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을 깨자 / 김정숙]
이대로가 좋아
살아 온 세월이
만들어 놓은 안전지대
그 속에 갇혀서
그럭저럭 잘 살고 있잖아
정말일까요
코 끝을 스치는
가을 바람의 향기를
맡을 수 있나요
하늘의 구름 이야기
들려 오나요
거리의 사람들
행복이 보이나요
망설이지 말고
굳어버린 꿈의 창고
빗장을 열어 보세요
온 몸이 녹슬어
삐걱거릴지라도
무력함의 끈을 놓아
코스모스 바람에
날려 보내고
뒤엉킨 틀 속
웅크렸던 나르시시즘
이제는 벗어나
가을 한 움큼
꿈 한 움큼
느껴 보아요
l해설l
이상화된 자신에 대한 자기애적 왜곡을 의미하는 말이 나르시시즘(自己愛 / Narcissism)입니다. 이런 증상이 심하면 흔히 말하는 공주병•왕자병 취급을 받으며 무리에서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조롱을 받기도 하는데, 나르시시스트들의 행동을 왜곡되게 해석하면 다재다능한 리더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는 정신적•신체적으로 큰 해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보통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지만, 학교나 직장에서 배우며 노력하며 미성숙한 단계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자신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만약에 병아리가 알을 깨지 못한다면, 또 개구리가 우물 안에서 만족한다며 그들은 더 넓고 밝은 세상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이대로가 좋아’라며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도움닫기를 하는 김정숙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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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