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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beom Kim 청와대 정책실장께서 금일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 증가는 개인 투자자의 역동성과 맞물려 있다는 발언을 하여 구설수에 올랐다. 발언 전문을 읽어 보면 창신메모리의 상장으로 인한 메모리 경쟁력 격차의 축소 우려, 미국에서 번지고 있는 AI의 수익성 우려 및 이로 인한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 지속에 관한 우려의 시각이 전반적으로 증대되는 등 전반적으로는 현재 시장의 급락 원인을 정확하게 짚어 낸 것으로 보인다.
아쉽게도 말미에 '개인투자자' 를 언급한 것 때문에 이 모든 의미 있는 발언이 다 묻혀 버렸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정책실장은 과연 거짓을 말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한국의 투자 문화가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많이 역동적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정책실장이 직접 언급할 정도로 주식시장 변동성 강화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가? 하면 이 지점에서는 정책실장의 인식에 큰 아쉬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다.
실제로 한국 자본시장을 오래 바라본 사람이라면, 개인투자자의 투자 문화가 썩 좋지 못하다는 것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옵션 규제가 생기기 전인 2010년대 전에는 한국은 거래규모가 전 세계 파생시장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파생 거래가 활발했다. 이게 말이 활발한 것이지, 사실은 도박 중독자들이 넘쳐흘렀다는 말과 같다. 선물옵션은 개인이 시세차익 목적으로 함부로 들고 플레잉하라고 만든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옵션 거래에 규제가 생기고 도박장이 한풀 꺾이나 싶더니, 시장의 중심은 ELW, 즉 주식워런트증권으로 옮겨갔다. ELW 시장의 광풍은 옵션 때만큼이나 심했다. 나는 이 때를 아주 잘 알고 있다. 2010년대 초반 20대 초중반이었던 나는 몇 푼 안 되는 인턴십 월급, 과외 등 아르바이트로 악착같이 번 돈을 모두 털어 일확천금의 꿈을 꾸며 ELW 시장에 투신했고, 몇 달 안 되어 만기일에 내가와 외가를 착각하는 큰 실수를 범해 고작 몇 분 만에 가진 돈을 모두 잃고 빈털터리가 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개인은 파생과 레버리지에 절대 손을 대서는안 된다는 아주 값진 교훈을 운 좋게도 어릴 때 체득할 수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그렇게 수없이 많은 투자자의 피와 살점이 깔린 뒤에야 ELW 규제가 강화되었고, 한국의 ELW 시장은 금방 쪼그라들어 지금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이렇듯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를 놓고 따져볼 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개인 간의 자유로운 매매에 맡겨 두는 것은 그 부작용이 상당히 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위험하다고 하여 파생상품의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경제에서 시장의 효율성을 낮춰 한국의 자본시장을 계속 후진적으로 머물게 한다는 다른 부작용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도입 자체가 비난받아야 할 거리는 아니라고 봤다. 자본시장의 작동 원리상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단, 일관되게 지적한 것은 그 허들이 너무나도 낮았다는 것이다. 정책적으로 고위험 상품을 도입할 예정이었다면 과거에 비슷한 부작용이 존재했던 맥락을 살피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적절한 허들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 지점에서 관계당국이 실책을 저지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감독원장은 마치 남 일처럼 '정책이 실패했다, 돌아갈 수 있다면 말릴 것이다' 라고 발언을 하고, 정책실장은 '개인투자자의 역동성과 맞물려 있다' 고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 역동성을 단순히 시장에 맡겨서는 제어가 안 되고 부작용이 강해지니, 이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적절한 허들을 설정하여 불필요한 부작용을 막는 것이 바로 선진 금융시장을 운용하는 관계당국의 책무이기 때문이다.
나는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도 아니고 인생에 별다른 업적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나라를 위해 힘써 일해온 관료도 아니다. 그저 대한민국의 GDP에 조그마한 기여라도 하면서 내 식구 건사하는 것에 만족하는 정도의 사람일 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바닥 장똘뱅이의 일원으로써, 물건이 팔리지 않았을 때 사 주지 않는 소비자와 팔리지 않는 나의 물건을 인과관계로 연결시키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설사 실제로 소비자 탓이 있다고 할지라도, 장똘뱅이라면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은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 것인데, 그런 사람들이 고위 관료와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바도 비슷하지 않을까? 김용범 정책실장님은 개인적으로도 만나 뵌 적이 있지만, 상당한 유연성을 지니고 계시고 인품도 훌륭하시고, 나 같이 나이만 어린 시정 잡배에게도 좋은 품격을 보여 주셨던 분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그런 분께서 유례 없이 시장이 어지러운 판국에 메세지 몇 마디로 논란이 되는 것을 목도하기가 참 고통스럽다.
이럴 때일수록 관계당국은 시장의 안정이라는 본질에 더 접근하려고 애써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미 물밑에서 그러한 노력들이 지속되고 있을 것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전문투자자 전용으로 지정되고 각종 허들이 상향되며, 다른 대형주 레버리지가 론칭되어 수급이 분산된다면 아마 비슷한 부작용은 앞으로는 덜하거나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말' 로 발생한 스크래치는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단히 외람되고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소셜 미디어도 그만두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절이 혼란스러울 수록 결국 유권자들은 한 마디의 메세지에도 더욱 예민해지고, 메세지 자체가 레버리지를 타 버리는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시장이 하루 빨리 안정화되길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