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안에서 올바르게 쓰임 받는 과학기술인이 되겠습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 300여명의 기독 과학기술인들은 ‘제1회 크리스천 과학기술인 포럼’에 참석해 교만했던 지난날을 회개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한국크리스천과학기술인포럼(공동대표 경종민 KAIST 교수,장수영 포항공대 교수)이 주최한 이날 모임은 기독 신앙을 갖고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겪는 갈등을 해소하고 우리 사회의 올바른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자들의 역할을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
합동신학대 송인규(새시대교회 담임) 교수는 ‘크리스천 과학기술인 운동의 성경적 조망’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목회자만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것이 아니라 모든 직업의 종사자가 모두 이에 해당한다”며 “과학기술인으로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바로 깨달아 주님 오실 그날까지 봉사와 섬김의 삶을 살아가자”고 말했다.
이화여대 전길자(화학과) 교수는 “황우석 박사를 비난할 수 없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하고 있다”며 “지금의 이 고통이 정직한 과학자를 만들어가는 하나님의 귀한 선물로 여기고 싶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날 연구윤리과정 개설,연구진실성위원회 설치,논문 조작 등 연구 부정 행위에 대한 가이드 라인 제정 등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했다.
동덕여대 손봉호 총장의 격려사도 관심을 끌었다. 손 총장은 “과학자들은 과학기술을 통해 자신들의 힘을 신장하고 싶어 하나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는 힘은 반드시 부패해 멸망할 것”이라고 충고한 뒤 “과학기술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온전히 사용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잘못된 연구비 관행을 지적하면서 크리스천 과학기술인들이 솔선수범해 부끄럽지 않는 과학기술계가 되도록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포럼에서는 미국의 기독 과학기술인 10여명도 참석,한국과 미국의 ‘한인 기독과학자 운동’ 현황도 소개됐다.
지난해 10월 대전 과학기술원에서 70여명의 위원들이 창립예배를 드리고 출범한 ‘한국크리스천과학기술인포럼’의 주된 목적은 과학기술 전문가들에게 성경적 소명 의식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포럼은 앞으로 과학기술을 활용한 국내외 봉사와 선교활동,청소년 진로 상담,정보 제공,출판 사역 등을 펼칠 예정이다. 또 과학기술 논제에 대한 기독교계의 의견 수렴 및 심포지엄 개최 등 대외 활동도 펼친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