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의 인기가 폭락했다는 소문이 나돈다.
결혼을 했고, 그 결혼 소식과 함께
나돈 염문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정말 조용필의 인기는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있는가?
'단군이래 최고의 인기가수'니 온 국민이 사랑하는 '국민적 가수'니 하던
슈퍼스타 조용필.
그가 결혼식을 울렸다는 것과 탤런트와 연애를 했다는 지난날의 염문 때문에,
이런 음악외적인 사생활문제로 하루아침에 대중의 외면을 받게된 것일까?
'TV가이드'에는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조용필 문제에 대한 의견과 문의의
편지가 쏟아져 들어왔다.
아울러 가요계 종사자들, 지각 있는 식자층의 의견도 들어보고 레코드 판매 상황도 알아보았다.
[ 경쟁자 없이 달려온 길 ]
우리나라에 TV방송이 시작된 뒤 2명의 슈퍼 스타급 가수가 등장했다고 한다.
첫째는 흑백 TV시대의 정상을 풍미했던 '엘리지의 여왕' 이미자이고
또 한 사람을 컬러 TV시대와 청소년의 우상으로 등장한
'작은 거인' 조용필이다.
이미자가 데뷔이후 지금까지 줄곧 트로트조의 노래를 고수해온 슈퍼스타인데 비해
조용필은 트로트에서 로크·팝·민요·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적 재능을 보여주면서 정상을 차지했다
지난 80년도 이후 조용필은 라이벌 가수들을 모두 입 다물게 했다.
가수도 경쟁자가 있어야 함께 발전하는것 그렇지 못하니 오히려 아쉽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었다.
대마초 연예인으로 묶여있다가 풀려난 조용필이 '창밖의 여자'를 발표할 때만 해도
연예계엔 최헌·조경수·최병걸 등이
인기 가수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들은 스스로 가요계를 떠났거나 스타덤의 변두리를 맴도는 위성의 신세로 전락했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조용필의 선풍 앞에,
그 아무도 대항할 전의조차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 노래의 맛을 아는 가수 ]
조용필의 최대무기는 다른사람이 흉내낼 수 없는 창법과 뛰어난 가창력이다.
노래를 들을수록 느껴지는 구성진 멋과 힘찬활력을 겸한 창법은
타인의 흉내를 불허할 정도로 독특하다.
까닭에 그는 노래의 맛을 아는 가수로 평가받아 왔고 대중의 사랑을 받아 왔다.
무명가수 시절이나 정상에 올라 있는 지금이나 변치 않고 풍겨주는 인간적인
매력이 대중들 가슴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조용필의 인기기반은 팬의 층이 다양한데 있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사회의 저명인사에서부터 박봉의 근로소년까지
5살 짜리 꼬마에서부터 70살할머니까지 골고루 퍼져있다.
물론 팬의 대다수가 사춘기 전후의 여중 고생이지만 '창밖의 여자'를 발표한 후,
무려 5년동안 최정상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 팬들중에 중년층도 상당수 ]
조용필이 취입한 LP앨범은 6장인데 나오는 대로 히트했고
그래서 다시 히트앨범을 찍어내야 했다.
'창밖의 여자' '촛불'이 수록된 제 1집은 카세트테이프 포함해 1백만 개가 훨씬 넘었다.
조용필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골드 디스크를 차지한 가수이기도 하다.
조용필이 30대 이상의 중년층에서도 상당한 팬을 확보하고 있다.
그가 하이야트 호텔에서 입장료 3만원짜리 디너쇼를 가졌을때
좌석이 모자라 서서 관람하는 중년층이 허다할 만큼,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또 일년에 몇차례 지방 나이트클럽에서 공연을 하면
위층 호텔 객실에 빈방이 없을 정도.
조용필은 'TV 가이드'주최 애독자 1만명 초청콘서트를 지난해 12월 27일 열었었다.
1만명수용의 서울 장충 체육관은 아침부터 초만원을 이뤘고
입장자 보다 더 많은 팬이 입장을 못하여 발길을 돌려야 했다.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벌인 독립 기념관 성금 모으기 공연은
가수 혼자 가장 큰 공연장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관객동원에서 조용필을 능가한 국내 가수는 이제까지 없다.
[ 일본인 가슴에 새긴 '조용필' ]
83년 5월과 지난 1월 두차례의 일본 순회공연을 통해 그는
일본인들의 머리속에 조용필이란 이름을 새겨두고 돌아왔다.
그의 히트송 '돌아와요 부산항에' 를 모르는 일본인은 행세를 못할 정도로
일본 안에서의 선풍도 대단하다.
과거국내의 몇몇 가수가 일본가요계로 진출을 시도했으나
조용필과는 비교할 것도 못되었다
레코드 판매도 마찬가지다.
해방 후 외국으로 진출한 연예인 중 크게 성공을 거둔 케이스는
'목포의 눈물'의 가수 이난영씨의 자녀인 김시스터즈를 꼽는다.
오래전에 도미한 이들은,
미국 라스베이가스의 유명호텔에서 자신들의 스테이지쇼를 공연할 만큼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외국의 TV쇼나 극장 콘서트를 통해 성공을 거둔 경우는 조용필이 꼽히고 있을 뿐이다.
3월 15일 'TV가이드'가 서울의 유명레커드 도매상을 통해 조사한 레코드 판매순위를 보면
조용필의 6집 앨범이 단연 1위를 지키고 있다.
2월 중순 판매를 시작한 이 앨범은 지금도 물량이 달릴 만큼 인기가 높다.
레코드도매상의 한 여사원은 '그래미상의 8개 부문을 석권한 마이클 잭슨의 영향 때문에
최근 국내가요가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판은 고작 조용필의 6집이 팔리는게 전부다'라고 말한다
가수의 인기를 측정하는 한 방법이 그의 레코드 판매율에서 찾아볼수 있는 것이라면
조용필의 인기는 적어도 레코드 시장에 관한 한 이상이 없다.
그러면 결혼후 조용필의 이미지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 인기는 다시 살아날 듯 ]
워커힐 연예담당이사인 전우중씨는 '조용필의 인기는 가창력을 밑천으로 쌓였으며
얄팍한 인기에 편승해서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이 그의 인기를
깎아 먹지는 않을 것 같다' 고 말한다.
그는 또 당분간 조용필 시대가 계속될 전망이며
시간이 흘러 다소 신선감이 퇴색되더라도 그를 누를만한 가수가
가까운 시일 안에 새로 등장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MTV 쇼 PD인 이재휘차장은 '소란스러웠던 결혼 형태가 당장은 인기에 지장을 주겠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 옛날처럼 되살아 난다' 는 의견.
지금까지 조용필은 단지 히트할 목적으로 노래를 불러온 가수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자세를 지키는 한 앞으로 상당기간 조용필 시대가 지속된다는 것. 하지만,
이씨는 조용필이 한 가정의 가장이 됐고 인생의 황금기인 30대중반의 나이가 된 이상
인기를 지나치게 의식해서는 안 된다.
그의 소신대로 평생노래한다는 자세가 재삼 필요하다는 단서를 붙였다.
[ 음악방향을 바꿔야 한다 ]
KBS '오후의 교차로'PD인 홍성우씨는 조용필 시대가 앞으로는 퇴조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건실한 모범가수로 알려져오다가 결혼문제와 함께 드러난
탤런트 이미숙과의 관계가,
젊은 팬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았겠느냐고 못을 박는다.
그러나 홍성우씨는 조용필이 지금까지 어떤가수도 못했던 일을 해낸 슈
퍼스타라고 평한다.
그는 소위 '딴따라'라는 말을 들어온 가수의 지위를 향상 시키는데 공헌을 했다는 것.
돈이 궁하다고 아무 무대에 나서지 않고 자신의 출연료를 대폭 높여
인기인 대우를 받게 한것은 후배가수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자세였다는 것.
소설가 최인호씨는 앞으로 조용필의 가수 활동에 대해 염려와 질책을 동시에 하고 있다.
'조용필이란 가수는 5년동안에 걸쳐 여러 사람들이 만들어낸 공동작품 입니다.
소란했던 결혼문제로 하루 아침에 그를 도덕적 패륜아로 몰아붙이는 매스컴이 못마땅합니다.
어쨌든 결혼 파문 전보다는 고전하리라고 보지만 더 좋은 노래를 부르려는
본인 노력에 따라 만회할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 조용필은 음악방향을 바꿔야 할 것 같아요.
그는 가창력과 쇼맨십 그리고 남자로서의 욕심도 갖고 있으나
앞으로는 작은가지는 스스로 잘라내고 큰 물줄기만을 찾아가는 스타가 됐으면 합니다'
외국여행에서 귀국한 후 얼마간의 대미지가 있더라도 끈기와 집념으로 극복해내면
진짜 슈퍼스타가 될 것이라는 최인호씨의 전망에 음악 저작권 협회장인
작곡가 길옥윤씨도 동감을 표시 '과거 연예계엔 인기인이 결혼하면
한물간다는 통념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결혼했다고 무너진다면 그것은 진짜 인기가 아닐 겁니다'
결혼을 계기로 여고생 팬을 의식하기보다는
본연의 조용필로 돌아 가진 짜배기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덧붙이고 있다.
이밖에 가요계의 여러의견을 들어봐도 조용필의 가창력과 스타로서의 기반을
따라 잡을 가수가 적어도 지금은 없다는게 일치된 의견이다.
조용필이 언제까지나 독신이기를 원하는 일부팬들에게 확실히
그의 결혼은 충격과 실망을 주었다.
이것이 그의 인기 아성에 타격이 되었을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 해소될 성질이며 오히려
제 2의 도약기를 기약할수 있는 계기라는 의견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