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묘미알면 말에 대한 공포 사라져
*박정희·김영삼 前 대통령에 고소영씨 등 연예인도 마니아
*최고 전통 클럽 '승우회'는 70~80대 노익장 회원 즐비
유명 인사 가운데 승마를 취미로 삼았던 사람을 꼽으라면 제일 처음 떠오르는 사람은 박정희 전대통령이다. 일본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그는 생도시절 승마를 정규과목으로 배워, 청와대 안에서도 승마를 즐길 정도였다.
박정희의 정적이었던 김영삼 전대통령도 승마를 즐겼고, 독립투사 였던 이범석 장군도 승마 애호가 였다. 이밖에 노태우 전대통령의 딸인 노소영씨도 승마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연예계에도 승마 애호가가 많다. 사극 출연이 잦았던 최수종이 승마를 좋아하고, 송일국은 취미란에 항상 승마라고 적어 놓을 정도다. 여자 연예인 중에는 탤런트 고소영이 승마선수 출신이며, 미스코리아중에선 한성주, 이은희가 승마를 즐겼다.
승마는 지금도 대중화가 안 된 스포츠지만 그나마 잠깐 활성화 된 것은 80년대 후반부터 였다. 이후 반짝 활기를 띄던 생활승마는 90년대말 IMF사태를 맞으면서 주 수요 층이던 자영업자들의 몰락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걷다가, 최근 들어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평생 말과 함께 한 사람들
KRA(한국마사회)에서는 국내 승마인구를 대략 5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고, 매주 한 번 이상 말을 타는 승마인구는 5,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승마인구가 늘어나면서 대학 동아리, 인터넷 카페 등을 중심으로 한 동호회도 크게 늘고 있는데 이중 가장 오래된 동호회는 과천경마장내 승마훈련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승우회를 꼽을 수 있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삼열(81)전 연대의대교수는 13살때인 함흥고보 시절 기도부(驥道部:승마부)에 가입하면서 승마에 입문, 68년째 말을 타고 있다. 그는 이후 세브란스의전에 진학, 해방직후 생긴 학생마술연맹의 활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전교수는 "당시 김천성(전 육군준장) 길전식(전 공화당의원), 이항진박사(개업의)등이 학생마술연맹의 주축 멤버로 활동했다"며"김천성, 길전식은 말을 타기위해 군에 입대했을 정도로 승마광(狂)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부상 없이 승마를 즐기는 비결에 대해 "나도 낙마한 적은 많지만 머리만 다치지 않으면 큰 부상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며"반드시 헬멧을 착용하고, 습성을 잘 아는 말을 타면 다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모임?또 다른 터줏대감은 변학남 한국마사동우회 자문위원(76)이다. 61년째 말을 타고 있는 변위원 역시 학생때 부터 즐기던 승마를 평생 이어온 경우다 .
감사원 부이사관으로 공직생활을 마친 변위원은 "우리나라에서 말을 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아버지와 아들이 승마 선수여서 나도 운 좋게 한 평생 말을 탈 수 있었다"며"말을 타면 호연지기(浩然之氣)가 길러지고 위장 등 소화기 계통이 튼튼해 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덕팔 대하전자 회장(70)은 20세에 승마를 시작했지만 50세 때 부터 본격적으로 말을 타기 시작했다. 그는 승마의 매력에 대해 "낙마로 다쳐 앓아 누웠다가도 상처가 낫기도 전에 다시 말을 찾게 될 만큼 승마는 매력적인 운동"이라며"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전신 운동으로는 승마가 단연 최고"라고 말했다.
치과의사인 이근하(55)원장은 42세에 말을 타기 시작해 장애물대회에 까지 출전한 늦깎이다.
그는 93년 승마를 시작 5년간 취미로 즐기다 한 해 동안 장애물을 배워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는 "장애물 종목이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지만 아마추어가 선수로 등록하려면 교관선정 등 절차가 쉽지는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여성회원인 황정애씨는 "처음에 말을 탈 때는 상당히 무서웠다"며"하지만 말이 내가 초보라는 걸 알고 만만히 보고 제 마음대로 하길래 오기가 생겨서 매일 탔다"고 초기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녀는 말에서 떨어져 얼굴에 상처를 입기도 했는데 "승마는 말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드는 것에 반비례해서 즐거움이 늘어나는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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