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감상문
저번에 보지 못 한 영화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를 봤습니다. 이 영화는 저번에 봤던 호크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사후에 누군가의 우연한 발견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예술가라는 면에서 초반에서부터 신비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녀는 왜 세상에 나오지 않고 오랜 시간동안 자신을 숨기며 살아왔는지, 의문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 따라 영화가 진행되어 흥미롭게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가정부로 일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사진을 찍었던 그녀의 사진은, 대상을 완전히 이해한 것 같은 하나의 작품이었습니다. 그녀에 대한 사전정보가 없는 사람이라면 비비안 마이어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큰 사람이라 생각할 수 있을 듯 했습니다. 하지만 비비안은 항상 날이 서있고, 자신을 들어내기를 매우 꺼려하며 솔직함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습니다. 가정부라는 직업을 갖고 있고,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설명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는 말이었습니다. 이런 양면성을 띄면서도 비밀스러운 비비안의 일생은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영화 중 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사진을 통한 비비안 마이어의 성격 해석이었습니다. 그녀는 인물사진을 찍을 때 대상과 가까이 근접하여 낮선 이의 영역에 침범해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비비안에 대한 해석이 사람과의 융화력을 볼 수 있는 예시라고 설명했습니다. 고립된 성격에서도 사람에 대한 해석이 뛰어난 것을 보면 사람과의 융화력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오래전의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전혀 뒤처지지 않은 비비안의 작품들을 보며, 이런 영향이 큰 예술가가 생전에 주목받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좋아하고, 정치에 관심이 있으며, 어두운 면과 따듯한 면이 뚜렷하게 공존하는 괴짜 예술가 비비안 마이어를 알게 되어 흥미로웠고 재미있게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회 <1/25초의 사이>
대전 복합터미널 DTC아트센터에서 개최한 '1/25초의 사이'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작가 : 김정범, 문기전, 이예승, 이지연, 왕지원
전시회에서 동양화, 사진, 조각, 설치 등등을 보고 왔습니다.
->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으로 이지연작가의 '수목한계선을 넘어'를 골랐습니다. 위 작품을 자세히 보면 원통형 엘레베이터가 빽빽히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저는 이 것을 보며 이 전시회의 이름인 '1/25초의 사이'를 가장 잘 나타내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한순간의 찰나에서도 어지럽게 흘러가는 사회의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또한 큰 이미지에 압도되어 작품에 포함된 듯한 느낌이 들어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엄청 복잡하게 보이면서도 질서있게 구성된 사진을 보며, 지금의 사회도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급성장하여 어지럽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도 질서는 있고 서로 맞물려 활동해 나가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관람했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나름의 해석을 해나가며 작품의 의도를 추측해보며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