿
庭)의 동쪽에 서고, 대간과 형조는 서쪽에 서서 민무질 등 세 사람에게 죄 주기를 주청했다.
태종 이방원은 이들을 피해 동문을 빠져나와 덕수궁으로 향했다. 명분은 태상왕 병문안이었지만 국별하게 주청하는 신하들을 잠시 피하기 위해서였다. 돌아오는 길에 지신사 황회를 불렀다. "백관과 공신들이 물러갔느냐?" "전하께서 환궁하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물러가기를 기다려 환궁하겠다."
주청하는 신하들이 물러가지 않는 한 환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신하들이 물러갔다. 만무구 형제를 죄 주자는 신하들과 이쯤에서 멈추자는 태종 이방원의 줄다리기는 계속되었다.
태종•이방원^다음 제114편~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