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코스를 6월 17일에 갔다 온 후 7, 8월 한여름은 쉬고 9월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9월도 8월처럼 한여름 무더위가 계속이라 또 쉬고
형산이 사고로 늑골이 부러지는 바람에 10월 막바지에야 겨우 답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23코스는 후포까지 11.6km 밖에 되지 않고 24코스는 19.8km나 되기에
후포를 지나 거일2리 울진바다목장/해상낚시공원까지 연장하여 걸었다
해운대에서 7시30분에 승용차로 출발하여 10시에 고래불해수욕장에 도착을 한다
저 고래 조형물은
먼바다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뒤로한 채 사람이 그리워 찾아든 고래들과 마주한 형태를 표현하였고
이것은 인간과 자연은 하나이며, 고래불의 바람과 물, 태양 등은 채움과 비움 속에 존재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단다
10:00 바로 트래킹을 시작한다
고래불해변
고래불해변에서 조금만 가면, 저기 나에게는 옛 추억이 서린 병곡휴게소가 보인다
병곡(柄谷)휴게소
옛 7번 국도변의 병곡휴게소인데 4차선 신도로가 새로 생기면서 이용객이 없어져 폐허로 변했다
부산과 삼척, 강릉을 오가던 시외버스는 물론
나도 처가가 삼척이라 삼척을 오갈 때 이 휴게소에 들러 한식뷔페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자주 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건어물점 한 곳만 남아 영업을 하고 있다
흐린 날씨에 바람도 조금 있어 들이치는 파도가 제법 거세다
역시 동해바다는 파도가 있어야 역동적인 운치가 있어 더 좋다
저기 육지 맨 끝에 조그맣게 보이는 저기가 23코스의 종점인 후포다
줌으로 당겨보니 등기산공원의 후포등대와 스카이워크까지 다 보인다
10:46 백석항(白石港)
칠보산(七寶山) 휴게소
휴게소를 조금 지나 도로를 따라 가면 칠보산(811m)으로 오르는 산길이 열리는데
2009년 11월 백양산악회와 함께 칠보산을 올랐었다
왼쪽 늑골이 부러지는 복합골절 사고를 당해 수술 후 한 달만에 실밥을 뽑고
보호대를 찬 채로 함께 한 형산
뒤를 돌아보니 저기 20구간인 영덕의 풍력발전단지의 풍력발전기와
21코스의 출발지인 영덕해맞이공원과 그 끄트머리의 창포말등대가 아스라이 보인다
11:20 금곡(金谷)2리마을
마을회관 앞 정자 옆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먹는다
여기까지는 영덕군(병곡면)이지만 마을회관을 지나면 행정구역이 울진군 후포면으로 바뀐다
이제 후포가 한층 더 가까이 보인다
12:28 금음(金音)4리 동회관
금음리는 행정구역이 바뀌어 울진군 호포면이 된다
금음리 해안의 돌 들은 전반적으로 녹색을 띠고 일부는 검은 광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 암석은 녹색을 띠고 있어 섬록암(閃綠岩)이라고 한다
저기 보이는 곳은 백암해변이다
13:03 백암(白岩)해변
13:35 드디어 후포(厚浦)에 들어선다
후포는 부산에서 통일전망대까지 해파랑길 770km의 중간 지점이다
후포항(厚浦港)
후포는 죽변과 함께 울진의 어업전진기지로서 울진에서 가장 큰 항구이며 울진대게 집산지다
1997년에 방영한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는 처음에는 후포에서 촬영하다가 나중에 강구에서 하였다
그것이 강구가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된 계기가 되었는데
지금도 후포사람들은 후포에서 계속 촬영을 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고 한다
'SBS 백년손님' 의 후포 사위인 남재현 박사의 단골집이라는 대게식당
SBS 백년손님
가깝지만 어렵고도 어색한 사이였던 사위와 장모, 장인의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2009년 6월 19일부터 2018년 9월 29일 까지 9년 3개월간 방영된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후포 사위로는 내과의사인 남재현 박사가 출연하여 인기몰이를 하였고
삼척 사위로는 마라톤선수 이봉주가, 포항 사위에는 이만기가 출연하였다
등기산 공원으로 올라간다
공원에서 내려다 보이는 후포항 일원 전경
14:31 후포 등기산(等起山)공원의 정자 남호정(南湖亭)
후포(厚浦)의 본래 이름이 남호(南湖)였다
남쪽 10여 리 되는 곳에 있는 바다가 마치 호수와 같이 잔잔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었는데
1930년대에 후포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집트 파로스 등대 모형
영국 스코틀랜드 벨록 등대
신석기 유적관
독일 브래머하펜 등대
후포 등대 / 1968년 첫 점등을 하였다
후포여객선터미널
망사정(望槎亭)
기록에만 있고 자료나 그림 등이 남아 있지 않아 한국인 정서에 맞게 2010년에 복원된 정자로
정자 아래는 수직 단애다
등기산 보행교(출렁다리)
등기산 스카이워크
스카이워크 끝의 조형물 '선묘'
선묘
스카이워크 끝에서 보이는 등기산 공원
23코스가 후포항까지이지만 내일 코스가 길고 오늘 거리는 짧아 조금 더 걸어가기로 한다
뒤돌아 보이는 등기산 스카이워크
후포6리 마을회관을 지나고
15:30 거일2리 울진대게원산지마을에 도착을 한다
지형이 게알을 닮아 게알이라고 부르다가 기알, 거일로 바뀌었으며, 여기서부터 평해읍이다
황금대게 평해공원 / 집게발 대게와 대게 잡는 어부들 조형물이 있다
후포에서 23km 떨어진 바다 밑에는 여의도 크기의 2배나 되는 암반인 왕돌초가 자리하고 있는데
대게는 왕돌초 주변의 해역에서 대부분 어획되고 왕돌초에서 잡은 대게를 으뜸으로 친다고 한다
대게 원산지를 두고 울진과 영덕의 신경전이 보통이 아닌데
울진사람들은 울진이 대게의 원산지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영덕이 대게로 유명해진 이유는 과거 교통수단이 원활하지 못하던 시절에
대도시로 해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교통이 편리한 영덕 강구로 중간 집하되어 출하되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가 강구에서 계속 촬영하면서
강구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탓고 자연스럽게 강구대게도 함께 뜨게된 것이다
울진대게 유래비
울진대게가 집하지인 영덕의 지명을 사용하게 되면서 영덕대게로 불리자
울진군에서는 억울함을 하소연하였고
1999년에 영덕 축산면 경정리 차유마을이 대게원조마을이라는 대게탑을 세웠는데
울진에서는 거기에 자극을 받아 2003년에 대게조형물과 유래비를 세웠다
최근에는 대게위판량이 전국의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구룡포까지 합세하여
새로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15:42 울진바다목장/해상낚시공원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친다
울진바다목장/해상낚시공원
여기까지 19km에 5시간 42분 소요
첫 날 트래킹을 마감하고 차량으로 이동하여 후포 인근 바닷가 소나무 숲으로 돌아와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 묵을 준비를 한 뒤
한 잔 술로 피로를 씻게 되는데
후포에서 산 2만원어치 생선회가 푸짐하다... 방어하고 성대회다
오늘 차량봉사로 수고해 준 후배 동생
얼큰한 취기와 함께 얼굴도 붉어지고 저녁노을을 받은 구름도 붉어지고
밤은 점점 더 깊어지는 가운데.....
그렇게 첫날밤의 추억은 지글지글 불판 소리와 함께 소록소록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