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도..도..동숙이..
오늘은 색소폰 연주자 주변에 생겼던
가벼운 에피소드를 심심풀이로 말해 본다.
미리 말해두지만 글쓰는 저는 올해 연식이 조금된 사람이고,
따라서 나의 기억은 70~2000년대를 맴돈다.
(70년대 후부터 2000년까지 밴드 활동..)
회색빛 향수어린 묵화를 보는기분으로 읽어달라.
먼저 말 더듬으로 생긴소동을 한번 말 해 보겠다.
때는 1970년후반..
이때는 전국적으로 캬바레 음악이 유행하고
캄보밴드(Combination band)라는
소편성 악단이 많이 활동 할때 였다.
보통 5~6인조로 구성되는데, 드럼, 기타,베이스,
피아노(키보드)의 4리듬에다가
색소폰,트렘펫 ,정도의 편성이고
가수는 별도로 하우스 가수가 있기도 했다.
주로 마스터인 색소폰 연주자가 선곡,편곡,전주,간주,등 을
다하는 스타일인데
노래 보다는 주로 경음악을 많이 했다.
마스터 를 하는 사람은 주로 팔군출신,음악교사,혹은
일본 유학파출신,또는 유랑악단 출신이 마음잡고
자리잡은 경우등이 많았으며 ,
그때만 해도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던 전후
자유당 시절이라 음악하는 사람도
주먹을 좀 쓸줄 알아야 살아남기 편했다.
대개 그동네 출신의 지배인 주먹이 자리를 잡아서
업주에게 월급을 받는형태라 그
래도 자기집의 악사들은 철처히 보호?했다.
그래도 술집이라는데가 워낙 순간적인 폭력사태가 많이 발생하고
그 타킷이 무대가 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늘 주석에서 생기는 작은 소동이라도 미리 조심하고
경계 하는것도 마스터의 할 일중 하나였다.
어느날, 지금의 송죽극장옆 어느 캬바레
,(대구의 중심지로서 6.25때 피난온 서울의 레코드사가 담요를 치고 녹음을 하기도했던 그 동네..
(지금은 완전히 맛이 갔지만...)에서
막 흥겨운 음악이 흘러 나오고 한껏 차려입은 선남선녀?가
지루박에 탱고에 흥을 돋구고 밀러볼은
정신없이 플로아를 휘 돌때...
그동네 중간 보스급의 건달이
그때당시 최신 유행하던 동숙의 노래를(예를 들자면..)
트롯트가 아닌 탱고 리듬으로 듣고 싶었다.
나름 건달이지만 음악을 좋아하고,또 풍류를 즐길줄 알던
그 건달은 스테이지로 가서 맨 가장자리의 기타맨에게
말했다.
(악단의 배치가 중앙 뒤편에 드럼, 정가운데에 색소폰의 마스터 ,
좌우로 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한켠에 피아노 이런식의 배치 였다.)
건달은 가장자리의 기타에게 말했다..
"어~어~ 어~이 기..기..타씨 , 도~도~동 숙의 노래를
태.. 태 ..태.. 탱고로 한번 해 주소..."
(그는 말을 더듬는 사람이였다
주먹은 나름 빠른데 성질이 급해서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었다.)
" 예..예...아..아...알았습니다...." 기타가 대답을 하고
(기타도 역시 말을 조금 더듬는 사람이였다.)
옆의 트럼펫에게 전달 했다.
(무대에 일렬로 도열해 있는 상태에서
기타가 바로 중앙의 색소폰(마스타)에게
전달하기는 어려워서 바로 옆의 트렘펫에게 말햇다.
"소.. 소.. 손님이 도.. 도.. 동숙의 노 ..노래를
태.. 태.. 탵.. 태.. .탱고로 해돌라카네에
마.. 마.. 마스타 한테 전하소..."
그말을 들은 트럼펫은 바로 옆의 마스타에게
귀속말로 전하려는데 ,음악이 시끄러우니
좀 크게
"해.. 해.. 행.. 님요 소.. 소..소..손님이
도..도..동 숙의 노래를 태 ..테..탱고로
함 해돌라 카는데에..." 하고
마스터에게 전했고
(트럼펫도역시 말을 더듬는 사람이 였다.)
그런데 원래는 정확하게 말하던 사람이엿는데
이팀 전원이 말을 더듬는 사람들이라
그만 자기도 더듬게
되었던 겄이다."
기타- 트럼펫을- 거치는 동안 자기의
요구가 먹히는지 어쩌는지 보고 있던
말을 더듬던 건달은
한놈도 아니고 두놈이 말을 더듬으며
자기의 리퀘스트를 마스타 에게 전달 할때 까지도-
"나 말고도 말을 더듬는 사람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살짝 화가 나고 쪽 팔리는걸 참고 있었는데,
마스타가 뒤로 돌아 드럼에게 하는 말을 듣고는
그만 폭발하고 말았다.
색소폰 연주자인 미스타가 뒤를 보면서 드럼에게-
"도..도...도...도...도..동숙기...노...노래..를
태...태..태...태..태...탱고로 하..하..하..한다
(동숙의 노래를 탱고로 연주할테니 그리 알아라는 말을 했던겄이다.
사실 말은 마스터가 제일 많이 더듬는 편이었다.)
는 말을 듣고 웃통를 벗고 무대로 달려가는데..
설상가상으로 드럼이 마스타에게
"혀..혀...혀...혀..ㅇ님...뭐...뭐...뭐...라 카...카...카느지
아 아..아..안 들립니더.."
하는 말을 듣고는 완전히 돌아 버렸다.
자신이- 기타에게-기타가-트렘펫에게-트럼펫이-마스타에게-
마스타가-드럼에게 전달 하는 동안
(무려 6번) 전부다 말을 더듬으며
자기를 놀리는 줄 알았던 겄이다.
"이..이. 씨 씨 씨 발놈들...
(말은 더듬지만 그의 주먹은 더듬이가 아니었다..)
소리와 함께
기타를 주먹으로 쥐어박고,
트렘팻을 업어치기로 플로어에 메다 꽂고
이제는 무대뒤의
드럼까지 팰려고 돌진하는데..
"와.. 와.. 와.. 이랍니까..."드럼은 필사적으로
공격을 방어하면서 외마디소리를 뱉었다.
소동이 나고, 음악이 끊어지고, 와장창 소리가 나서
지배인이 달려와서 그 말더듬이 건달을
제압했다..
비상등이 올라가고 그날 영업은 그걸로 끝이나고
화가난 지배인이 건달에게 물었다.
"너 이시키 와기래?" " 그러자
그 건달은 "저.. 시..시..발 노. 노.. 놈 들이
나.. 나.나를 노.. 놀린다 아니요"
라고 대답했고 ..
그말을 들은 마스타는 "지.. 지.. 진짜. 미 ..미 ..미.. 치겟네
"우.. 우리.. 팀.. 이름이.. 더.. 더듬이 밴드다 ..
저.. 저..전부다 말 더듬이 뿐이다" 라고 외쳤다.
그렇다. 그팀은 우연히도 전부가 말을 더듬는 사람들이였다
그래서 말더듬을 놀리려는 의사는 없었다는걸
알게된 건달과 밴드들은 화해하러 포장마차에 갔다..
건달이 먼저 밴드들에게 "미.. 미.. 안 ..하구마..
수..수..술한잔 하고 마 이.. 이.. 잊읍시다."
그..그라고,.. 아- 아- 아-안 주는 뭐.. 뭐로 할거요?"
라고 밴드들에게 말했고,
"나 ..나.. 나 ..나는 또.. 또..또.. 또.. 똥집"
기타가 말했고.
"무.. 무... 무신 소.. 소.. 소리고?
고.. 고.. 고등어가 지..직이는데.
라고 트렘팻이 받았다.
이런식이다 보니 주문하는데도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고 거기다가
그 포장마차주인 아줌마도
"오- 오- 오.. 늘 무.. 무.. 무신 조..조..조은 일 있어예?"
하면서 말더듬이 향연의 화룡점정의 마침표를 찍었다는...
그리고, 그후 그 더듬이 밴드는 즉석 구두 리퀘스트를
절대 받지 않았다고...
(반드시 종이에 적은 리퀘스트만)
다..다..다음에...
첫댓글 ㅋ 주 .,주...주 중독되겠는데요 ㅋㅋ
차 참으로 므찐 추억입니다요😁
ㅈ 제 재 ㅁ ㅣ ㅇ ㅇ ㅣ ㅅ ㅅ ㅆ ㄴ ㅔ ㅛ ㅛ ㅛ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