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현의 열한번째의 시집을 읽은 느낌을 써보려합니다.
본인도 시를 공부하고 있지만 시를 공부하는 것과 시를 쓰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시는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 내면의 있는 깊이를 읽어야 한다고...
그래서 시는 이중 삼중의 숨은 뜻이 있고 압축된 언어로 된 우리에 삶의 이야기입니다. 입체적이어야 하지요
그러면서 순수함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이 책의 발문을 쓴 장윤수문학박사의 의하면 최동현의 시는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이 있다고 합니다.
그의 시를 읽다보면 전적으로 동의하게 됩니다.
마치 물흐르듯이 수려하게 전개되는데...
내용이 복잡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는데... 뜻은 깊고...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순수함과 만나게 합니다. 말을 주고 받으면서 느낄 수 없는 기쁨을 주지요.
첫 장에 있는 "마음의 손"이 참 인상적입니다.
마음이 손
일찍이, 마음이 손이라는 것을 몰랐고
손이 마음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손이 깨끗하고
손이 깨끗한 사람이 마음이 깨끗하다
마음이 비어있을 때 손이 아름다웠고
손이 비어있을 때 마음이 가득했다
빈손이라야
비운 마음이라야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꼭 잡을 수 있다
(전문)
솔직함과 순수함이 느껴집니다. 이때 손이 깨끗함이란 손 관리를 잘해서 손이 깨끗함을 말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손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가 마음을 대변한다는 것
그래서 손과 마음은 하나라는 것
사람은 누구나 욕심이 앞서고 상처를 주고 받지만 순수함을 잊지는 말아라 라는 메세지로 느껴집니다.
특히 나이를 먹어가는 처지에서는...
못난 시는 잔소리가 되기도 하고 넉두리가 되기도 합니다
그의 시는 군더더기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깊은 뜻을 쉽게 전달합니다
여기서 압축된 언어로 된 시를 찾아보았습니다.
그 대
꽃은 피는데
꽃은 다시 피는데
오 ㅡ 그대여
꽃은 지는데
꽃이 다시 지는데
아 ㅡ 그대여
(전문)
여기서 꽃이란 연인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가 될 수도 있고
내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 지나간 청춘과 어느덧 맞이한 노년이...
덧없이 흘러간 내 인생이...
아 ㅡ 그대여
우리 내면에 있는 근원적인 그리움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읽을 때마다 뜻이 달라지기도 하지요 이것이 시의 참 기능입니다.
집사람에게 보여준 시가 있습니다.
아 내
자리가 비어 보니 알겠다
나의 반쪽인 것을
아니
나의 전부인 것을
그리고 집사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이것이 내 진심이야"
아부가 삶의 지혜라고 누가 말했더라
이 계절에 맞는 시가 있습니다
늦은 가을에
바람 부는 가을날
발길 차는 낙엽들
두 무릎을 툭툭 치더니
어깨 위에 올라타더니
손바닥만 한 놈이 내 낯짝을 때리고
멀리 날아간다.
정신 차리라고
나이 뒤에 숨지 말라고
이 해도 저무는데 무엇하냐고.
늦은 이 가을에
세월을 허비한 죄는 아냐고
인생을 낭비한 벌은 잊었냐고
(전문)
가을을 맞아 막연하게 품었던 아쉬운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무성의 하게 맞았던 나의 가을을...
알차게 보내지 못한 나의 지난날을...
또 후회 할지라도 알찬 삶을 살아가기를 다짐합니다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따듯한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며 살기를...
유튜브로 바둑이나 격투기를 보며 시간을 보내지 말고 성경을 많이 읽고 최동현의 시도 읽으며
알차게 살아가기를...
내가 시인의 세계를 조금 아는데 열번 이상 시집을 발간한 시인은 많지 않습니다
시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없으면 가당치 않은 일입니다.
진정한 시인 최동현이 우리의 친구라는 것이 참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