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부하는 있는 책이다.
헤겔 레스토랑과 라깡 카페 2권 세트인데 헤겔 레스토랑 마지막 부분부터 보는 중..
이 책은 현존하는 지상 최고의 공산주의자인 슬라보예 지젝의 책인데 번역본이다.
왠만하면 거들떠보기 힘든 책인데 귀한 분을 알게 되어서 그 분의 강의듣다보니 이 책에 입문했다.
인천 이랑도서관에서 유럽현대철학강의 시리즈중에 마지막으로 민승기샘의 데리다강의를 들었다.
보통2시간강의를 기본이 3시간 훌쩍 넘긴다.
데리다는 도가의 노장사상과 비슷한 점이 많은데 그 어려운 개념을 너무 쉽게 설명해주신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대학원강의나 대중강의나 똑같이 강의한다고 하신다.
대중강의와 학교강의는 보통 차이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 접점을 찾는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많은 분들의 강의를 들었지만 대중강의와 전문강의의 최접점에서 둘다 잡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중에서는 단연 최고였다.
어려운 전문 개념을 대중이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전달한다는 의미..
지젝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많이 인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젝을 전문적으로 강의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지젝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양철학의 모든 부분을 다 건드리기때문에 서양철학에 완전 달통하지 않고서는 지젝 강의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지젝을 강의한다는 것은 서양철학의 모든 부분에 대해 자신있다는 반증이다.
동양철학(예: 맹자의 여민과 위민의 차이점), 수많은 영화속 장면의 메세지(예: 님포매니악 시리즈에서 sexuality의 철학적 해석), 문학적 설명까지 듣다보면 언제 영화나 문학까지 다 섬렵했을까하는 막연한 의구심마저 든다.
게다가 한국정치사건들(유승민, 세월호..)에 대해서도 철학적 잣대로 뒤집어버린다.
이렇게 어려운 강의에 20명씩 공부하러 온다는 것은 매니아가 많다는 의미다.(박사학위논문 준비중인 분도 꽤 많다)
푸코강의하신 허경샘의 소개로 이렇게 저렇게 알게 되었다.
한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세계까지 알게 된다는 뜻이다.
알게된 새로운 세계가 나의 무지를 깨줘서 좋긴 좋은데 정말 좋은데.. 다 소화하기 힘들다면?
소화력을 개선하는 수 밖에 없나?
내가 알고 있다는 것보다는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훨씬 많지만 갈때까지 가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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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한 내용중에 추천하거나 더 공부해보고 싶은 부분은 정신분석쪽이다.
우리는 어릴때 하늘의 반대말은 땅이라고 배웠다.
정신분석에서는 다르지 않다.
사랑해주는 어머니와 야단치는 어머니가 반대가 아니라 같다.
어머니의 다른 두가지 면일뿐이다.
정신분석을 공부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이분법을 탈피한다는 것이다.
철학공부가 원래 그런 것이지만..
정신분석은 이분법을 넘어 무한가지의 가능성과 겹침, 다층성을 통찰하는 것이다.
타인을 아는 것이 나 자신을 아는 것이고 자신을 아는 것이 또한 타인을 아는 것이다.
나와 타인의 구분을 넘어 내안에 들어와 있는 타인, 타인안에 들어가있는 자신을 관찰해보는 것이다.
나처럼 심리학에 대해 관심 많은 사람에게는 필수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