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프렌즈는 7월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 동안 국립 목포대학교 재학생 및 교직원 13명이 참여하는 하계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몽골 바가노르 지역에서 진행했습니다. 바가노르 청소년 꿈나무센터 아동들과 함께 교육봉사,
노력봉사, 문화탐방 등을 진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김가하(사회복지과) 정준모(환경교육과) 학생의 글로 소개합니다.
김가하(사회복지학과) : 빠야를라!
몽골 해외봉사를 먼저 다녀온 선배는 늘 나에게 “가하야, 몽골은 너가 정말 좋아할 거 같아. 해외봉사를 몽골로
가보는 건 어때?”라며 질문을 하였다. 동계 때 필리핀 봉사를 다녀온 후 해외봉사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마음 한구석에 담고 있던 나는 몽골 해외봉사를 꿈꿔왔다. 그러다 MNU 사회봉사단 3기 단원으로 2024학년도 하계
대학 자체개발 해외봉사를 참여하게 되었다.
유일한 해외봉사 경험자 즉, 선임멘토인 내가 학생단장의 역할까지 맡게 되었다. 내가 과연 선임멘토로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많은 고민을 시작하였다. “팀장의 역할이 무엇이라 생각해?”라는
선생님의 물음에 “그래도 팀장은 팀원을 이끄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하였다. 돌아오는 답은
“왜 팀장은 이끌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였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드는 대화였다.
선임멘토, 학생단장으로서의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봉사단원들을 서포트할 수 있는,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기로 하였다. 그렇게 나의 몽골 이야기는 시작된다.
첫 수업부터 의도치 않은 상황이 생겼다. 인원수 부족 및 장소 문제가 생겼는데 그 아이들도 함께하고 싶다고
하였다. 우리의 첫 행운이었다. 서로 설레는 마음으로 “사인오!”하고 인사를 하였다. 아이들은 우리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미소를 지어주며, 되레 우리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였다. 우리가 과자를 나눠주면 감사할 줄 알고, 그 작은 과자마저 우리와 나눠 먹자고 건네주었다. 항상 해외봉사에 참여하며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
주자, 웃게 해주자”라고 다짐하는 나지만 매번 아이들에게 사랑과 미소를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준비한 수업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해준 아이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어려움은
있었지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었다. 수업마다 선생님들 옆에 꼭 붙어서 손을 잡고 질문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이름을 작성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면 항상 알록달록한 펜을 들고 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그렇게 많은 것을 느끼다 보니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우리는 그림일기와 롤링페이퍼를 작성하였다. 우리와
함께한 프로그램의 이야기로 가득하였다. 롤링페이퍼에는“사랑해요 선생님”, “I Love you kim ga ha. I’ll allways rememver you. You’re so beatiful remember me too! bye”와 같이 아이들의 진심을 들을 수 있던 말들과 그림이 가득하였다. 아이들이 우리를 스쳐가는 사람이 아닌 함께 웃었던 사람으로 기억하면 좋겠다는 욕심이 자꾸만
들었다. 진심을 다해 아이들과 함께한 우리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마지막 인사를 하였다. 그렇게 아이들과의
날들을 마무리하였다.
우리는 몽골의 문화를 알아갔다. 넓고 푸른 땅, 푸르른 하늘, 몽글한 구름, 말과 소 등 흔히 우리는 이러한 몽골의 풍경을 보고 낭만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직접 가정방문도 하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강추위와 사막화로 실업자가 되며, 게르촌에 정착하는 유목민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게르촌은 취약한 치안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 굉장히 넓은 범위로 분포되어 있어 우리와 함께 수업한 아이들은 학교를 오기 위해 왕복 10Km의 비포장
도로를 걸어야 학교를 올 수 있다. “우리에게는 낭만이라는 것이 이들에게는 현실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몽골에서 본 별만큼 이곳의 아이들은 반짝였다. 그리고 우리 또한 반짝이려 노력했다. 이렇게 나의 두 번째
도전도 끝나갔다. 정말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항상 아쉬움은 남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아쉬움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다음 모습이 기대된다!
함께한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몽쉘팀인 4명의 단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나의 여름을 12명의 사람들과 함께, 사랑과 미소, 그리고 다양한 감정을 배울 수 있었던 몽골 해외봉사로 채울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빠야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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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환경교육과) : 나에게 해외 봉사란?
나에게 해외봉사란 난제와도 같았다. 풀리는 것 같다가도 풀리지 않고, 열심히 달려도 제자리걸음인 것처럼
느껴졌다. 준비하면 준비할수록 길을 잃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길을 잃은 채로 몽골 바가노르구 꿈나무센터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수많은 물음표를 만났다. 그 만남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처음 만난 물음표들은 우리를 어색해했다. 그런데 어색해하던 것도 잠깐, 이내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우리에게 다가와 주었다. 어떻게 처음 본 사람을, 그것도 다른 나라 사람을 티없이 맑은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걸까. 어떻게 불확실한 사람에게 커다란 사랑을 줄 수 있는 걸까. 이해되지 않는 난제투성이 속에서, 나는 하나의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너희를 포기하기보단 최선을 다하길 선택했고, 너희는 우리를 불신하기보단 믿어주기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그 모든 선택과 사실이 모여 곧 우리의 근거와 믿음이 되었고, 그 근거와 믿음은 난제를 간단한 명제로
만들어버렸다.
나는 여태 어떻게 해야 내가 가진 것을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너희를 도와줄 수 있을까에만 집중하며
달려왔다. 그런데 막상 달려서 도착하고 아이들과 마주하니 나의 것을 준다기보단, 너와 나의 것을 나누는 느낌이 들었다. 왜 여태 몰랐을까. 이리 간단하고도 쉬운 명제를. 봉사는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이라는 명제.
그러자 그 순간, 물음표들은 느낌표로 바뀌었다. 그리고 곧 느낌표들은 하나의 별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몽골에서 처음 본 밤하늘은, 내 생각만큼 빛나지 않더라. 그런데 처음 본 너희들의 눈은 하늘의 그 어떤 별보다도 밝게
빛나고 있었어. 타인을 쉽게 사랑하는 것. 그게 너희가 빛나는 이유인가 봐. 그래서 너희들이 그렇게 빛나나봐.
너희의 눈물은 너무나도 귀했어. 너희에겐 우리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봉사자 중 하나였을 텐데, 우리에게 웃어줘서, 우릴 위해 울어줘서, 우리를 사랑해줘서 너무 감사했어. 그리고 너희의 근거와 믿음은 곧 최선의 값을 도출해 낼 수 있는 행동의 이유가 되어줬어.
너희가 준 귀한, 그리고 과분한 눈물이 부끄럽지 않도록 더 나은 어른이 될게. 너희들이 우리를 좋아했단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더 나은 어른이 될게. 그리고 우리의 근거가 되어준 너희를 위해서라도 반듯한 어른이 될게.
나는 결코 우리 이야기의 끝이 슬픔으로 완결된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 헤어짐은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또 하나의 기회고,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그러니깐 우리 단단해져서,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지고,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질 우리가 되어서 언젠간 꼭 다시 만나자.
나에게 해외 봉사란 더 이상 난제가 아니다. 우리를 사랑해 준 아이들이 존재하기에, 그 아이들이 자라나서 세상 밖으로 나와도 우리들을 기억해줄 것을 믿기에, 너희가 나에게 준 거친 세상을 살아갈 힘과 사랑을 나는 평생
가지고 살아갈 것이기에. 그렇기에 나에게 해외 봉사란 더 이상 난제가 아니다.
나에게 해외봉사란 물음은 너희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 너희가 우릴 믿어주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것이고, 너희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고, 너희가 없었더라면 해외 봉사의
의미가 없었을 거야.
나의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준 너희를 존경해. 나의 난제를 명제로 만들어준 너희에게 감사해.
그리고, 눈이 시릴 만큼 빛나는 너희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