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7월 12일, 칠월 둘째 주일입니다. '차라리 절망하라‘는 제목으로 하날새에서 말씀 한편을 올려드립니다.
대지라는 소설로 우리에게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미국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펄벅 여사는 어릴 적 중국 선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낼 때의 일입니다.
어느 해 심한 가뭄이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먼 곳으로 선교 여행으로 집을 비운 사이, 마을에는 그녀의 어머니가 신을 분노하게 만들어 가뭄이 계속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사람들의 불안은 점점 분노로 변해갔고 어느 날 밤 사람들은 그녀의 집으로 몰려가려 하였습니다. 분노한 사람들이 자신의 집으로 몰려온다는 것을 전해 들은 펄 벅 여사의 어머니는 급히 집안에 있는 찻잔을 모두 꺼내 차를 따를 수 있도록 준비해두고 그리고 접시에는 정성것 케이크를 담아 놓았습니다. 마치 어머니는 손님이 오실 것을 아시고 준비하듯이 하였습니다. 그리고 집안의 모든 문을 활짝 열어 두고는 아이들에게는 거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였으며 어머니는 거실에서 바느질감을 들었습니다.
잠시 후 거리에서 함성이 들리더니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열린 대문을 통해 단숨에 거실로 몰려왔습니다.
사람들은 굳게 잠겨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문이 활짝 열려 있자 좀 어리둥절한 얼굴로 방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여러분, 정말 잘 오셨어요.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어서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드세요." 하고는 거실로 사람들로 하여금 올라오도록 하면서 정중히 차를 권했습니다. 그들은 멈칫거리다가 못 이기는 척, 거실로 올라와 차를 마시고 케이크를 먹었습니다. 그들은 구석에서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아이들과 어머니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그냥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그토록 기다리던 비가 내렸습니다.
훗날 어머니는 어른이 된 그녀에게 그날 밤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얘야, 그날 도망칠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이 아니었다면 아마 너희들을 데리고 도망쳤을지도 몰라 하지만 어디에도 도망갈 곳이 없다는 절망감이 나에게 용기를 주었단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펄벅 여사의 어머니는 평소에 펄 벅에게 "용기는 절망 속에서 생기는 거란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습니다.
쥐도 도망갈 구멍이 없으면 고양이에게 달려듭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싸우다가 죽겠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도 하고 염려도 하고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이 등산을 하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발을 헛디디게 되어 절벽에 떨어졌는데 다행하게도 밧줄을 하나 잡게 되었다 합시다. 내 힘으로 밧줄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는 밧줄을 잡고 버티지만, 더 이상 밧줄을 잡을 힘도 버틸 힘도 없을 때는 죽음조차도 두려워하지 않고 밧줄 잡은 손을 놓아버리게 되듯이, 우리가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으려면 걱정과 근심과 염려라는 밧줄을 놓아 버려야 합니다. 내가 해결해 보려는 것을 전부 포기하고 하나님께 나를 맡겨버릴 때 그때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일하십니다.
성경에서 '주께 맡기라'는 말씀은, 주께 던져 버리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주께 던져 버리기 위해서는 아직도 붙잡고 있는 걱정 염려 원망 불평이라는 이 끈을 놓아버리고 나를 받아 주시려고 두 팔을 벌리고 기다리시는 주님께 나를 던져 버려야 합니다.
절망이 나쁜 것이 아니라 절망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맡길 수 있도록 해주는 기회를 줍니다.
내가 볼 때 희망이 보인다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도 하나님께 맡기지 못하고 걱정과 염려와 심지어 불평과 원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차라리 우리는 절망합시다. 그 절망 속에서 믿음을 가지시기를 축복합니다. 절망 때문에 하나님께 나를 던져 버리고 맡겨버리는 기도가 일어나기를 축복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