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
“뭇 나라 백성들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온 세상 사람들아, 주님을 찬미하라.”(시편117,1)
‘주님의 기도’는 기도중의 기도요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오늘은 5대 국경일중 하나인 한글날입니다. 한글날은 한민족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중 하나였던 세종대왕이 1446년 훈민정음의 편찬을 널리 선포한 날을 기념하여 한글 및 그 창제 원리의 독창성과 과학성을 널리 알리고 한글 사랑 의식을 높이기 위한 국경일로 올해 588돌이 됩니다.
한글 역시 하느님께서 한민족을 사랑하여 세종대왕을 통해 한민족에게 주신 참 좋은 선물이라 믿습니다. 한글날 노래 가사가 좋고 깊고 아름답고 풍부하여 공부하는 마음으로 3절까지 노래를 들으며 적어 봅니다. 혹시 공휴일인 한글날 오늘 시간되면 들으며 불러보시기 바랍니다.
1.“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이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자랑 문화의 터전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2.“볼수록 아름다운 스물넉자는
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 있고
누구나 쉬 배우며 쓰기 편하니
세계의 글자중에 으뜸이도다
한글은 우리자랑 민주의 근본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3.“한 겨레 한맘으로 한데 뭉치어
힘차게 일어나는 건설의 일꾼
바른 길 환한 길로 달려나가자
희망이 앞에 있다 한글나라에
한글은 우리 자랑 생활의 무기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한글날 노래 작사자는 5대 국경일중 유일하게 위당 정인보 선생이 아닌, 우리 말과 우리 글을 지키다가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살이를 한 독립운동가이자 국어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입니다. 또 오늘은 우리 수도원의 정 영훈 아브라함 수사의 영명축일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은총입니다.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하루하루 역시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선물에 대한 당연한 응답은 기도입니다. 무엇보다 참 좋은 선물이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아마도 우리 믿는 이들이 가장 많이 바치는 기도가 주님의 기도일 것입니다. 오늘 주님의 기도는 원래 우리가 바치는 마태복음의 기도보다 짧지만 핵심은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믿는 이들에게 기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기도의 필수 전제 조건은 어제 복음의 마리아와 같은 침묵의 경청의 자세입니다. 하늘보며 기도하라고 눈들면 어디나 하늘이요 기도하라고 직립인간입니다. “기도하고 일하라”, 바로 우리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모토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생명과 사랑의 소통입니다. 기도는 말씀과 함께 영혼의 호흡呼吸이며 식食이며 약藥입니다. 살기위하여, 영혼이 살기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수도자만이 아니라 믿는 이들 모두가 기도로서 시작하고 기도로 하루를 마치는 나날이어야 합니다. 기도하는 인간은 인간의 정의입니다. 저는 만세칠창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만세칠창으로 하루를 마칩니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성령님 만세, 대한민국-한반도 만세, 가톨릭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요셉수도원 만세”, 만세칠창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기도가 삶의 꼴을 형성합니다. 나중에 남는 얼굴도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은 얼굴인가 둘중 하나일 것이며, 주님 앞에 갔을 때 주님은 당신을 닮은 얼굴인지 검사할 것입니다.
끊임없는 한결같은 사랑의 기도로 주님이신 당신을 닮은 얼굴인지 검사할 것입니다. 정말 사랑을 다해, 마음을 다해, 정성을 다해 기도한다면 화장이나 성형은 필요없을 것입니다. 각자 고유의 내적 아름다움과 향기를 선물하는 기도의 은총이요 몸으로 그대로 표현되는 내적 아름다움과 향기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기도가, 기도의 근본이자 기초가 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루카복음은 기도의 복음이라 할 정도로 기도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오늘도 예수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실 때 어떤 제자의 요청으로 예수님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그대로 예수님 기도의 노하우로 사람됨의 기본이 되는 기도입니다.
예수님의 가난하고 겸손하고 단순한 삶의 요약같은 기도로 우리 역시 참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 위한 필수적 기도입니다. 사람이라 다 사람이 아닙니다. 기도해야, 주님의 기도를 통해 꼴잡혀져야 정체성 또렷한 참사람의 참나가 되며 이것은 죽을 때까지 평생과정입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하느님은 추상적인 분이 아니라 아버지입니다. 예수님처럼 우리도 아버지라 부르며 친근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모두를 아버지께 맡겨 버리는 것은 무책임한 일입니다. 우리 역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나도록, 아버지의 나라가 오도록 '아버지의 자녀답게' 살면서 최대한 협조로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 아버지의 한가정, 한식구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전례를 통해 확인하는 진리입니다. 아버지 중심의 삶이 형성되고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서로는 형제가 됩니다. 혈연보다 때로 깊게 느껴지는 하느님 가족으로서의 인연입니다. 우리는 모두 한 아버지 하느님을 중심에 모신 형제자매들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가 이런 진리를 환히 보여줍니다. 예루살렘 사도회의의 참석한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티토, 그리고 야고보 케파 베드로, 요한 사도는 물론 모든 사도들은 주님 안에서 서로 형제가 되고 아버지의 자녀들이 됨으로 하느님의 한 가정임을 보여주니 그대로 교회의 모습이요 주님의 기도가 실현된 모습입니다. 여기서 베드로와 바오로의 역할 분담이 분명히 확인됩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아버지 하느님은 공동체 일치의 중심이 됩니다. 그러니 일치의 중심이며 삶의 의미이자 방향이요 궁극의 목표인 하느님 아버지께 대한 사랑과 공부가 얼마나 본질적인지 깨닫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고 공부하여 알수록 참나를 알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평생사랑, 평생공부의 대상이 하느님 아버지입니다. 돈맛, 세상맛에 중독되지 않고 참된 영적 삶의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하느님께 맛들이는 평생 기도와 말씀 공부가 필수입니다. 참으로 기도맛, 말씀맛, 하느님 맛이 날로 증대되면서 세상맛을 극복해 무욕의 초연한 자유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기본적 구체적 청원입니다.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하루하루 날마다 일용한 양식을 청하는, 잘못한 모든 이를 용서를 청하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청하는 기도입니다. 땅에서의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 청원입니다. 그러나 청원만으로는 무책임하며 부족합니다. 이 또한 우리의 전폭적 협조와 응답이 필수입니다.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잘못한 이들에 대한 용서에, 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100% 하느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손에 달린 듯이 노력하라’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진인사대천명’,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모두가 하느님께 최선의 노력으로 응답하고 협조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날마다 이 거룩한 미사전례 은총으로 실현되는 주님의 기도요, 또 이 미사은총이 우리의 이런 실천의 각오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주님 사랑 우리 위에 꿋꿋하여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셔라.”(시편117,2). 아멘.
첫댓글 아멘!~~~"주님의 기도"
묵상 하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