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모닝콜이 울리기도 전에 잠이 깨었다. 뒤척이다 벌떡일어났다.
‘높이나는 새가 멀리보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모이를 먹는다’는 말처럼
더 많은 호주를 경험하기 위해서다.
7시 프론트에서 check out를 하고는 블루마운틴의 위치며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물어보니 아주 먼 거리에 있다면서 혼자서 그곳에 가는
것은 무리라며 극구 말렸다. 그러면 근처 가까운곳 추천을 의뢰하니
달링하버와 차이나타운이 있단다. 일단은 달링하버로 고고씽~
상쾌한 아침 공기를 호흡하고 호주인의 출근 시간을 엿보면서 지나가는데
맥도날도가 눈에 띄었다. 갑자기 커피생각이 간절. 그냥갈수 없지.
카푸치노로 모닝커피 한잔하고 가까운 달링하버로~
달링하버. 이곳은 낭만이 넘치는 거리다. 달링하버라는 달콤한 이름처럼~
작은 연못 주변에 공원,쇼핑센터, 카지노, 레스토랑, 극장, 수족관등이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가 줄줄이 사탕처럼 많은곳. 저녁에 갔다면 현대적인
낭만과 환상적인 야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아침이라 살짝 아쉽다.
호수주변에 쫙 늘어선 데코레이션이 화려한 카페와 선상카페도 좋았지만
내눈길을 사로잡은건 LG IMAX 영화관이라고 한글로 표기되어 있는 제법
덩치가 큰 건물이 한국사람을 만난 듯 느껴졌다.
호주곳곳에 파고든 한국의 자동차 가전제품등이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1시간 정도 돌고나니 갑자기 블루마운틴이 가고 싶어졌다. 급하게 센트럴로
이동하니 9시18분 차가 있었다.
역무원이 센트럴에서 2시간정도 가면 있다면서 블루마운틴 홍보물을 건네준다
.별로 먼거리도 아닌데 사람들이 왜 반대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침도
폴짝 건너 뛰고는 설레임반 걱정반으로 기차를 탔다.먼거리를 간다하니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싶어졌다. 앞 좌석에 안경을 끼고 책을 읽고 있는 노신사에게
이 열차안에 화장실이 있으냐 물으니 읽던 책을 내려놓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잠시 후에 돌아와서는 1층 옆칸에 있다고 하면서 잘 모르면 같이 동행해 주겠다고 한다.
이처럼 호주인들은 하나같이 친절이 몸에 밴 사람들이라 생김새와는 무관하게 어떤
믿음이 생기게 되었다.
2시간후 카툼바역 여기가 바로
블루마운틴.시드니 서쪽 100킬로미터 지점. 푸른빛의 울창한 원시림이 살아 숨쉬는 곳
블루마운틴은 국립공원으로 웅장한 산악지대다. 호주는 순도 100%의 자연이 많이 남아있는 청정국가. 현재 4개의 세계 복합유산(세계유산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문화 유산과 지구의 역사를 잘 나타내고 있는 자연 유산, 그리고 이들의 성격을 합한
복합 유산)과 11개의 세계 자연유산이 있다. 그중에 하나 그레이터 블루마운틴은
자연유산이다. 전체는 유칼립투스 원시림으로 덮여있는데 이 나무에서 분비된 수액이
강한 태양빛에 반사되면 주위의 대기가 푸르러 보이게 된다. 멀리서 보면 마치 산 전체가
운무에 휩싸인 것처럼 신비하다는 블루마운틴.
카툼바역을 나와 2층으로 된 빨간색 관광차를 타기위해 A$78를 주고 디스커버리 패스 티켓을 샀다. 이표한장이면 블루마운틴 시닉월드에서 스카이 웨이, 레일웨이, 케이블웨이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수 있는 표인데 값이 쪼깨 비싼게 흠이다.
어쨌든 이곳까지 왔는데 포기할수 없지. 표를 가지고 차를 타니 운전기사가 관광객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며 반겨주는데 한마디로 여우다. 나를 보고는 어눌한 발음으로 아름답다고
해서 박장대소했다. 관광버스를 타고 블루마운틴을 돌면서 맘에 드는곳에 하차해서 관광을 하거나 배고프면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다가 매30분마다 도는 관광버스를 타고 다음장소를 이동하는 방법인데 합리적인 방법이었다. 차가 첫 번째로 정차한 곳은 시닉월드 폐광이
된 곳을 관광산업으로 발전시켜 명소로 만든 곳이다.
스카이웨이를 타면 카툼바 폭포를 지나 절벽 맞은편까지 이동하는 공중케이블카로 발아래 펼쳐지는 원시림의 물결은 하늘을 나는 것처럼 아찔한 스릴을 만끽할 수있었다. 블루마운틴에서 12살과9살 두아이를 데리고 여행 온 젊은 엄마와 약간의 시간을 같이 하기도 했다.
2년전 아이둘을 데리고 이곳에 와서 영주권을 받으려고 백방으로 노력을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곧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인데 귀국하기전 한달동안 아이들과 여행이라 실컷하고
들어갈 예정이라고- 호주 다음엔 홍콩으로 날아간다고 했다. 2년 되었다는 아이들의 영어가 매우 유창했다. 같이 케이블카를 타고 원시림 깊숙이 들어갔다. 바다처럼 넓은 원시림속에서 워킹을 하면서 유칼립투스 나무를 직접 볼수 있었다
원주민어로 ‘물을 마시지 않는다라'는 뜻의 코알라.
이름대로 물을 전혀 먹지 않고 유칼립투스 나뭇잎만 먹고 산단다.
코알라는 깨어있는 모습보다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잠자는 모습을 더
자주 보게 되는데 이유는 유칼립투스 나뭇잎의 알코올 성분이 코알라를 잠들게 하기 때문이라고...헤롱거리는 코알라- 귀여운 것.워킹을 마치고 올라올때는 레일웨이를 이용했는데 경사가 어찌나 심한지 쇼킹했다.
그렇게 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기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휘리릭 흘러 버렸고 첫 정차역에서
시간을 다 소비하고 말았다. 시닉월드에서 블루마운틴의 축소판을 보고 관광차로 각각의
뷰포인트가 좋은곳로 이동해서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블루마운틴의 속살을 봐야
하는데 시간 디자인을 잘못해서 시닉월드 이후에 주마간산 식으로 봐야만 했다.
좀 더 디테일한 계획을 짜지 못한게 넘 아쉽다.
블루마운틴은 청정지역이 어떤곳인지 보여주는 듯한 곳이다.
숲의 조화는 숙련된 정원사가 매일 쓸고 닦고 깍고 관리한것처럼 깔끔하고 정갈하면서도
자연이 퍽 아름다웠다.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그러면 오늘 돌아갈수가 없다. 랑이가
있는 gosford까지 돌아가려면 기차로 4시간 거리이니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아침에 커피한잔 마시고 관광을 마치는 시간까지 쫄딱 굶어 얼마나 배가 고프던지 죽을지경이다. 샌드위치와 물을 한병사서 기차역에서 먹는데 대박 맛이 짱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