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일보의 전교조 죽이기부터 통일운동 흔들기까지 최근 사실은 없고 과거 들추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등을 이용해 교묘히 지도부를 공격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조선.동아 등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한 때아닌 공안국면 조성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보수언론들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7년전의 일까지 꺼내들어 '진보진영=친북'이라는 오래된 공식을 떠들고 있는데, 그 양태가 자못 심각하다.
조선, 동아의 보도만 보더라도 7월 26일 전교조 부산본부의 '통일교재'사건을 시작으로, 8월 1일에는 '선군포스터', 8월3일에는 '한총련 미사일 특별부대', 8월 4일에는 '선군유령', '민주노총의 혁명열사릉 참배 사건' 그리고 8월 7일에는 7년전의 양대노총 방북 사건까지 꺼내들었다.
공안당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최근의 동향만 보더라도 민주노동당 이주희 학생위원장에 대한 불구속기소, 장기수 출신 김 모씨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이유로 한 검찰 수사, 사회단체에서 연구활동을 해 온 김 모씨에 대한 가택수색 등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다시 손을 대고 있는 분위기다. 국가보안법이 현 정부 들어 사실상 '사문화'되었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사뭇 다른 모습.
악화된 남북관계를 비집고 들어오는 공안 공세
우리 사회에서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한 공안바람은 늘 남북관계와 반비례의 길을 걸었다. 즉 남북관계가 좋으면, 공안세력이 고개를 숙이고, 남북관계가 일시적 어려움에 처하면 곧바로 공안세력이 득세하는 식이다.
지금 남북관계는 현 정부 들어서 최악이라고 할만한 상태. 남측 정부는 북의 미사일발사를 이유로 인도주의적 현안까지 모두 틀어막았고, 북측도 이에 반발해 이산가족 상봉을 연기시켰다. 여기에 북측에 닥친 큰물피해로 인해 민간차원의 남북교류사업도 모두 중단된 상태다. 그 동안 당국간의 대화가 막히면 민간차원의 대화로 물꼬를 터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태는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할 만 하다.
조선,동아, 검경 등 공안세력의 준동은 이같이 악화된 남북관계를 배경으로 한 셈이다.
공안바람은 때로 남북관계를 상당한 기간 동안 마비시키는 데로 발전하기도 했다. 지난 94년 김일성 주석의 서거 당시, 보수세력은 이른바 '조문파동'을 일으켰다. 조문파동은 김영삼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 사이에 정상회담이 합의되면서 일었던 '훈풍'을 일거에 냉각시키고, 김영삼 정권 말기까지 모든 남북관계를 동결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이어진 96년의 '연대사태'는 남북관계에 치명상을 남겼다.
현재 조선, 동아와 공안당국이 일으키고 있는 바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지금 남북관계는 매우 경색되어 있지만, 국제정세의 변화나 큰물피해 지원 등이 본격화됨에 따라 다시 활발한 교류 협력 단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러나 만약 이 틈을 타고 공안세력이 준동하는 데 성공한다면, 김영삼 정권 말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8.15를 앞둔 평화, 통일운동 진영의 대응이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