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이겨낸 모든 언성 히어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 2023/11/21/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 마태오 복음 12장 46-50절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 언성 히어로 ‘언성 히어로Unsung Hero’라는 말이 있습니다. 호명되지 않는 영웅으로 번역되는 이 말은 스포츠 경기에서 플레이가 화려하진 않지만 자기 자리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선수를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아 저평가되기도 하지만 분명 이런 선수들이 있어야 팀은 승리할 수 있겠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 주변에도 이런 언성 히어로들이 참 많습니다. 자기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을 묵묵히 다하는 그들 덕분에 우리는 평온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고요.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언성 히어로를 호명하시며 그들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영광을 돌려주시는 이야기입니다. 복음 속 성모님은 예수님을 찾아가시지만 군중 때문에 예수님 곁으로 가까이 갈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복음의 주인공은 성모님과 예수님이시지요.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곧 군중을 둘러보시며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고 호명하십니다. 그 순간 군중은 복음의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우리 역시 때로 주변으로 밀려나 아무도 내 수고를 몰라준다며 속상해할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 오늘의 이 복음 말씀을 떠올려봅시다. 분명 그 순간 예수님은 나를 호명하시며 내가 바로 삶의 주인공이라고 말씀해주실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 성실하게 하느님의 뜻을 찾는 사람이 바로 주인공이며 영웅이기 때문입니다. ⠀ 노동준 안토니오 신부(서울대교구) 생활성서 2023년 11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