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비 까지 내리고 이유없이 바쁜 9월 마지막 토요일...
정진법회참석을 권유받고 갈까말까 고민했는데,
도착해 보니 시원한 가을냄새와 풍경에 오길 잘했구나 싶다.
큰 법당에 올리고 남은 과일을 산신각에 올리려고 산신각 문을 열려는 순간 문고리에 앉아있는 메뚜기와 마주했다.
문을 몇번 여닫아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메뚜기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긴 첨인데...
한끼만 먹어도 왠지 건강해질 것 같은 저녁을 먹고
우산을 쓰고 앞 마당 밤나무 근처에 가봤더니 빗방울에 떨어진 밤송이들이 다투어 손짓한다.
수확의 기쁨이 이런것일까~? 하지만 쉽게 얻은 만큼 먹는것까지 쉽지는 않았다.
삶아진 밤을 까서 먹어보니 맛은 너무 좋은데 손이 아프고 입에 들어가는것이 적었다. -_-a
저녁을 양껏 먹고 법회에 참석하면 108배 하기가 조금 힘이 든다는 것도 알았다. 절은 공복에 해야 할 것 같다.
다음 날은 유마정사를 찾은 무량감로회 회원들과 함께 점심공양을 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나의 올해 가을은 유마정사에서 시작되는가 보다.
첫댓글 보살님은 시인인갑소이. 어쩜 표현도 이리 자기모습하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똑 같아요.
공양간테이블위에 오종종하게 모여 있는 밤톨을 보긴 했는데 경황이 없어 못 먹고 온게 영~~아쉽네요.
우리 무량감로회를 위해 늦게까지 애써주셔서 감사했어요
ㅋㅋ 가을은 누구든 시인을 만드는 계절인가봐요~♥
메뚜기와의 인연....무슨 노래를 나누셨을까?
가을이라고 떨어진 밤똘과의 인연....무슨 맛을 느끼셨을까?
메뚜기도... 밤송이도... 저도... 이땅 이순간을 채우는 작지만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을 ^^
수필가다운 글입니다. 비내리는 날, 메뚜기, 밤송이, 삶은밤 등 가을의 정경을 그대로 나타 냈네요.
감사합니다.
메뚜기와 밤송이 덕분에 1일 수필가가 되었네요 ^^
정경임 보살의 글은 맛갈스럽고 생생한 현장을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읽어도 또 읽고 싶답니다. ^^ 좋은 글 고맙습니다.
아무래도 맛있는 먹거리 사진들을 주로 올려서 그런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