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바보]
너를 향한 기억을 버리다
"사람들은 저 마다 하나, 둘. 많으면 몇가지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하지요. 자분은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요?"
"정말 원하지 않는 기억은 전부 지울 수 있습니까?"
"원하신다면요."
"서태경이라고 합니다. 찾을 사람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여기서 치료 받은 환자 분을 찾으시려고 하시는 것 입니까? 그 환자분과는 어떤 관계인가요?"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2011년.
세기와 문명이 발전한 이 시대에는 가능하지 않은 일은 없었다.
모든 의학이 발전한 이 시대에는 언론과 뉴스에는 보도되지 않게 조용히 발달하고 있는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은 기억을 지우는 것,
한마디로 머릿속을 지우개로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의학 중에 가장 무서운 의학이 발달되어 가고 있었다.
"지금에 와서 그 환자분을 찾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의사선생님. 아니, 당신이 그 여자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모르는 거야!!!!!"
"진정하시죠, 환자분."
"다시 기억을 돌려줘. 나를 사랑했던 그 여자의 기억을 돌려달란말이야!!!!!!!"
"아-.... 아직 환자분이 뭔가를 모르시는 것 같은데, 저희의 조건은 단 하나 뿐 입니다.
잃어버린 기억, 즉. 지워버린 기억은 다시 찾을 수 없다는 조건이죠. 그 여자분은 그 조건을 승락하셨을 뿐입니다.
한마디로, 그건 저의 책임이 아니라는 소리겠죠? 아시겠습니까?"
"돌팔이새끼!!!!! 왜 기억을 지울 수는 있는데, 다시 기억을 돌려줄 수는 없다는 거야"
"쉽게 지우고,쉽게 다시 기억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람들은 참 간사한 것 같습니다. 필요없다 싶으면 지우고,
필요하다 싶으면 찾으려고 한다-.... 훗"
남자는 오열하기 시작했다.
미친듯이 주저앉아 가슴을 치고 또 치면서 오열하기 시작했다.
몇십분이 흘렀을까,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남자를 내려다보고 있던 의사도 남자를 따라 시선이 위로 향했다.
"환자분도 마찬가지겠죠?
사랑하지 않는다고 버려놓고, 다시 사랑한다고 찾으려 한다는 것. 그건 말입니다, 참 간사한 짓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사랑하는바보]
너를 향한 기억을 버리다. 한 여자를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무서운 질주가 시작된다. START
part 1 - 첫번째, 만약 신이 있다면. [2006년 겨울]
우리의 인연은 처음부터 지랄같았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처음부터 만나지 말아어야 할 인연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인연도 운명도 아닌, 우리가 억지로 만들어 낸 신의 장난 같았으니까. 신의 지독한 장난 같았으니까.
"흐흑"
"야! 이년아, 고개 들어봐."
"야! 거기 너희 둘, 뭐하는 짓이야?"
"뭐야- 어떤 미친새끼가-......어머! 태경오빠"
"좋은말로 할 때, 그 여자애 그만 괴롭히고 조용히 꺼져."
그녀를 처음 만난 날은 눈이 오고 있었다.
하얀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덮은 듯, 나의 마음에도 하얗고 고운 천사가 찾아 온 기분이 들었다.
잔뜩 피로 얼룩 진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얼굴은 매우 햐얗고, 그녀의 눈동자는 맑고 순수했다.
겨울 날 천사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 순간 나의 심장은 우습게도 미친듯이 뛰어대고 있었다.
"괜찮아요?"
"괜찮아."
"일어설 수 있겠어요?"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가줬으면 좋겠다."
자리에서 일어 난 그녀를 봤을 때, 명찰이 눈에 들어왔다.
나보다 한살 많은 그녀의 명찰은 붉은빛깔이 었고, 이름 또한 아름다웠다. 정.진.소.
그녀의 붉은빛깔의 명찰과 나의 파란빛깔의 명찰.
"누나. 제 이름은 서태경이에요."
"그래."
"다음에 뵐 때는 웃으면서 봤으면 좋겠어요."
도대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던 것일까?
누군가에게 단 한번도 먼저 인사를 건낸적도, 이름을 밝힌 적도 없는 내가 그녀에게 말을 건냈다.
하지만 그녀는 별 반응없이, 무 표정한 얼굴로 날 스쳐 지나갔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빨간색과 파란색은, 어떻게 보면 정말 어울릴 수 없는 극 과 극이 었다.
우린 처음부터 만나면 안 될 인연이었다. 빨간색과 파란색,
자석의 N극과 S극 처럼. 우린 서로를 밀어낼 수 밖에 없었으니까. 함께 할 수 없었으니까.
"아-정진소선배? 그 유태식선배랑 사귀었었잖아. 근데 유태식 선배가 워낙 인기가 많으니까, 그 선배 좋아하는 년들이
괜히 툭 하면 괴롭히고 그러나봐."
"유태식선배?"
"응. 근데 태경아,그건 왜?"
"아냐. 됐다."
나는 그녀에 모든 것이 궁굼해지기 시작했다.
같은학교를 다녔으면서도, 지난 1년동안 한번도 본 적 없는 그녀가 그 날 이후, 내 눈엔 그녀만 들어섰다.
아니, 어쩌면 내 눈이 그녀만을 찾아 해메였는지도 모르겠다.
지독한 신의 장난이 시작 된 것이었다.
"뭐라고? 하-... 너 완전 미친거냐? 그 말을 지금 나보고 믿으라는거야!!!!!"
"태식아. 내 말 좀 들어봐. 니가 하라는 대로 할게.그러니까"
"니가 지우라고 하면 지울 년 이었냐? 아-..씨발. 그러니까 니가 알아서 피임을 했어야 할 거 아냐 !!"
그랬다.
신은 나를 지독히 괴롭히기 시작했다. 신은 나와 그녀를 장난감 가지고 놀 듯이, 가지고 놀고 있었다.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가 공이 소각장으로 넘어가서 찾으려 소각장으로 한 걸음 들어 선 순간,
나는 듣고 싶지 않는 이야기를 들어버렸다.
듣고 싶지 않은, 들어서는 안 될. 하지만 우습게도 어차피 알게 될 이야기였다. 알게 될 이야기였었다.
"책임진다."
"태식아-...."
"고마워 할 필요없어. 나도 남자니까 책임감 때문이지, 너를 아직도 사랑한다거나 그래서 그런 건 아니니까."
"흐흑-.....미안해."
"착한척하지마. 난 말이야, 니가 그렇게 약한 모습 보일 때가 제일 짜증나거든."
자리를 떠나려는 유태식선배때문에 내가 재빨리 몸을 숨겼다.
태식선배가 사라지고, 그녀는 한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조금 불러있는 배를 끌어안고 혼자 울기 시작했다.
내가 본 그녀의 모습은 늘 약하고, 갸냘프고 초라했다.
그래서 그랬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
그녀를 지켜주는 태식선배가 곁에 있었지만, 내가 대신 그녀를 지켜주고 싶었다. 아프지 않게, 울지 않게.
하지만 그것마져도 신은 허락하지 않았다.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태경아. 니가 엄마를 사랑한다면, 엄마를 위한다면. 제발 허락해 줄 수 없겠니?"
"아버지만을 사랑하겠다고, 평생 저만 있으면 힘들지 않다고 말한 건 어머니였어요. 잊으셨어요?"
"미안하구나. 미안해. 하지만, 엄마. 이젠 한 남자의 곁에서 편하게 쉬고 싶어. 응?"
나는 어릴때 부터 불행했다.
아니,어쩌면 신이 있다면, 신은 철저하게 나라는 존재를 무시하고 짖밟으려고 했던 것 일지도 모른다.
부유하게 자라던 우리집은 어느 날, 아버지의 회사 부도로 모든 것을 잃었고.
아버지는 술과 도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교통사고로 죽어버렸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한 순간에 빚더미를 끌어안고 말았고,
지금 까지 빚은 정리되지 않았고 밤 낮 없이 중학교부터 알바를 해서 이자만 근근히 갚아가는 처지였다.
그런 우리를, 그럼 어머니를 누군가가 사랑한다고 말했다. 충분히 행복 한 일이었는데 나는 처음부터 싫었다.
나는 아마 그 순간부터 느꼈던 것 같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신의 장난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안녕하세요."
"어머- 당신 아들이에요? 정말 잘 생겼네요. 당신을 닮아서."
"그런가? 당신 아들도 만만치 않아. 순옥아, 어서 자리에 앉아.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나는 그대로 얼음처러 굳어버렸다.
어머니의 눈물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의 행복을 위해서 재혼을 허락했다.
얼핏 들어서 알았지만 어머니가 사랑하는 남자에겐 나보다 한 살 많은 아들이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 아들은,
나의 아버지가 될 사람의 아들은, 유태식. 유태식선배였다.
"후. 니가 내 동생이 될 꺼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서태경. 잘 지내보자."
".........네.선배님."
"이젠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 나는 사실 아버지가 사랑한다는 분을 미워할 만큼 어리거나 철이 안 들지는 않았거든.
너도 마찬가지 일꺼라고 생각해. 우리 아버지를 친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잘 대해줬으면 좋겠다."
"네-.....형......."
어머니는 행복했다.
하지만 나는 불행했다. 미치도록 불행했다. 어마어마하게 큰 집과, 어머니의 빚도 한 순간에 전부 갚아주는 그 남자.
나의 아버지가 될 그사람은 제일그룹의 사장이었고, 대단한 재벌가였다.
하지만 나는 생각했다.
차라리 어머니와 단 둘이 지냈던 단칸방이 더 행복했었다고.
차리리 밤과 낮, 가림없이 돈을 벌기 위해서 뛰어 다니던 그때가 더 행복했었다고.
"허락해주세요."
"태식아."
"스무살, 어린나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제가 한 여자에게 책임 질 짓을 했다면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요?"
"............."
"잘하겠습니다. 이젠,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전부 다 하겠습니다. 러니까 진소와의 결혼 허락 해 주십시오."
어머니와 함께 새아버지의 집에 들어간지 삼일만에 생긴 일이었다.
나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더럽도록 꼬여버린 내 인생이 증오스러웠고, 하늘에 신이 있다면. 그 신 마져 갈기갈기 휴지조각을 내 버리고 싶을 정도로
증오스러웠다.
그녀가 있었다. 그녀가 태식선배 곁에 앉아 있었다. 수줍은 듯, 조금은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
새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내 앞에 그녀가 앉아있었다.
"아이를 갖았다고?
그래. 나는 너희 둘의 결혼은 반대하지 않아. 대신 태식아. 나는 너에게 하나만을 묻겠다.
절대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새아가를 버리지 않겠니? 스무살이다. 길으면 오십년을, 짧으면 사십년을 새아기만을 바라보면서
살아 갈 수 있겠니?"
".........노력할껍니다."
"그래. 알았다. 결혼식 준비할테니까,그렇게 알아."
"아버님.어머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참 곱구나, 새아기가. 여보, 나는 참 좋아요. 이렇게 새 식구가 너무 많이 늘어났잖아요."
"하하- 당신도 참. 나도 당신이 좋다고 하니까 너무 좋네요."
나의 사랑은 출발점도 놓쳐버린 채 길을 잃었다.
출발도 하지 못했다.
총 소리는 울렸지만, 나는 길을 잃고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출발도 하지 못했으니까, 나에겐 애초부터 결승점도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놓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녀를 버릴 수가 없었다.
N극과 S극이라고 할 지라도,
"아버지.그리고 새어머니.
두분이 오손도손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진소랑 상의를 해 봤는데, 태경이는 고등학생이고 하니까,
저희와 같이 지내는 게 어떨까 하는데요?"
"태식선배-..아니. 형. 전 괜찮아요. 전 여기서"
"아니! 널 위해서가 아니라, 어머님. 아버님을 위해서야. 지금 이렇게 사랑하시는데, 많이 남아야 몇십년도 남지 않은 시간.
두분이서 행복하게 보는게 좋잖아요. 안 그래요?"
"태식아-......."
"어머님. 아버지와 행복하게 시간 보내세요. 전 어머님 편입니다.하하"
"고맙구나. 정말 고마워, 태식아."
나의 의견은 없었다.
아니, 태식선배는 깡그리 무시해버렸다. 이것이 정말 지독히도 지독한 신의 장난이라는 것일까?
나는 자신이 없었다.
그녀를 형수님으로 볼 자신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자신도.
아무런 자신도 없었는데, 내 마음을 아무것도 모르는 이 바보들은 나를 테스트 하려는 것 일까?
그랬다.
우리는 정말 처음부터 만나면 안 될 악연같았다. 악연이었다. 하지만 난 인연이라고 운명이라고 믿고싶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만큼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만일 신이 있다면 허락해주십시오.
내가 그녀를 사랑 할 수 있도록, 그녀를 향해 뛰어 갈 수 있게 길을 내어 주십시오.
part 2 - 두번째, 형수님이 아닌 나에겐 여자였다.[ 2007년, 봄 ]
하얗고 고운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처음 본 그날처럼 하얀 천사 같았다.
형의 옆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그 어떤 여자보다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대기실에 앉아서 같은학교를 졸업한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그녀를 내가 찾아갔다.
"결혼....축하드려요,누나."
"고마워요 도련님."
"누나"
"도련님, 이제부턴 제가 형수님에요. 형수님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하..하지만 저는"
"그날, 눈 내리 던 그날. 고마웠어요. 너무 경황이 없어서 고맙다는 말도 못했는데-..그날일은 비밀로 해주세요.
태식씨가 알면 많이 속상할테니까요."
그녀는 형만을 생각했다.
내 기분, 내 마음. 아무것도 알아주지 않고 오직 형만을 걱정하고 있었다.
지금 내 심정이, 내 심장이 얼마나 찢어지고 찢어져서 피가 철철철 흐르는지 모르고, 막 대기실 안으로 들어 선 형을 보면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진소야. 드레스 입고 있으니까 이쁘다."
"고마워,태식아."
"나 니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도록 노력할게. 알았지?"
"응. 너무 고마워."
"아참-.. 태경아. 니가 노래를 그렇게 잘 한다면서. 우리 축가, 니가 불러줄 수 있어?"
"뭐라고, 형?"
"부탁한다. 알았지?"
나는 축하할 수가 없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를 데리고 지금이라고 도망을 치고 싶었다.
사람들은 나를 미친놈이라고, 어떻게 아주 잠깐 만났던 여자를 그렇게 사랑하게 되었냐고 믿지 않을테지만
나는 그녀를 너무 사랑해버렸다.
어쩌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서 더욱 더 간절하고, 미쳐버렸던 것 일지도 모를테지만.
-태경아. 너 어디야? 축가 불러주기로 해놓고, 어딜 간거야?
"어쩌지,형. 미안해.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해서,지금 병원가는 길이야. 정말 "
-그래. 알았다. 어쩔 수 없지. 다른 사람으로 바꿔야겠다. 그럼 조심히 다녀와라.
나는 거짓말 쟁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지금의 거짓말은 내가 앞으로 헤나아갈 거짓말과는 비교도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를 사랑하는데,
그녀를 한 여자로써 사랑하는데 형의 형수님으로 바라보면서 사랑하지 않는 척 해야 하는 것.
그런 거짓말과는 비교도 안될테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어 보았다.
하지만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지금 심장에서 피가 미친듯이 흐르는 기분이었다.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난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서태경. 너도 참 지지리 운도 없다."
"......후"
"그래서? 차라리 그냥 나와서 지내. 새아버지도 돈도 많다면서?"
"염치없이 어떻게 그러냐,새끼야."
"신혼여행갔다고? 언제 오는데?"
"오늘 올꺼야, 아마. 들어가기도 싫다."
"참 서태식선배도 이상하다. 자기들은 신혼부부인데, 왜 너까지 데려와서 살려는 건지 이해가 안가."
친구인 민우를 만나서 이런저런 하소연을 해보았지만,
기분을 풀리지 않았다.
지금 내 감정은, 내 기분은 그 어떤 위로라도 치료되지 않았다. 내가 원망할 사람은 존재의 여부조차도 모르는 신 뿐이었다.
"도련님. 왜 이렇게 늦게 들어오셨어요?"
저녁 늦은 시간,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들어왔을 때,나를 반기는 건 그녀였다.
결혼식날보다 조금은 까칠해진 모습으로
나를 보면서 환하게 웃는 그녀가 나의 여자이길, 나의 아내이길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형은요......."
"태식씨는 경영수업 받아야 한다고, 급하게 회사에게 연락이 와서 지금 아버님 뵈러 나갔어요."
"누나.... 왜 나랑 같이 살려고 마음 먹었어요? 신혼부부면 단 둘이 지내고 싶을 것 같은데."
"태경아-...."
"난 사실 누나한테 형수님이라고 하고 싶지도 않고요, 누나 한테 도련님소리도 듣고 싶지 않아요. 내 말, 이해해요?"
"무슨 말인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가는데 우리 사이가 그렇잖아. 안그러니?"
"왜 형을 먼저 만났어요? 왜 나를 먼저 만나지 않고 형을 먼저 만났어요?"
"태경아. 그만해. 더이상 듣고 싶지 않아."
그녀는 도망치듯 방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멍하니 그녀의 향기만이 맴도는 거실에, 한참동안을 서있었던 것 같다.
그 날 이후, 형은 집에 자주 들어오지 않았다.
일 핑계로 매일 회사에서 지냈고, 가끔 들어와서도 밥을 먹거나, 옷을 갈아입거나.그녀와는 몇마디 섞지도 않고 집을 나섰다.
그녀는 지쳐가는 것 같았다.
"네?"
"같이 가줄 수 있어요? 사실은 태식씨와 같이 가려고 했는데, 요즘 경영수업때문에 많이 바쁜모양이에요."
"알았어요, 같이 가요."
그녀의 뱃속에서 숨쉬고 있는 아이, 형의 아이.
그녀는 병원에 같이 가자며 나에게 먼저 제의했다.
나는 행복했다. 형이 아닌 내가, 그녀를 지켜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웃음이 번졌다.
하지만 그 것이 나를 더 힘들게 할 줄은 몰랐다.
"태아의 상태는 좋습니다.
그런데 산모의 상태가 영 좋지 못해요. 좋은 음식과 좋은 것만 먹고 지내도록 하세요.
그럼 한 달 뒤에 다시 뵙겠습니다."
워낙에 몸이 좋지 않은 그녀는 아이를 갖고, 더욱 더 야위어가고 있었다.
오늘도 형이 들어오지 않는 다는 소식에, 그녀는 같이 저녁을 먹자고 말했다.집 앞, 가까운 고깃집으로 들어섰다.
"어머~ 아가씨가 참 예쁘네? 임신도 하셨어? 몇개월이야?"
"네? 사개월 조금 넘었어요."
"신랑이 참 잘 생겼어 ~ 자자. 서비스니까 많이 먹어."
나와 그녀가 같이 다니면 모두 우리를 신혼부부로 바라봤다.
키도 크고, 조금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성장속도도 빨랐던 나를 고등학생으로 보는 사람들은 없었으니까.
그녀가 제대로 먹지 못했다.
나는 그런 그녀의 그릇에 고기를 가득 올려줬다. 나를 보며 살며시 웃어보이는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형을 처음에 어떻게 만났어요?"
"도련님이랑 태식씨, 피는 섞이지 않았는데 닮은 구석이 많아요. 태식씨도 처음엔 참 다정했어요.
제가 사실 몸이 좋지 않아서 자주 자주 쓰러지거든요. 그래서 지금 뱃속의 아이도 많이 힘들꺼에요.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체육시간에 쓰러진 적이 있어요.
태식씨가 공부도 곧 잘 해서 반장이었는데, 저를 엎고 양호실까지 데려다 줬더라고요."
".........그랬구나."
"고마워요, 도련님. 이렇게 신경써주시고. 너무 고맙게 생각해요."
"누나.... 형이 없을 땐, 그냥 편하게 불렀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게 편할 것 같고요."
"그래도......."
"태경아... 그냥 그렇게 불러주세요. 네?"
"알았어, 태경아."
나는 한걸음씩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아무도 모를 테지만, 그녀도 나에게 한걸음씩, 아니. 성큼 성큼 다가왔다.
형이 없는 시간이 늘어 날 수록 우리의 사이는 점점 더 가까워져가고 있었다.
"하하!"
"학교에서 그런일이 있었다고? 그래서 어떻게 했어? 니가 때렸어?"
"에이~ 누나도 참 ! 내가 그럴 것 같아? 그냥 친구들이 뜯어말려서 끝났거든. 그런데 나 진짜 사실 겁났어."
"진짜로? 그래도 다행이다. 태경이 얼굴에 시퍼런 멍 자국 생겼을 뻔 했네"
뱃속에 아이가 자라면 자랄수록 그녀는 움직이는 것을 힘들어 했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면 야간자율학습고 빼먹고 내가 집으로 달려와서
늘 그녀의 옆에서 말동무가 되어 주고, 친구고 되어주고, 연인이 되어주고, 남편이 되어 주고 있었다.
친구들과의 약속도 모두 버리고, 지키고 싶은 사람은 형수님이 아닌 여자였다.
"태식씨"
"풋.... 나 없는 사이에 둘이 완전 연인 사이가 됐구만"
"태식씨.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먹었어?"
"야. 정진소. 남편 동생이랑 히히덕 거리니까, 남편은 눈에도 안 뵈냐?"
"서태식"
"가서 꿀 물이나 타와, 미친년아."
흔히 있는 일이었다.
형은 툭하면 술에 취해서 들어와서, 그녀에게 욕설과 비난을 했다.
나와 그녀가 친해지면 친해질수록, 형과 그녀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뱃속에 아이가 자라고 있었는데.
결혼식날 뱃속에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되겠다는 맹세는 잊혀진지 오래였다.
"흑흑...."
형이 집에 들어 온 날이면 그녀의 흐느낌소리가 내 귓가를 스친다.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욕은 그 어떤 욕이라도 슬프고 가슴이 아플테니까.
형은 다음 날 아무런 일 없다는 듯이 출근을 했고,
아마도 또 일주일은 집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평생 이렇게 해서라도 그녀의 곁을 지키고 싶었다.
part 3 - 내 심장은 너만을 원한다.[ 2007년, 가을 ]
"누나!나왔어>< 떡볶이 먹고 싶다고 해서 떡볶이 사왔어."
오늘은 친구들과 어쩔 수 없이 pc방에서 놀다온다고 그녀에게 전화를 했을 때,
그녀는 괜찮다면서 요 앞 떡볶이 가게에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말했다. 서둘러서 친구들을 떼어내고 집 안으로 들어왔을 때,
나는 들고 있던 떡볶이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누나!!!!!!!!!!!"
정신없이 뛰었다.
어디를 향해 뛰는지도 모른 채, 정신을 잃은 그녀를 엎고 뛰었다.
집 앞 가까운 산부인과로 뛰쳐 들어갔다. 간호사건 의사건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살려내라고.
"환자분. 진정하세요! 산모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런 거니까 진정하세요. 괜찮습니다."
"살려줘....살려내..죽으면 안되...어!!!!"
"환자분. 그저 산모가 정신을 잃은 것 뿐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음식물 섭취, 꾸준히 하셔야 한다고."
".........흐흑........흐흡...진..진소야......."
나는 입 밖으로 그녀의 이름을 건내어보았다.
단 한번도 그녀에게 건내지 못했던 이름, 그녀의 이름이었다.
겨우 안정을 찾고, 나는 형에게 전화를 건냈다. 분노와 미움이 꿈틀거렸다. 그녀를 이렇게 만든 건 전부 형 책임이니까.
"도대체 형은 뭐하고 있는거야!!!!!"
-서태경, 무슨일인데?
"형수님이 쓰러졌어. 지금 산부인과야. 당장 와.
-뭐? 진소가!!! 어디가 얼마나 아픈데?
"궁굼하면 직접 와서 봐."
-아직 회사일이 끝나지 않았어. 저녁 때 갈게.
"형은..정말...하.....끝까지 이러는구나. 누나가 죽으면 그때 오겠다,씨팔."
_야!!!! 서태경!!!!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화가 나서 들고 있던 핸드폰을 던지려고 막 손을 들었을 때, 누군가가 나의 손을 잡아세웠다.
그녀였다.
핏기없는 얼굴로 살며시 웃어보이는 그녀를 보는 순간, 나는 와락 그녀를 끌어안았다.
"누나....."
"태..태경아. 누나 괜찮아.그러니까"
"나 정말 겁났어. 누나가... 누나가 사라져버릴까봐. 누나를 잃어버릴까봐. 나 너무 겁이났어......제발 아프지마."
"알았어. 알았어, 태경아."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내가 전부 사다줄게. 응?"
"괜찮아. 누나 좀 피곤한데, 옆에 있어줄래? 자장가 불러줘. 태경이 목소리 들으면서 자고싶어."
환자복을 입은 그녀의 뱃 속의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3개월 후면 곧 출산 할 것 같다고 의사가 말했다.
나는 그녀를 병원 침대에 눕히고, 곁에 앉았다. 스르륵 눈을 감는 그녀의 얼굴이 많이 야위었다. 가슴이 아파온다.
그녀를 이렇게 만들어 버린 형이 미치도록 원망스러웠다.
"누나? 자요?잔다고 생각하고 말할게."
"..........."
"난 사실 그래. 누나가 왜 형을 만났는지, 왜 형의 아이를 갖았을지. 이해가 안가.
나를 조금만 더 일찍 만났다면 좋았을텐데-..... 나는 그냥 그렇게 생각해.그 정도로 간절하니까"
조용한 병실 안엔 그녀의 숨소리 뿐.
그 어떤 소리도 우리를 방해하지 않았다. 나는 잠이 든 그녀의 손을 잡았다. 하얗고 고운 그녀의 손에 입을 마췄다.
"사랑해요,누나."
"결국... 그런거였냐, 서태경."
심장이 떨려왔다.
놀라서 뒤를 돌아봤을 땐, 이미 형이 서있었다. 유태식선배, 그가 서있었다. 나는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은 그녀와 나를 한번씩 번갈아 바라봤다. 그리고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진소깨우기 싫으니까...나와서 얘기하자. 나와."
감추려고 하면 할 수록, 더욱 더 꿈틀거리는 그녀를 향한 나의 감정이었다.
그래.
어떻게 보면 잘 된 일 일 수도 있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은 것 처럼 보이는 형에게서 그녀를 데려올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역시나 존재의 여부조차 모르는 신은 나의 편이 아니었던 것이다.
"간단하게 말한다.
눈치까고 있었다. 그래도 설마 설마 했어. 친 형은 아니지만, 호적상으로 형으로 정리되어 있는 형의 형수를 사랑할꺼라고는...
믿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이렇게 알게 됐으니까 말할게. 좋은말로 할때, 떠나."
"형...."
"형이라고 부르지마 개새끼야.
니가 나를 형이라고 생각 했다면 이러면 안되는 짓이었어!!!!"
"......그럼 어떻게 ! 나도 몰랐어.. 형의 형수가 될 사람인지 몰랐다고. 알잖아..사랑이라는게 내 맘대로 되는게 아니라는 걸.
사랑하자 해서 할 수 있는게 아니고,
사랑하지말자 해서 할 수 없는게 아니잖아!!!!!!"
"개새끼...그래서 뭘 어쩌겠다고? 나랑 진소 이혼이라도 시키고, 니가 진소를 데리고 가겠다고?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왜.....형은 누나를 사랑하지 않잖아!!!!!!"
"누가 니 누나야 이 개자식아!!!!"
형의 주먹이 얼굴에 그대로 꽂혔다.
아팠지만, 지금 욱신거리는 심장보단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지만, 또 다시 한번 주먹이 얼굴에 꽂혔다. 피가 뚝 뚝 떨어진다. 하지만 내 눈물처럼 피가
아프진 않았다.
"좋은말로 할때 그만둬.
니가 함부로 지껄일 감정 아니야. 내가 진소를 사랑하네, 마네. 그건 니가 판단하는게 아니라 내가 판단하는거야.
개자식아."
형은 병실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서 눈물과 피를 같이 토해냈다.
이 눈물 한 방울에 그녀에 대한 감정들이 하나씩 하나씩 사라진다면 난 전부 그녀를 지워내고 싶다.
울다 또 울다가 전부 지워진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다.
나도 간절했다. 차라리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하하. 하지만 난 그녈 지워낼 수가 없다. 너무 사랑하니까.
part 4 - 처음부터 나와 그녀에겐 기회조차 없었다.[2008년,초겨울]
- 니 방 책상위에 비행기 티켓 올려놨어.
그녀에게서 아주 예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그날 이후, 형은 언제부턴가 그녀에게 충실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녀와 나에겐 함께 있을 시간은 없었다. 아니, 형은 나와 그녀의 시간을 빼앗아갔다. 철저하게 나를 막아세웠다.
그녀가 출산을 한지 일주일만에 형에게 전화가 왔다.
졸업을 마친 나에게 미국으로 유햑을 가라는 말이었다. 하지만 난 받아드릴 수가 없었다.
그녀를 떠나서는 단 일초도 견딜 수가 없었으니까.
"...... 내 생각은 그렇다 태경아.
그냥 태식선배 말대로 떠나는게 좋을 것 같아. 아무리생각해도 너랑 그여자는 안되. 절대 안되."
"........민우야. 난 진짜...하...."
"너희 부모님을 생각해. 사람들의 손가락질이고 잣이고, 부모님을 생각하란말이야. 이자식아."
"왜 안되냐? 이렇게 사랑하는데. 이렇게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데. 왜 안돼?"
"사랑엔 국경이고 나발이고 없다는데, 그건 순 뻥이야. 세상엔 안되는 사랑이 정말 많은거다."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를 이렇게 사랑하는 내가 왜 손가락질을 받아야하는지, 그녀를 향한 이 감정이 왜 사랑이라고 포장 될 수 없는지.
나는 하나 부터 열까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가 있었다.
병원에서 계속 지내던 그녀가 오랜만에 집으로 들어왔다. 형은 없었다. 기회였다. 아니, 기회라고 생각했다.
"태경아.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 그냥 말해봐. 누나도 내가 좋지? 그렇지?"
"태경아...."
"그냥 대답만해! 누나도 나를 사랑하지? 그렇지?"
"........."
"우리 도망가자.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서 누나랑 나랑, 단 둘이 살자. 내가 누나 다 먹여살릴게? 그러니까, 응?"
"....태경아. 말도 안되는 소리야. 이러지마."
"왜 말이 안돼!!!! 누나도 날 ......날......사랑하잖아!!!!!!!! 사랑하고 있잖아!!!!!!!!"
"태경아,미안해. 누나는 너를 보고 있기가 너무 힘들고 지쳐."
그 후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쓰러지 듯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아침에 깨어났을 땐, 그녀는 콩나물국을 끓여놨다.
책상위에 놓여져있던 비행기 표, 떠나야 할 날은 바로 이틀 후 였다.
"그래. 태경이 넌 머리도 좋으니까.
미국으로 한 3년만 유학을 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아저씨랑 상의해서 내린 결정이었어."
"........형은요?"
"그래. 처음에 태식이가 그런 제안을 하더라고.
고민하다가 태경이 너도 넓은 곳에 가서 공부를 하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엄마도 동의를 했고.
태경아. 엄마는 너를 믿어. 그러니까 꼭 가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사람이 되어서 와야 한다? 알았지?"
"그럼,그럼. 여보. 걱정마. 나도 태경이를 믿네. 허허"
어머니와, 새아버지.
두분의 따듯한 눈빛에 내가 그녀에게 느끼는 이 감정들이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었다.
나를 믿는 어머니와 새아버지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집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와 짐가방에 짐을 쌓기 시작했다. 짐을 싸면서 나는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나에겐 돌아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차라리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녀를 더이상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서.
"그래. 잘 생각했다.
3년만 미국에서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언젠간 니가 느꼈던 감정이 그저 어려서, 너무 어려서 느꼈던 별 것도 아닌 감정이라고.
정리가 될꺼다."
"..........그건아니야. 형도 함부로 내 감정에 대해서 떠들지마. 그럴 자격없잖아."
"그만하자. 너랑 더이상 말 싸움하기 싫다."
포장마차에서 형과 술잔을 기울일 때 쯤.
그녀가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섰다. 형이 핸드폰을 집 안에 두고 나갔는데, 급한 연락이 왔다며.
그녀가 집에서 포장마차까지 한걸음에 달려 온 것이었다.
"미안해, 진소야.
급한 일이라 회사에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 우리 유진이 낳느라 고생 많이 했으니까, 우리 조만간 여행한번 가자? 응"
"알았어,태식씨."
"태경아. 진소 집에 잘 데리고 들어가."
그렇게 형이 떠나고 그녀와 나와 둘 만 남았다.
사람들은 우습다.
별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내 것이라고 느끼는 무언가를.
다른 누군가가 탐을 내기 시작하면, 별 것도 아니라고 우습게 여겼던 그 물건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서서 내 것이라는
소유욕이생긴다.
형도 그랬던 것 같다.
내것이라고 느끼며 소홀히 여기었던 그녀를, 내가 탐내기 시작하자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미친듯이 날뛰는 모습, 그게 형의 모습이었다.
그녀와 나도, 서로 아무말없이 술 잔만 기울였다. 조금 취기가 올라 온 듯,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나는 그런 그녀가 걱정이 되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그녀는 괜찮다며 나를 다시 자리에 앉혔다.
그래.
오늘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그녀를 잡기 위해서 나는 입을 열었다.
나는 그녀를 그때나 지금이나 쉽게 포기 할 수 없었으니까.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게있어. 그냥 누난 대답만 해주면 되.대답 듣고 바로 지울게.꼭 대답해줘야 해."
".............."
" 내가 지금 손 내밀면 내 손 잡아줄 수 있겠어? 널 지금 잡으려고 손 내밀면 니가 잡힐것 만 같은데
내가 손 내밀면 너 잡혀 줄 수 있어?"
그녀의 눈동자가 쉴새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처럼 나의 심장도 흔들리고 있었다. 마지막이니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었으니까.
만약에 그녀가 조그맣게 고개라도 끄덕인다면
나는 전부를 버리고 도망 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미 나의 전부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역시 그녀의 대답은 아니었다.
" 미안해."
"그래 알았어.이젠 나 돌아설게. 이젠 나 정말 너지울게. 이렇게 억지로 라도 지워낼게.
그러니까 너도 내가 했던말들 다 잊어버려줘.나도 지워버려.마지막 부탁인데 말이야. 제발 아프지마. 울지마."
그게 그녀와의 마지막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나를 기억하는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그녀를 잡기 위해서 .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으니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나는 그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더 깨닳고 한국으로 돌아왔으니까.
하지만 돌아왔을 때, 내가 기억하는. 나를 기억하는 그녀는 없었다.
내가 사랑했던, 나를 사랑했던 그녀는 죽었다.
part 5 - 너를 향한 내 기억을 버리다.
"누나!!!"
"......누구세요!!!"
3년전 그대로, 그녀와 형은 그 집에서 살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내 눈 앞에 서있었다. 나는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 그녀를 불렀지만 그녀는 나를 뿌리쳤다.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녀였다. 내가 사랑했던 그녀가 분명했다.
"누나..저에요. 태경이."
"아! 태식씨 친 동생이 있다고 했었는데, 태경이었어요. 5년전에 유학가셨다면서 지금 돌아오신 거에요?"
"......진소누나."
"저를 아세요? 난 한번도 뵌 기억이 없는데? 태식씨! 여기 좀 나와봐요. 당신 동생 왔어요."
"태경이 온거야? 당신 처음 보지? 인사해. 5년전에 유학갔던 서태경, 내 동생이야."
"반가워요."
손을 내미는 그녀의 손을 나는 잡을 수가 없었다.
너무 놀랍고 황당하고, 꿈인 것 같았지만 현실이라고 했다. 형과 같이 가까운 포장마차로 나왔다.
변함없는데. 모든 것이 변함없는데 그녀는 변했다. 그녀는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진정해, 서태경."
"누나가..누나가 왜 날 기억 못해? 왜......왜!!!!!!!!"
"......훗."
"기억을...지우다니? 그게 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지금에 와서 뭘 어쩌겠다고? 서태경, 정신차려. 니 눈엔 내가 안 보이냐?"
"아무리 생각해도 안되겠어. 난 누나없으면 안되. 형.... 제발...."
"이미 진소는 너에 대한 기억을 모조로 지워버렸어. 그건 내가 강요한게 아니였어. 자기가 스스로 원했다고.
이제 그만해라. 나 정신차렸다. 니 덕분에 진소가 나한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닳았어. 진소를 위한다면, 나를 위한다면
그만해. 더이상 우리를 지치게 만들지마. 그리고 정 못 믿겠다면, 여기로 찾아가보든가."
한장의 명함이 내 앞에 놓여졌다.
K 메모리, 서기영 의사. 010 - 640*-**82, 나는 어이가 없었다. 명함을 힘껏 구겼지만 다시 명함을 펼쳤다.
입술을 깨물고 나는 그려진 약도를 따라서 후미진 골목으로 들어섰다.
조그맣게 써있는 k메모리라는 병원이 보였다.
아주 후미진 곳이라 쉽게 찾을 수도 없을 것 같은 병원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좋지 않았다.
"사람들은 저 마다 하나, 둘. 많으면 몇가지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 하지요.
환자분은 무슨 일로 찾아오셨나요?"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봤을 땐, 한 남자가 서있었다.
키가 크고, 눈이 부리부리 한 그 남자는 의사치곤 꽤 젋은 나이로 보였다.
나는 쇼파에 앉았다. 그는 말 없이 녹차를 한 잔 내 앞에 내려놓았다. 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말 원하지 않는 기억은 전부 지울 수 있습니까?"
"원하신다면요."
"서태경이라고 합니다. 찾을 사람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여기서 치료 받은 환자 분을 찾으시려고 하시는 것 입니까? 그 환자분과는 어떤 관계인가요?"
".............사랑하는 사이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그 환자분을 찾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비아냥 거리는 그의 모습에 형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억누르고 있던 분노와 미움이 터져나올 것 같았다. 적당히 예의를 차리고 있던 내가 인상을 찌푸렸다.
3년동안 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쌓았던 인내심이 무너졌다.
"........의사선생님. 아니, 당신이 그 여자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모르는 거야!!!!!"
"진정하시죠, 환자분."
"다시 기억을 돌려줘. 나를 사랑했던 그 여자의 기억을 돌려달란말이야!!!!!!!"
"아-.... 아직 환자분이 뭔가를 모르시는 것 같은데, 저희의 조건은 단 하나 뿐 입니다.
잃어버린 기억, 즉. 지워버린 기억은 다시 찾을 수 없다는 조건이죠. 그 여자분은 그 조건을 승락하셨을 뿐입니다.
한마디로, 그건 저의 책임이 아니라는 소리겠죠? 아시겠습니까?"
"돌팔이새끼!!!!! 왜 기억을 지울 수는 있는데, 다시 기억을 돌려줄 수는 없다는 거야"
"쉽게 지우고,쉽게 다시 기억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람들은 참 간사한 것 같습니다. 필요없다 싶으면 지우고,
필요하다 싶으면 찾으려고 한다-.... 훗"
쇼파에서 일어나 의사가 책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책상 서랍을 열어서 무언가를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그건 녹음기였다.
내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를 노려봤다. 그는 빙긋,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못 믿으시겠다면 들어보시죠. 그녀가 당신을 향한 마지막 기억들입니다."
달칵, 소리와 함께 녹음기가 돌아갔다.
그녀가 나를 향한 마지막 기억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환자분. 이제 시작해볼까요? 누군가의 기억을 지우고 싶습니까?'
-......안된다는 것을 알지만 너무 사랑하는 그 사람을 향한 기억을 지우고 싶어요.
'왜 안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와 저는 형수님과 도련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될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그와 어떻게 처음 만났습니까?'
-.... 체육시간이었어요. 너무 아팠는데, 배구공에 맞아서 그대로 쓰러졌어요. 그런데 그때, 저보다 한학년 아래인 남학생이
달려와서 저를 들춰업고 양호실로 데리고 갔어요. 그랬어요. 그게 태경이었어요.
숨이 막혔다.
분명 그녀가 말했던 그 사람은 내가 아닌 형이었다.
나는 기억이 나질 않았는데, 내 기억엔 그녀를 처음 만난 건 그 때가 아니었는데. 그녀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정말 바보였 던 것이었다.
-그런데 태경이는 그때의 모습을 기억하진 못하더라고요. 그리고 두번째 만났을 땐, 눈이 오던 겨울이었어요.
그날 지금의 남편을 좋아하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죠. 그런 저를 태경이가 구해줬어요.
하지만 전 그땐 이미, 지금의 남편의 아이가 뱃속에서 자라고 있었죠.
'왜 지금의 남편을 만났죠? 사랑하는 사람은 태경씨라면서, 왜 유태식씨를 만났습니까?'
-그가 저를 많이 좋아했어요. 그리고 저도 천천히 마음의 문을 열어가고 있었죠.
잠깐 만났던 태경이를 좋아하는 감정은 그저 아주 잠깐의 호기심이라고 판단했고, 잠깐의 실수로 태식씨의 아이가 생겼어요.
그래서 저는 어쩔 수 없이 결혼을 선택했는데, 신의 장난 같게도 태식씨의 새 어머니의 아들이 태경이더라고요.
눈물이 흘러나왔다.
가슴이 너무 아파오면서, 그녀를 이렇게 만들어버린 것이 모두 내 탓인것 같아서
나는 내 가슴을 치고 또 쳤다. 때리고 또 때렸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가슴보단 심장이 더 아팠다.
'왜 같이 떠나지 않았죠? 그렇게 사랑한다면 전부를 버리고 도망칠 수도 있지 않았나요?
그정도로 사랑하진 않았나봐요.'
-아니요. 너무 사랑해서 그랬어요.
사실 저는 태경이를 사랑하면 할 수록 점점 지쳐갔어요. 그리고 태경이도 지쳐갈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랑만으로 함께하기엔 분명 우리 두사람은 결국엔 서로가 서로에게 지칠 것을 알기에, 저는 태경이를 따라갈 수가 없었어요.
태경이가 떠나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태경이를 향해 심장이 뛰어가고 또 뛰어 갔어요.
내 곁에서 나를 사랑하는 태식씨가 미안 할 정도로 제 심장은 태경이만을 찾았어요. 그런 것 있잖아요.
갖을 수 없어서 더 갖고싶고, 이루어 질 수 없어서 더 간절한. 그게 태경이같았어요. 그래서 차라리 지우려고해요.
그녀석을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남편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지금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를 위해서요.
'그럼..환자분. 이제 기억을 지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말씀만 해주세요.'
-태경아. 마지막까지 하지 못한 말이 있어.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해.
니 손을 잡아 주고 싶었는데, 언젠가는 니가 손을 놓아버릴까봐. 우리가 서로가 서로에게 지쳐버릴까봐 사실 난 겁이났어.
그래서 차라리 나는 너를 지우려고 해. 니가 마지막에 전부 지워버리라고 했던 말 대로 지워낼게.
너도 나를 지워버렸다고 믿을게. 나를 잊고 살아가길 바래. 제발 행복해.
나는 주저앉아 오열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일어 설 힘도 없었다. 그리고 녹음기가 멈춰섰다.
나는 녹음기를 끌어않고 소리 소리 쳤다. 돌아오라고, 나 여기있다고. 나는 괜찮다고. 난 너만 있으면 된다고.
하지만 그녀가 나를 향한 기억은 거기까지였다.
"환자분도 마찬가지겠죠?
사랑하지 않는다고 버려놓고, 다시 사랑한다고 찾으려 한다는 것. 그건 말입니다, 참 간사한 짓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멋대로 지껄이지말란말이야!!!!!!!!흐흑......"
"무엇을 원하십니까?
당신도 그녀처럼 기억을 전부 지워지길 바라죠? 그러면 원하시는대로 그녀를 향한 기억을 전부 지워드리겠습니다.
그게 더 당신에게도 편할테니까."
나는 너를 향한 기억이 없다면 살아갈 이유가 없어.
나는 너를 향한 기억이 없다면 전혀 행복하지가 않아. 그걸 왜 몰라, 이 바보야!!!!!!!!
내가 겨우 마음을 추스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녹음기를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그를 바라봤다.
"아니. 난 지우지 않아. 난 그여자를 향한 내 사랑을 지우지않아. 나라도 기억해줄꺼야."
"서태경씨. 정말 당신은 바보입니까?"
"아니. 당신은 사랑을 몰라. 그래서 이런 짓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당신도 언젠간 사랑을 알게 되면 그땐 나를
이해할꺼라고 생각해."
"그래서 결론이 뭐죠?"
"지워줘......."
"..........."
"그녀만을 향한 기억만 남을 수 있도록. 다른 기억은 전부 지워줘.그녀만 빼고."
"서태경씨. 당신 정말......."
"나만 기억할테니까. 나라도 기억할테니까.
내가 자길 얼마나 사랑했고, 자기가 날 얼마나 사랑했는지 나라도 기억할테니.그녈 향한 기억만 두고 전부 지워줘."
니가 차갑게 변하게 된대도 그 차가운 너의 모습까지도 사랑할게.
니가 누군가와 결혼하게 된대도 그 남자의 아이가 생기게 된대도 사랑할게.
니가 누군가의 아이의 엄마가 된대도 그 누군가의 아이까지도 너까지도 사랑할게.
니가 늙어서 노인이 된다고 해도 그 늙어 빠진 너의 모습까지도 사랑할게.
니가 늙어서 결국 이승을 떠나게되도 그 늙어 빠져서 떠난 너 까지도 사랑할게.
세월이 흘러서 우리가 몇백 번 죽었다 태어나도 그 몇백 년 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널 찾아 널 사랑할게. 사랑할게. 진소야.
너에 대한 기억만을 남긴 채, 너만을 평생 사랑할게. 너무 너무 사랑해.
너를 향한 기억을 버리다 THE END
Hi,안녕하세요. 여러분. 사랑하는 바보가 돌아왔습니다.
저의 이 잠깐의 메모를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참 재미있을 테니까요>< 하하.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는 분은 모르시겠지만, 매일 저의 소설의 주인공의 이름이 정진소 라는 것을 아시죠?
그게 저의, 작가의 본 명 이라는 것도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는 분은 모르시리라 생각 합니다.
그래서 제가 준비한 재밌는 이야기는,
여러분들의 이름을 리플에 적어주시면 몇몇 분들의 이쁜 이름들을 소설 속에 등장시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리플쓰시는 분 들 중, 만약에 작가의 이런 깜찍 한 발상에
동의 하신다면 ^ㅇ^ 여러분들의 이쁜 이름을 같이 적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아마도 다음 소설에 여러분들의 이름이 깜짝 출연 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럼 여러분 , 사랑하고요 늘 좋은하루.
아자아자 파이팅팅
★곤란님.안녕하세요?하하! 잘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ㅇ_ㅇ! 이번 소설은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질까봐 걱정했는데, 다들 재밌게 잘 봐주셔서 >< 기분이 참 좋습니다. 다음 소설로 찾아뵙겠습니다. 늘 좋은하루보내세요
많이슬펐어요ㅠㅠ 정말반햇다고할까요 바보님(?어감이이상하지만ㅠㅠ)정말감동을받을수있는소설이었습니다헤헤 그녀의기억빼고모든것을지워버린다... 정말 아름답고슬프니까요! 제이름은 김나영입니다!!! 등장시켜주세요^^ 그리이쁜이름은아니지만요 ,한번나오고싶네요^^ 저는새드가좋습니다! 슬픈거 되게좋아하거든요.. 가끔씩이런것도있으면 좋을것같아요!
★별ol,☆님.안녕하세요?하하! 감사합니다> < 반하다....참 좋은 뜻 이에요. 헤헤! 그녀의 기억만 빼고 전부 지울 수 있을까요? 정말 사랑한다면, 그사람만을 남기고 전부 다? 하하! 생각만해도 무섭고, 슬프죠? 이름이쁘시네요. 나영이란 이름 >< ! 헤헤! 그럼 다음 소설로 찾아뵙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워니뽀님.안녕하세요?하하! 그렇죠. 요즘 많이 머릿 속을 지우는 지우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ㅇ_ㅇ 준비한 소설 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처럼 아름답거나 편리할 것 같지는 않아요. 어찌되었던 좋든 싫든 기억이니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ㅂr보ㅡ님.안녕하셨어요?감사합니다. 태경이가 너무 불쌍하지만, ㅇ_ㅇ 어쩔 수 없으니깐요. 컴퓨터를 자주 못 하시는 군요? 그래도 제 소설 찾아주시고, 읽어주시고 감사해요. 기억을 지우는 건 엄청 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언젠간이런 의학이 발달한다면, 저는 기억을 지울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바보님>< 꺅 !!!!!!!!!!!소설참감동적이엇어용ㅠ_-흑 사랑하는바보님소설매일매일보고잇어요. 시간이나지않아서리플은못달앗지만욬ㅋㅋㅋㅋㅋㅋㅋ이번소설은쌔드네요! 전쌔드가좋아요ㅋㅋㅋㅋㅋㅋ저두한번쯤은기억을지우고싶다고생각햇지만막상지울려면무서울거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아제이름은 .........훔 너무흔해빠져가지고 김.지.영.이예요 !!!!!!!!!!!!!!!!!!!!!!!!!!!!!히히 기대는안할게요 너무흔해빠진이름이라유_유 그럼또다음소설기대할게용
★낶..님.안녕하세요?하하! 네네, 감사합니다. 이번 소설은 슬프지만, 웬지모를 감동이 섞어서 ㅇ_ㅇ 열심히 준비했답니다. 그렇죠? 기억을 지우고 싶다고 하지만, 막상 지우려면 겁이나고 결국엔 지울 수 없을수도있겠쬬? 하하! ㅇ_ㅇ 제 친구분이랑 이름이 똑같네요. 하하! 다음 소설로 찾아올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깔깔깔깔깔★님.안녕하셨어요?하하! 아~ 저도 대충 생각납니다, 그 뮤직비디오! 조금 비슷한 면이 없지않아 있군요. 이런이런....ㅇ_ㅇ! 그래도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고요 늘 좋은하루보내세요 아자아자 !
소설잘보고가요 ㅋ.ㅋ! 오랫만에들어와서 그동안 못본 사랑하는바보님 소설 다 보고갑니당 ㅋ.ㅋ 아, 저이름은 이보라 에요ㅋㅋㅋㅋㅋㅋㅋ
★하미난님.안녕하세요?하하! 감사합니다~ 제 소설 읽으시느라 힘들었겠네요. 제가 단편을 쓰지만, 조금 소설이 긴편이잖아요. 하하! 이름 이쁘세요. 늘 좋은하루 보내시고, 감기조심하세요. 헤헤!
귀여니소설보다더조아요 ㅠㅠㅠㅠㅠㅠㅠ
★kiss미-aa님.안녕하셨어요?하하! 처음듣는 말이라서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소설을 쓰고, 작가를 꿈 꾸는 사람이라면 귀여니의 소설은 많이 읽었을 것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사실 귀여니님의 소설과, 소설 속 주인공들을 참 이뻐합니다. 과찬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정말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더 좋은 소설로 찾아뵙겠습니다.
헤헷 제이름은 이진솔이에요 ㄷㄷㄷ 이쁘진않지만 ㅋㅋㅋㅋㅋㅋ
★ Jin-Sol-ㅁ- 님.안녕하세요?하하! 이름 이쁘세요. ㅇ_ㅇ 헤헤~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늘 좋은하루 보내시고요, 이렇게 이번 소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지짜멋잇어영 ㅜ
★백너굴J님.안녕하세요?하하! 감사합니다, 재밌게 봐주셨나요? ㅇ_ㅇ 앞으로도 이렇게 재밌고, 멋있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소설로 찾아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자아자
ㅜㅜㅜ잘봣긔
★망꼼님.안녕하셨어요?하하! 감사합니다! 이렇게 여러 편의 소설을 하루 안에 읽으셨군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늘 제 소설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그럼 좋은하루보내세요
아 정말.. 멋있는 글이네요;; 아;; 너무 감동적이다;; 그녀를 향한 기억만을 남기고 모든 기억을 지우겠다니... 그녀를 정말 많이 사랑한 그의 마음.. 오~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