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 돌이 머릿돌이 되다
하나님의 섭리를 모르는 무지한 인간들이 ‘버린 돌’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머릿돌’이 되는 것을 우리는 종종 우리들의 인생살이에서 볼 수 있다.
“기록된 바 건축자들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느니라 함이 어찜이냐”(누가복음20장 17절).
자기가 누구인지, 자기 자리가 어디인지를 잊어버린 사람들이 있다. 누가복음 20장에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한 농부들도 그러하다. 농부들은 포도원의 주인이 아니다. 하지만, 주인이 타국에 간 사이에 농부들은 주인노릇하며 포도원을 자기들 맘대로 운영하면서 살았다. 마치 우리들이 삶을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마음대로 살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런 삶의 태도는 결국 아름답지 못한 끝을 보게 마련이다.
새로운 ‘때’가 도래했다. 주인이 포도원에 대한 권리를 요구한다. 하지만, 농부들은 주인이 보낸 종을 세 번이나 능욕(凌辱)하고 쫓아냄으로써 주인을 거부한다. 상황이 이쯤 되면, 농부들은 주인의 자리를 빼앗겠다는 반역적인 의지를 확실히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포도원주인은 포도원을, 아니 농부들을 포기할 줄 모른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본다. ‘혹시, 내 아들은 존대하지 않을까’하는 그 ‘혹’하는 가능성에 희망을 걸어보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주인의 기대는 사랑하는 아들을 포도원 밖으로 내쫓아 죽이는 농부들 앞에 무참하게 무너진다. 벌어지는 상황이 참으로 황량하고 처참하다. 포도원주인인데 그 주인이 주인대접을 받지도 못할 뿐더러, 아끼는 종들과 사랑하는 아들을 잃어버리고 만다. 이 안타까운 예수 그리스도의 비유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게 되는가?
자기 것이 아닌 것에 욕심 부리는 인간의 탐욕과, 그 탐욕 앞에서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 이 세상의 참 주인이신 하나님, 포도원도 농부들도 포기하지 않고 구원하시고자 기꺼이 죽어 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게 된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나라를 건축하라고 세운 종교지도자들(서기관들과 대제사장들)에 의해 오히려 ‘버린 돌’이 되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유대 종교지도자들에게 버려진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나라를 위한 ‘모퉁이의 머릿돌’로 다시 세우셨다.
예수 그리스도가 머릿돌이 되시는 하나님나라! 쓸모가 없어 버려진 그 무엇이 중요한 자리에 다시 놓여 중심이 되는 나라! 그 나라가 바로 하나님의 깊고도 신비한 사랑의 나라이다.
오늘 내가 살아 숨 쉬는 삶의 자리가 하나님의 깊은 사랑으로 머릿돌 되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세워진 삶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경험하는 하루가 되도록 하자. 오늘날 우리나라에도 위선적인 종교지도자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지금 그들로 인해 나의 처지가 어떠하든지, 하나님은 그를 사랑하는 자를 결코 버리지 아니하신다.
우리는 늘 오직 하나님의 말씀과 그의 나라를 동경하고 실천하며 살아감으로 비록 세상의 ‘버린 돌’ 신세지만 하나님의 이끄심으로 하나님 나라의 ‘머릿돌’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2023. 9.12.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