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60708. 억새평전에서
민구식
갈바람에 물결치는 간월재 억새 평전에 올랐습니다
은빛 파도가 윤슬을 만드는 마루금이
내 앉은 자리를 기웃거립니다
억새는 언제 꽃이 될까?
실루엣 사이 낮아진 노을이 점점 짙어질 때
어두워지는 키를 재보고 나서일까?
서걱서걱 마른 잎 바람이 밟고 갈 때
밭은기침 소리도 기도가 되는 간절함이 일 때
하늘에 기대어 가늘게 눈 뜨고 지는 해 바라보며
부끄러워 고개 숙일 때쯤일까?
누웠다 일어서도 곧음을 잃지 않을 때
하얀 머리 날리며 늙은 화음이 능선에 덮이고
서로 등 가벼이 토닥일 때
억새는 진정 꽃이 되지
주홍빛 산허리 일렁이며
백발이 되어서
억새는 비로소 억새가 되지
혼자 핀 억새를 억새라 부르지 않는 것은
억만 겁을 쓴 몸끼리 억세게 부비는 소리 때문이지
첫댓글 아름다워 감탄사가 절로납니다
억새 숲에 누워 가을 하늘을 보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억새 꽃 사이 실루엣에 자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희어지는 머리카락이, 굽히지 않으려는 고집이, 부대끼며 말이 많아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걷 겨울이 되려고 하는데 저런 모습의 내가 언제 인간이 되나 생각하면서 어두워질 때까지 누워 있었습니다
첫댓글 아름다워 감탄사가 절로납니다
억새 숲에 누워 가을 하늘을 보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억새 꽃 사이 실루엣에 자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희어지는 머리카락이, 굽히지 않으려는 고집이, 부대끼며 말이 많아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걷 겨울이 되려고 하는데 저런 모습의 내가 언제 인간이 되나 생각하면서 어두워질 때까지 누워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