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관마트는 광주고려인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가게다. 주로 중앙아시아 이주민들이 즐겨 찾는 식류품을 주로 취급하는 식자재 가게다. 말린 농산물이나 쏘세지, 수산물 등 다양한 중앙아시아 수입 가공식품들을 판매한다.
이런 식자재 마트는 고려인마을에서 이제 쉽게 볼 수 있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등에서 온 고려인과 노동자로 온 이주민 등의 숫자가 크게 늘면서 관련한 가게들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게 증가는 전반적으로 고려인마을 규모가 커지고 경제력도 향상되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크고 작은 그런 가게들 중에서도 이곳 가족회관마트는 독특하다. 사실 이 가족회관마트는 이 동네에선 유명한 브랜드 이름인 ‘고려인마을가족카페’와 관련이 깊다.
근처에 있는 중앙아시아식 음식을 파는 식당 고려인마을가족카페(카페시먀) 사장의 아들이 바로 이곳 마트 사장이다. 고려인마을가족카페는 음식맛이 뛰어나고 고려인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는 등 인심을 얻어 마을에선 꽤 성공한 곳이다.
어찌보면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 고려인들이 정착 후 현지화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에 꼽힐 만한 곳이다.
가족회관마트 전 블라직(33·한국식 이름 전지성) 대표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고려인마을가족카페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 뒤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립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족회관마트는 지난 해 12월에 문을 연 신생 가게. 그러나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가게에서 매출신장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빵이다. 이곳 빵집은 마트 안에 별도의 빵집이 있는 이른바 ‘매장 내 매장’ 형식으로 운영된다.
중앙아시아인들이 즐겨 먹는 빵 10여 종을 매일 구워 파는 데 매일 250~300개를 팔 정도로 인기다. 중앙아시아인들은 물론 주변 한국인들도 즐겨 찾는다. 중앙아시아인들이 소고기를 넣은 ‘삼사’나 소고기나 양고기 등을 감자, 양배추와 함께 넣어 만든 ‘비라스키’를 주로 찾는 반면 한국인들은 둥근 식빵인 ‘리뾰시카’를 주로 찾는단다.
담백하고 고소한 리뾰시카는 막 구워 냈을 때 먹으면 환상적인 맛을 자랑한다. 값도 착해 보름달만한 빵 한 개가 2천원. 그러다보니 만들기가 무섭게 팔리고 구운 빵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오는 고객들도 있다. 삼사나 비라스키는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민들이 좋아하는 데 한국인들 입맛에는 다소 느끼하게 느껴진다.
한국에 온지 10년 만에 자기 가게를 갖게 된 전 사장은 “지금까지 회사생활과 아르바이트 등을 거치며 한국을 배웠고, 부모님 가게에서 가게운영 방법 등을 익혀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사업이 잘 되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가게는 장사가 잘돼 종업원이 5명이나 될 정도다.
전 사장은 결혼 해 1남2녀를 두었는데 막내아들이 지난 11월에 태어나 요즘 일할 맛이 더 난다. 그는 “성실하게 장사해서 아이들 잘 키우고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라며 “아울러 좋은 빵 굽고, 주민들이 좋아하는 맛좋은 식자재 공급하면서 고려인마을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새해 소망을 밝혔다.
나눔방송: 박빅토리야(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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