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의 꿈
김세영
뒤뚱거리는 지상의 걸음,
오염된 지상의 삶터
익룡의 신화를 꿈꾸는
천상의 새여!
바다의 월경이 차오르면
만월의 품이 설레도록 그립다
개기월식의 중력파 격랑 속에서도
커다란 몽상의 날개로
고공 야간 비행을 시도하는
돈키호테 새여!
폐유에 엉겨 붙은 깃털
플라스틱에 구멍 난 위장
난파 우주선처럼 퍼덕이다가
추락하는 바보 알바트로스
죽기 전, 허공 속의 산란
별똥처럼 뿌려지는 알.
마고 어미의 젖가슴
천상의 물병자리여,
추락하는 알을 품어주오!
고주파의 울음을 품어주고
저주파의 슬픔도 삭여주는
어미 품 항아리 속에
아토포스*의 알을 품어주오
진공의 둥지 속에 품었다가
페가수스 별자리 죽지 안에서
부화하는 신화를 보여다오
또 다른 푸른 별을 품은
별자리에서 거듭나고 싶어라
알바트로스 별자리!
새로운 별에서 다시 살고 싶은
우주새의 환생을 꿈꾼다.
*Atopos 어떤 장소에 고정되지 않은 것, 정체를 알 수 없는 것, 특정 지을 수 없는 것’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다.
카페 게시글
―···시산맥시회 회원시
알바트로스의 꿈 /김세영, 문학시대 2024년 봄호
김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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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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