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訪中 대표단이 지난 24일 중국 장춘시에 이어 27일 허난성을 방문했다. 장춘시는 자매도시 관계를 맺은 지 30년이나 됐으니 그야말로 친선 방문이다. 그동안 전개된 내용을 봐도 인적ㆍ문화적 교류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대표단의 이번 허난성 방문은 색깔이 좀 다르다. 김두겸 시장은 왕카이 성장과 나눈 대화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허난성과 긴밀히 교류해 울산기업들이 허난성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울산기업들의 중국진출을 강조한 것이다. 김 시장의 허난성 방문은 단순한 자매ㆍ우호 도시 방문이 아닌 셈이다.
중국은 정치, 국방, 외교 등에 모두 사회주의 체제를 적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 공산당이 우위적 입장에서 정책을 기획 추진한다. 하지만 경제는 소위 `개방체제`다. 사회주의를 근간으로 하되 자본주의 방식을 수용하는 형태다. 따라서 경제에 관한 한 각 지방정부가 상당한 자율권을 갖는다. 중국과 대만이 양안 관계로 일촉즉발의 상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대만 기업인들이 여전히 중국 본토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게 그 한 예다. 중국 공산당도 이 문제에 관해 크게 간섭하지 않는다. 한때 개성공단을 건설해 북한 생산품을 국내에 들여오기도 했지만 남북 관계가 악화되자 북측이 개성공단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고, 혐한론으로 양국의 인적 교류가 급감하자 중국과의 경제 교류도 대폭 축소되는 경향이 나타났었다. 당시 중국 기업인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인들은 경제에 관한 독자성에 대해 중국 중앙정부가 간섭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정치는 정치고, 경제는 경제라는 것이다. 상호 신뢰를 쌓고 서로의 `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면 상대방이 사회주의 국가 인민이든 자본주의 국가 국민이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울산시 대표단이 지난 24일 중국으로 떠날 때 이번 방중 목적으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설정했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는 용어는 단순한 문화ㆍ인적 교류에 사용되는 말이 아니다. 한마디로 `주고받는 것`이다. 상대방이 필요한 것을 주는 대신 그만큼 우리에게 이익되는 것을 취하겠다는 뜻이다. 중앙정부 간 다툼에 `새우 등 터지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미중 간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지속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산업 수도 울산도 자체적인 對中 협력망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