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상반기 결산
"박스오피스: 외화와의 전쟁 - 한국영화 전성시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기준으로, 2012년 1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의 박스오피스를 종합한 결과, 약 6개월 동안 한국의 극장가는 약 6,274억 1,86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약 8,141만 3,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중 한국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 이상인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개봉되기 전인 1/4분기엔 60퍼센트 전후의 점유율을 보였고, 블록버스터 시즌이 시작되었지만 50퍼센트는 무너지지 않았다.
상반기 동안 한국영화는 3,278억 454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전체의 52.25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 관객 수는 4,386만 8,000명으로 전체 관객의 53.88퍼센트를 기록했다. 관객 점유율에 비해 매출액 점유율이 약간 떨어지는 건, 외화의 경우 3D나 아이맥스 상영의 관람료가 더 비싸게 책정되었기 때문인데,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모두 50퍼센트를 넘긴 건 분명 특기할 만한 일이다. 아래는 흥행 순위표로 관객 수 기준이다. 20위까지 선정했다.
순위 |
제목 |
매출액 |
관객수(명) |
국적 |
기타 |
1 |
어벤져스 |
594.5억 |
706.0만 |
미국 |
3주 1위. 상영중 |
2 |
범죄와의 전쟁 |
362.7억 |
468.4만 |
한국 |
3주 1위 |
3 |
내 아내의 모든 것 |
318.8억 |
427.4만 |
한국 |
2주 1위. 상영중 |
4 |
건축학개론 |
301.9억 |
410.7만 |
한국 |
3주 1위 |
5 |
댄싱퀸 |
297.9억 |
401.0만 |
한국 |
1주 1위 |
6 |
부러진 화살 |
256.3억 |
341.7만 |
한국 |
1주 1위 |
7 |
맨 인 블랙 3 |
272.5억 |
337.2만 |
미국 |
2주 1위. 상영중 |
8 |
미션 임파서블 4 |
193.7억 |
251.0만 |
미국 |
4주 1위. 2011년 개봉 |
9 |
화차 |
183.9억 |
242.7만 |
한국 |
2주 1위 |
10 |
후궁 : 제왕의 첩 |
171.2억 |
233.0만 |
한국 |
2주 1위. 상영중 |
11 |
배틀쉽 |
165.1억 |
223.7만 |
미국 |
2주 1위 |
12 |
장화신은 고양이 |
174.5억 |
205.9만 |
미국 |
1주 1위 |
13 |
코리아 |
134.2억 |
186.8만 |
한국 |
- |
14 |
언터쳐블: 1%의 우정 |
127.2억 |
171.8만 |
프랑스 |
- |
15 |
러브픽션 |
130.9억 |
171.1만 |
한국 |
1주 1위 |
16 |
하울링 |
116.1억 |
159.1만 |
한국 |
1주 1위 |
17 |
은교 |
99.0억 |
134.4만 |
한국 |
상영중 |
18 |
마다가스카3 |
103.6억 |
132.2만 |
미국 |
상영중 |
19 |
차형사 |
94.6억 |
130.5만 |
한국 |
상영중 |
20 |
간기남 |
93.3억 |
124.2만 |
한국 |
- |
* 2011년에 개봉된 [미션 임파서블 4]의 누적 관객수는 755.2만 명, 누적 매출액은 576.3억 원이다.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 2012년 상반기 흥행작 판도에서 한국영화는 압도적이었다. 10위권 안에 7편이 한국영화였고, 특히 2위부터 6위까지 5편 연속으로 한국영화가 포진되었으며, 20위권 안엔 13편이 한국영화였다. 이런 현상은 의외의 흥행작들이 선전했기 때문인데 [
건축학개론] [
부러진 화살] [
화차] [
러브픽션] 등의 흥행이 특히 눈에 띈다. 어느 정도 흥행을 예상했던 영화들이 큰 오차를 보이지 않고 기본을 해주는 상황에서, 그다지 흥행을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들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전반적으로 '한국영화 전성시대'가 열린 것. 게다가 [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나 [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은 기대 이상의 흥행을 거두었다.
외화의 경우엔 [
어벤져스]의 독주 속에서 [
맨 인 블랙 3] [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등의 시리즈 영화가 분전했다. [
장화신은 고양이]와 [
배틀쉽]은 기대보다 약간 상회하는 성공을 거둔 상황. 하지만 많은 할리우드 기대작들이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고, 때에 따라선 할리우드와 판이한 결과를 보이기도 했는데 [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이 대표적. 북미 지역에선 4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어벤져스]에 이어 상반기 흥행 2위를 기록했지만, 한국에선 60만 7,000명 정도로 35위에 올랐다. [
로렉스] [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
세이프 하우스] [
서약] 등도 한국에서 고전한 미국 영화들. 반면 [배틀쉽]은 북미 지역보다 한국에서의 반응이 더 뜨거운 편이었다. 오스카 관련 영화들도 큰 재미를 못 봤는데 [
아티스트] [
철의 여인] [
휴고] 등은 극장가에선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극장가 최고의 슬리퍼 히트(의외의 흥행작)를 꼽는다면 단연 [
언터처블: 1%의 우정]일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 영화의 흥행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던 한국 극장가에, 이 영화가 지닌 휴머니즘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편 이 영화의 배급사인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는 상반기의 최고 강자였는데, CJ나 쇼박스나 롯데 같은 대기업 계열이 아닌 배급사로서 [
내 아내의 모든 것] [
부러진 화살] [
러브픽션] 등의 한국영화와 [언터처블: 1%의 우정]을 성공시켰다.
조용한 흥행작으로는 [
점박이 : 한반도의 공룡3D]를 들 수 있을 듯. 가족 영화 시장을 제대로 공략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 컴퓨터그래픽 3D 애니메이션에 버금가는 퀄리티로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 작년 [
마당을 나온 암탉]에 이어 한국영화 콘텐츠의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
토르 : 마법망치의 전설]도 의외의 흥행작. 75만 7,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작은 규모로 배급된 영화들 중엔 다큐멘터리인 [
말하는 건축가]가 눈에 뜨인다. 정재은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고 정기용 건축가의 이야기로 그의 따뜻한 인간애와 건축 철학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
달팽이의 별]과 현재 상영중인 [
두 개의 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외국 다큐멘터리로는 [
신과 인간]이 소규모 장기 상영을 통해 1만 7,000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
자전거 탄 소년] [
블루 발렌타인](상영중) 등도 작은 규모의 배급이었지만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이며, 한국의 퀴어 코미디인 [
두 번의 결혼식 한 번의 장례식]도 알찬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슈: 영화 그리고 씁쓸한 돈의 맛"
1. 영화음악 사용료
예전까지 영화에 기존의 음악을 사용할 경우, 저작권료를 지불하면 끝이었다. 즉 그 금액이 어떻게 되든, 단 한 번의 지불로 모든 법적 문제는 완료된 셈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은 롯데시네마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영화 제작과 별도로 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될 때도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운드트랙에 음악이 실릴 때의 '복제권'과 함께, 극장에서 상영될 때의 '공연권'도 함께 주장하는 것으로, 당연히 영화업계는 이중과세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문제는 지난 3월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 음저협 쪽의 주장을 수용한 중재안을 승인했다는 것. 그런데 문체부의 중재안은 음악계와 영화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는데, 음저협 쪽은 공연료를 극장 측으로부터 징수하겠다고 했으나, 중재안에 의하면 극장과 제작사가 납부 주체로 되어 있다. 결과적으로는 '을'의 위치에 있는 제작사의 부담으로 돌아갈 공산이 큰 것. 현재 음저협은 극장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걸어놓은 상태. 이 난제가 앞으로 어떻게 타결점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 이명세 감독, [미스터 K](협상종결자) 하차
이명세 감독이 윤제균 감독의 JK필름에서 제작하고 CJ E & M에서 투자 및 배급을 맡은 [
미스터 K]에서 하차했다. 제작비 1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인 [미스터 K]의 10회차 촬영을 마친 시점이었다. 제작사 측 주장은 처음 기획했던 방향과 다른 쪽으로 가고 있기에 촬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주장이고, 이명세 감독은 그런 방식의 의견 마찰은 없었다고 말한다.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JK 픽쳐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후 프로젝트는 [
해운대](2009)와 [
퀵](2011)의 조감독이었던 이승준 감독이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현재 몇몇 법적 문제가 남아 있는 가운데 일단 중단된 프로젝트인 [
미스터 K]. 그 주장과 과정이 어떻든 간에, 감독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산업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시사했던 사건이었다.
3. 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퍼 해임
전주국제영화제 기자회견, 유운성 프로그래머(맨 왼쪽)
영화제에서도 [
미스터 K] 사건과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8년동안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에서 활동했던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지난 6월 5일에 해임된 것. 영화제 측은 조직 내부의 신중한 검토 후에 내린 결정이라고 했으나,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전주 지역 언론이 이사회를 압박해 내린 결정이라며 부당함을 제기했다. 이후 유 프로그래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해임 과정의 의혹에 대해 계속 문제 제기를 했고, 수많은 해외 게스트들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하고 있는 상황. 영화제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프로그래머로서 신중치 못하고 일관되지 못한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에 해임했다고 밝혔다.
4. [건축학개론] 불법 다운로드
극장 상영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
건축학개론] 파일이 다운로드 사이트에 떠도는 사건이 있었다. 파일을 유출한 사람은 군 부대 및 해외의 한국 문화원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 사람으로, 지인들에게 파일을 보냈고 이것이 다운로드 사이트까지 오르게 된 것이었다.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피해액을 약 75억 원으로 추산했다. 이후 [
은교]도 파일 유출 사건을 겪었고, 외화인 [
더 씽]도 피해를 입었다. '굿 다운로더'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법 유출과 불법 다운로드. 좀 더 엄격한 관리와 유저들의 합리적인 마인드가 필요할 때다.
5. 시대착오적 심의
김경묵 감독의 [
줄탁동시]가 "영상 표현에 있어 선정적 장면이 구체적이고 노골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이 가능한 영화"라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제한상영관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상영 금지나 마찬가지인 판정이었고, 결국은 재편집을 통해 18세 관람가 등급으로 상영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영상물등급위원회 판정의 모호함을 드러낸 사건이었는데, 이 논란은 이후 레이디 가가 공연에 대한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으로 인해 더욱 불거졌다.
6. 인디스페이스 재개관
2009년에 중앙시네마 자리에 있다가 사라졌던 인디스페이스가 2년 만에 부활되었다. 장소는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미로스페이스. 그 동안 끊임없는 후원 기금 조성과 영화인들의 참여에 의해 이룬, 작지만 소중한 성과다. 매월 두 편 이상의 독립영화를 개봉할 예정. 현재 [
두 개의 문] [
슈퍼스타] [
U.F.O.] 등의 영화들이 상영중이다.
7. 배리어 프리 영화의 확산
시각 및 청각 장애인들에게, 자막과 내레이션을 통해 영화의 소리와 장면을 전달하는 배리어 프리 영화. 작년 5월에 '배리어 프리 영화 설립 추진위원회'가 발족되었고 [
블라인드]가 한국 최초의 배리어 프리 영화가 되어 영화제에서 상영되었지만, 일반 극장 상영은 올해 [
마이 백 페이지]가 처음이었다. 한효주가 음성 해설을 맡았고 김동욱 서준영 유다인 등의 배우들이 성우로 참여했는데, 이어 다큐멘터리 [
달팽이의 별]도 김창완의 음성 해설로 배리어 프리 버전이 함께 선보였으며, [
안녕, 하세요!]도 신애라의 음성 해설로 개봉되었다. 지금은 장애인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한정된 느낌이 있는 배리어 프리 영화. 앞으로 더욱 확산되었으면 한다.
8. 안성기, 이병헌 핸드프린팅
안성기와 이병헌이 할리우드 차이니즈 극장 앞에 있는 명예의 광장에서 핸드 프린팅을 하게 된다. 오우삼 감독이 참가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 '배우'로는 안성기와 이병헌이 처음. '코리안필름페스티벌' 메인 행사의 주인공으로 결정된 그들은, 수많은 영화인들이 남긴 흔적에 동참하게 되었다.
9. [26년] 부활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2008년에 영화화되려 했던 [
26년]은 촬영을 10일 앞두고 제작이 무산된 비운의 프로젝트. 정치적 내용으로 인한 외압설이 있었던 이 영화가, 다시 시작한다. 제작비 50억 원 중 10억 원 정도를 일반인들의 소셜 펀딩을 통해 충당할 예정이다. 현재 진구, 한혜진, 임슬옹 등이 캐스팅 되었으며 미술감독 출신인 조근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피플: 내 스타의 모든 것"
2012년 상반기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굵직한 신인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것. 흥행작들엔 어김없이 낯선 얼굴의 호연이 있었다. 가장 주목 받은 신인은 [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조정석. 뮤지컬계에선 이미 스타지만 영화엔 첫 출연했던 조정석은, 드라마 [
더킹 투하츠]로 연이어 인기몰이를 했다. 역시 [건축학개론]에 출연한 수지도, 드라마 [
드림하이]가 있긴 했지만 영화로는 첫 작품. 걸 그룹 출신이라는 선입관을 기우로 만드는, 전형적이면서도 순수한 '첫사랑' 이미지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여배우로는 [
은교]의 김고은이 단연 눈에 뜨인다. 백치미와 순수함과 도발적인 느낌을 복합적으로 지닌 은교 역의 그녀는, 첫 작품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
범죄와의 전쟁]의 김성균도 빼놓을 수 없는 신인. 연극계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첫 작품이라고 볼 수 없는 노련한 연기를 보여주며 최민식과 하정우 사이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았다. 여러 작품에 출연하긴 했지만, 검사 역을 맡은 곽도원도 이 영화를 통해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주로 TV에서 활동했던 여사장 역의 김혜은은 영화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독립영화계의 친숙한 배우였던 한예리는 [
코리아]의 순복이 역으로 배두나와 함께 영화를 탄탄히 이끌었고, 현재 [
동창생]에서 최승현(빅뱅의 TOP)의 상대역으로 캐스팅된 상태. 덩야령 역의 김재화도 주목 받았다. 그 동안 TV와 해외 작품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던 고아라는 올해 상반기 [
페이스 메이커]와 [
파파]로 영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선보였다. 두 편 모두 약간은 아쉬운 성적을 거두었지만, 앞으로의 경력에 든든한 발판이 된 작품들이었다.
기존 배우로는 여배우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
댄싱퀸]의 엄정화, [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임수정, [
화차]의 김민희, [
후궁 : 제왕의 첩]의 조여정, [
돈의 맛]의 윤여정, [
코리아]의 하지원과 배두나, [
러브픽션]의 공효진, [
하울링]의 이나영 등,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맡은 여배우들의 열연이 영화를 이끌었으며, 연말 시상식의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남자배우로는 하정우의 독주였다. [
범죄와의 전쟁] [러브픽션]을 통해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며 모두 흥행에 성공한 그는, 현재 류승완 감독의 [
베를린] 촬영 중이다. [
부러진 화살]의 안성기, [범죄와의 전쟁]의 최민식, [돈의 맛]의 백윤식 등 중견 배우들의 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도 올해 상반기의 수확이다.
[부러진 화살]의 안성기와 정지영 감독, [화차]의 변영주 감독.
연출자로는 정지영 감독의 컴백이 의미심장했다. 중견 감독들이 모두 사라진 한국영화계에, 환갑이 넘어 10여 년 만에 돌아온 그에겐 여전히 젊은 날의 문제의식과 뚝심이 있었으며, [
부러진 화살]을 통해 한국 사회의 환부를 겨냥했다. [
화차]의 변영주 감독, [
말하는 건축가]의 정재은 감독, [
두 개의 문]의 김일란 & 홍지유 감독 등, 올해 상반기에 여성 감독들의 문제작들이 많았다. 한편 임상수 감독은 [
돈의 맛]으로, 홍상수 감독은 [
다른나라에서]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한국을 찾은 스타들도 많았다. 블록버스터 시즌이 시작되면서 [
배틀쉽]의 피터 버그 감독이 테일러 키치, 브루클린 데커와 함께 내한했고(피터 버그 감독은 그 전에 2월에도 한국을 찾았다), [
맨 인 블랙 3]의 배리 소넨펠드 감독이 윌 스미스, 조쉬 브롤린과 함께 방한했으며, [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과 리스 이판스를 비롯 마크 웹 감독과 제작자가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에 왔다.
일본 영화인들도 종종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2월에 [
컷]의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방한했고, 3월엔 [
마이 백 페이지]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4월엔 [
멋진 악몽] 미타니 코키 감독과 후카츠 에리가, 역시 4월엔 [
버니드롭]의 사부 감독이 한국 관객과 직접 만났다. 서울환경영화제엔 이와이 슌지 감독이 [
3.11: 이와이 슌지와 친구들]이라는 영화를 들고 찾아왔다.
[맨 인 블랙 3]의 조쉬 브롤린과 윌 스미스와 배리 소넨펠드 감독,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
국제영화제에선 단편영화 [
손님]이 클레르몽페랑영화제 대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이 배다른 동생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으로, 영상원의 윤가은 감독 작품이다. [
디어 평양]과 [
굿바이, 평양]을 만들었던 양영희 감독은 [
가족의 나라]로 베를린영화제에서 국제예술영화관연맹상을 수상했다. 북한으로 건너간 오빠와 일본에 사는 동생이 25년 만에 다시 만나는 내용이다. 이영미 감독의 [
사물의 비밀]은 LA여성영화제에서 최고 영화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