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의 남부 안탈리아 지방은 유명한 휴양도시다.
지중해의 온화한 기온이 겨울철에도 꽃피게 한다.
지중해 물빛은 역시 햇살에 비추일 때 아름다울 것 같다.
우리가 도착한 안탈리아 해변은 구름이 덮어 회색조를 띄었다.
그래서 지중해 특유의 그 물빛은 느껴보질 못했지만 회색빛이 섞인 물빛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여름에 강렬한 햇살이 쏟아질 때의 이 해변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젊음의 뜨거운 사랑으로 가득하리라
나이듦의 휴식이 주는 평온함이 가득하리라
낭만이 햇살에 눈부시게 반짝이리라
즐거운 웃음이 파도처럼 넘쳐나리라
모두가 떠난 겨울 바다에서 우린 그 흔적을 느끼며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말없음표를 사진으로 대신하리.




호텔로 가는 길은 안탈리아의 구시가지를 통해 간다.
탑 정면의 푸른 타일이 박힌 이블리 탑, 하드리아누스의 문을 통과하는데
가는 길이 너무 예쁘다
우리의 인사동 골목쯤 되는 곳이라 하는데 가이드를 졸라 더 머물게 해달라고 하고 싶었다
골목이 많아 우릴 통제하기가 어려운지 눈요기만 실컷 시키고 그대로 하드리아누스의 문을 통과시키고 만다
아쉬움은 사진으로...

마치 무너진 성벽을 대문으로 사용하는 듯한 느낌의 가게가 참 이색적이었다


벽에 붙여놓은 접시들의 색조가 지중해와 어울린다

우리 한옥마을 어디쯤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나무 대문이다

호텔 입구에서 바라본 정원이 아기자기 아름답다


작은 간판 하나에도 멋이 가득하다

왠지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닮았다. 아하! 산토리니는 지붕이 눈부신 흰색이지, 그러니 산토리니와 반대의 색조네
이 날 묵은 호텔에서는 처음으로 하맘식 사우나를 경험한다.
수영복을 입은 채로 허리부터 다리까지 가릴 수 있는 긴 천을 두른 채로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
대중탕 대리석 바닥이 따끈하니 누워서 몸을 뎁힐 수도 있고 건식, 습식 사우나를 드나들며 즐길 수가 있는데
나중에 몸을 씻을 때조차 수영복을 입고 있어야하니
좀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 훌러덩 벗는 우리네 목욕문화에 젖어서 그런가?
하맘식 사우나도 경험한 노곤한 몸으로 잠도 잘 잤다
이제 중간에 틈틈히 깨어나는 시차부적응상태는 벗어난 듯하다
알람소리도 못 듣고 옆방 동료가 아침식사시간 물어보는 전화소리에 깨어 깜짝 놀란적도 있으니
이제 완전 적응한게 분명하다

릭소스라는 고급 호텔에서 일어나 호텔 정원을 산책하다 만난 부지런한 부부가
바닷길로 이어진 산책로를 알려주는 바람에 바닷길로 내려가 해변을 산책했다
그 때의 헤프닝!
해변의 예쁜 돌들에 반하고, 어제 오후에 아쉬웠던 지중해 물빛에 반해 호젓한 시간을 보내다가
돌이 너무 예뻐 몇 개 가져가고 싶은 유혹이 생겼다.
그 돌 빛이 터키석을 닮은 것도 있고 루비를 닮은 것도 있다.
모양은 또 얼마나 앙증맞고 동글동글한가
꼭 무엇에 쓰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저 예쁘고 앙증맞으니 기념으로 가져가고 싶은 거였다
그런데 호텔을 나와 해변에서의 시간을 준다.
그러면서 현지가이드 왈 여행객들 모두가
'오이지 눌러 두겠다'
'동치미 눌러 두겠다' 하며 돌을 집어 넣는데 그거 공항에서 걸리면 벌금 물어내야한다고 엄포를 놓는다
허걱!
우린 아침에 이미 몇개 주머니에 넣었는데....
-사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래도 돌을 고르고 있는 것 같은 의심이 감
특히 양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여인은 제법 고른 것 같은데 ㅋㅋ -
네명의 새가슴 동료들 
막 웃으며 슬며시 주머니에 넣었던 돌을 털어낸다.
'그래 지금은 기념이 될 것 같지만 한동안 쓰다듬다가는 보이지 않는 화분구석에 던져지던가 아님 어딘가로 버려질 게 뻔하다'
이 해변에 있는 돌이 다 없어지면 안되지...
-돌을 줍는 3여인, 사진에 없는 여인은 절대 돌을 주웠다는 증거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