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사에서 시작하고 끝난 원점회귀산행
용암산이 좋다더라는 소문이 번져 요사이 이 산을 찾는 산악회가 많아졌다. 대전 참사랑산악회(회장 김세천)도 용암산을 가게 되어 그 일행에 끼었다. 다른 산악회에서도 참가해 자리는 가득 찼고, 회장과 임원들의 재치있는 안내로 차안은 흥겹고 들뜬 분위기였다. 김병순씨 등 여자 임원은 연방 인절미, 과일, 음료수 등 먹거리를 나누어 주어 다먹지 못해 나는 바랑에 챙겨 넣었다.
차는 한천에서 논둑길로 어렵게 용암사 주차장까지 들어섰다. 절에 들러 찬물로 이름난 한천 물을 맛보고 샘 바로 옆 돌계단을 올라 산에 들어섰다. 산길 들머리에 '정상 1.7km' 안내판이 있다. 이 길은 도덕산과 용암산 사이의 얕은 골짜기를 지나 고갯마루에 오른다.
고갯마루에서는 오른편(남서쪽)으로 등성이를 탄다. 등성이 길은 채석장을 비껴 오른편(북) 비탈로 오르고, 채석장 위로 오르면 넓은 묘가 있다. 곧 작은 잘록이를 지나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오른 바위봉우리를 만난다. 이 바위등성이가 첫번째 바위지대로, 위가 날카롭고 고르지 않아 길은 왼편(남쪽) 바위벽 아래로 나 있다.
꽤 긴 바위벽을 지나면 성터가 분명한 곳에 이르고, '용암사 0.8km, 정상 0.4km' 안내표가 있다. 여기서부터 평지를 가운데 두고 양편에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바로 또 삼거리가 나서고 같은 안내표지가 있다.
다음 봉우리는 사다리를 통해 올라야 한다. 여기가 바위봉우리 일곱 개가 조금씩 낮아지며 용암사를 향해 나란히 서있는 칠형제바위다. 여기서 좁은 등성이를 건너 오르면 네번째 바위봉우리로, 그저 둥그스름한 봉우리다. 다섯번째가 고스락이다. 사방이 높은 낭떠러지로 되어 있어 마치 하늘 위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서쪽으로 낙락장송도 멋있는 큰 바위봉우리가 보이고, 능주의 너른 들도 내려다보인다. 멀리 무등산이 보이고, 동쪽으로 모후산 조계산 등도 보이며, 잘하면 월출산도 볼 수 있다.
하산은 올라왔던 길로 되내려가 성터 삼거리에서 처음 만난 안내표지에 따라 왼편 성 위로 올라선다. 성 위를 건너면 바로 비탈로 내려서는 길이 보인다. 비탈길은 등성이로 나아갔다가 다시 골짜기로 떨어지고, 큰 바위 아래 샘터를 지나면 자라목처럼 생긴 성문터를 거친다.
길은 임도로 이어지고 돌탑 일곱 개가 있는 기도터를 지난 뒤에도 임도는 계속된다. 용암산장 옆을 지나 앞으로 돌면 대나무숲이 있고, 대나무숲 끝을 돌아 조금 오르면 처음 나섰던 용문사 주차장이다.
산행시간은 2시간30분~3시간 잡으면 된다.
*산행길잡이
산행을 시작하는 곳도 끝내는 곳도 용암사다. 용암사 위에서 시작하느냐 아래에서 시작하느냐가 다를 뿐이다.
절 윗길: 용암사~샘터 위 돌계단~골짜기~고갯마루(도덕산과 용문산 사이)~채석장~주능선~성터~칠형제바위~고스락
절 아랫길: 용암사~대나무숲 아래~용암산장~임도~기도터~약수터~비탈길~주능선 성터~칠형제바위~고스락
천길 벼랑과 하늘로 솟아 오른 기암괴봉들이 장쾌하고 멋이 있으며 험해 보이지만, 산에 들어서서 올라보면 산길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고, 그리 어렵거나 위험하지 않다.
절 위로 오르는 고갯길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가파르지 않고 다섯 곳의 바위등성이를 차례로 거치기 때문에 처음부터 가파르게 올라채는 절 아랫길보다 낫다.
*교통
용암산을 찾아가려면 29번 국도변에 있는 능주(화순군 능주면)를 거쳐야 한다.
광주 광천동 종합터미널에서 218번 버스(오음리행)가 하루 7회 한천면 사무소가 있는 한계리에 드나들고 있다. 능주에서 직행버스가 서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 오든 능주에 들러 218번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자가용 승용차로 가려면 능주에서 29번 국도 아래를 지나 822번 지방도를 타고 가면 한천면 사무소가 있는 한계리에 이른다. 한계리에서 용암사까지는 논밭 가운데 길로 1.5km 정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