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제일 좋았던 캐릭터가 깜댕이였는데, 얘네들은 이미 [이웃집 토토로]에서 다락방에 살던 놈들이고, 유바바가 좀 참신했지만, 착한 마녀, 나쁜 마녀도 [오즈의 마법사]에 이미 등장했었구요. 물론 유바바는 훨씬 귀엽지만. 또 이야기 부분에서도, 돼지로 변한 엄마 아빠를 구하러 요괴의 세상으로 간다는 설정은, 어머니를 구하러 지옥에 갔던 목련존자(맞나?) 이야기랑 비슷했구, 어릴적 치히로가 강물에 신발을 빠뜨린 적이 있었는데 그 강이 알고보니 하쿠였다는 설정은 이미 [스플래쉬]에서 비슷한 상황이 있었기에 감동이 좀 덜했죠. 톰 행크스가 어릴적 물에 빠졌었는데 그를 구해주었던 인어가 바로 다릴한나였잖아요. 하긴, 이리저리 꿰어 맞추기 하면, 다 겹쳐질 수 밖에 없겠다. ㅋㅋ 아, 물론 이 영화가 허접했다는 건 아닙니다. 그저 저의 기대보다는, 캐릭터들이 새롭지 않았었다는 말이죠.
부정적인 얘기만 잔뜩 늘어놨지만, 사실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특히 "이름"을 의미심장하게 등장시킨 부분. 부모가 자식에게 이름을 지어줄땐 자신들의 모든 꿈을 응축시킨 말로 짓잖아요. 저 나름대로, '이름'을 '정체성'이나 '꿈'으로 해석을 한다면, 내가 나를 잃어버리는 순간, 또는 내 마음에 꿈을 상실한 순간 이 세상에서 내가 진정으로 디딜 곳도 영영 사라진다는 뭐, 그런.. (너무 비약인가요? ㅡ.ㅡ)
어쨌든, 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만화중엔 "미래소년 코난"하고 "이웃집 토토로"가 제일 좋아요. 둘 중에선 뭐가 더 좋은지 선택하기가 힘들구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