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고향집-두부전골
구룡령을
오르내렸다. 온몸에 땀으로 범벅이 되고 길바닥에 주저 앉았다.
임무를 끝났다고 생각하니 이번엔 허기가 날 괴롭힌다. 다
쓰러져갈 나를 살릴 수 있는 음식이 무엇이란 말인가? 양영훈
회장이 어둠속에 광명같은 소리를 날린다.
"우리
인제 고향집 두부 먹으러 갈까? 내가 먹은 대한민국 두부 중에 최고
였어."
다시
힘이 불끈 솟는다. 두부 찾아 삼만리다.....양양에서 백두대간을
넘어야 한다. 예전에 그렇게 힘들게 넘었던 조침령은 길이 말끔이 포장되었고
터널까지 뻥~뚫렸다. 또 하나의 추억이 사라진 셈이다.
뱀이
또아리 치는모습은 함양의 지안재를 닮았다. 구룡령 옛길도 이런 길이었건만
사람도 차도 하루종일 이런 길만 오르내린다. 나미의 '빙글빙글' 노래를
불러야 하나. 터널을 지나니 인제땅 진동계곡이 나타난다.. 한때 벼랑길을
가슴졸이며 넘었던 그 고개를 10분만에 끝내 버렸으니 허무하다고 해야하나.
태백의
바람이 집중되는 쇠나드리를 지나 방태산 자연휴양림 옆구리를 스쳐
기린면까지 왔다. 거기서 나타난 아담한 한옥-고향집
그러나
난 창문밖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조명에 미닫이 문을 열 수 없었다.
허름하고
낡아빠진 옛 건물이 나를 20년전 괴산땅으로 데리고 갔기 때문이다.
창문에 삐뚤삐뚤 테이프로 붙인 메뉴는 가로로 읽어야할지 세로로
읽어야 할지 난감하지만 아무도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간신히
언문을 배우고 침을 묻혀가며 외상 장부책에 '태성리 김씨'라고 쓴
할머니의 잔상이 오버랩이 된다. 나를 이런 창이 있는 낡아빠진 찐빵집에
데리고 가서 찐빵을 접시에 한아름 시켜주었다.
"우리
장손이 많이 먹어야혀."
음식
맛은 손맛과 정성이란 것을 증명해주는 집이 바로 인제 고향집이다.
주인 할머니께서 18세에 이곳에 시집와서 시어머니로부터 두부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직접 콩농사를 짓고 속초까지 가서 간수를
떠와 새벽마다 두부를 빚는다. 두부가 일찍 떨어지면 그때부터는 손님을
받지 않는다. 그 먼곳까지 가서 되돌아 간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분통
터지는 일인데....다행히 두부가 있단다.
"할머니
두부 먹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할머니"
두부구이는
무쇠 철판에 왕소금을 뿌리고 큼직하게 두부를 썰어 들기름에 지져 먹는다.(5천원)
뜨끈뜨끈한 두부가 혀에 살며시 감긴다. 산나물 짱아찌에 편육(1만원)을
싸서 먹는 맛이 그만이다. 속을 오징어 젓갈로 한 것이 특징이다.
이집의
가장 내세우는 음식이 두부전골(1인분 5천원)이다. 이 두부를 듬성듬성
썰어 넣었는데 얼큰 달콤하고 국물이 찐득하다. 질좋은 고춧가루를 넣고
바지락, 다시마,새우젓으로 국물맛을 냈기에 바다향까지 담았다. 방태산
심산유곡에서 채취한 나물도 먹을만 하다.
막국수
4천원, 동동주 5천원 , 비지찌개 5천원
서울-44번국도-인제-31번국도(내린천)-기린면-좌회전
418번 국도변-고향집
전화번호
033-461-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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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편육한점 집어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아!!! 먹고싶다.
조침령이 포장 되어 버렸다니...
캬아~~땡긴다. 수첩에 적어 놨십니다.
아~~~맛있겠다~아~ 먹고 싶어라~~~
참으로 먹음 직 스럽고 입에 침이 고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