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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은 우리 본당 공동체만의 특별한 자랑거리나 사람들을 소개하는 '우리 공동체 좋아요'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소식을 읽고 마음 속으로 '좋아요' 버튼을 눌러보는 것은 어떨까요? '페북 친구'처럼 신자들간 거리도 한결 가까워질테니까요. 첫 번째 주인공은 '서울대교구 복음화 2020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서울 오금동본당(주임 이기양 신부)입니다. 관할 지역 복음화율을 22.98%로 끌어올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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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개최한 전 신자 성모성월 묵주 고리기도에서 많은 신자들이 성당 마당을 가득 메운 채 묵주기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오금동본당 |
#발길이 머무는 오금동성당 하느님 집인 성당은 주일에는 신자들로 가득하지만 평일에는 대개 썰렁함이 도를 넘어 거의 정적 수준이다. 하지만 오금동본당은 조금 다르다. 기자가 목요일인 5일 오후 3시께 오금동성당을 찾았을 때, 미사가 있는 시간대도, 단체 활동이 있는 시간도 아니었지만, 만남의 방에서는 많은 이들이 커피와 음료를 즐기며 책장에 꽂힌 신심서적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권은선(미카엘라) 사무원은 "방학이라 사람이 적은 편이지, 평소 이 시간대면 만남의 방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로 떠들썩하다"며 "신자도 아닌 학생들이 성당에 몰려와 음료수를 마시며 아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풍경"이라고 귀띔했다. 오금동성당 만남의 방에는 자판기 몇 대와 테이블이 있는 정도다. 캔 음료를 제외한 모든 음료가 100원으로 저렴하다. 원가에도 미치지 않는 착한 가격으로 지역 주민과 학생은 물론 직장인들까지 성당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만남의 방에서 최근 2년 동안에만 12번의 전시회를 여는 등 볼거리까지 제공하자 자연스럽게 주민들 발걸음이 머무는 곳이 됐다. 성당을 '가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으로 만들자는 이기양 주임신부 아이디어가 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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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교나무에 예비신자 이름을 적어 봉헌한 모습. |
#복음화율 20%를 향해 성당에 차츰 사람들이 머물게 되자, 이에 발맞춰 시작한 것이 '1000명 세례자 봉헌 운동'이다. 신자들은 선교나무에 가족이나 이웃 등 선교 대상자 이름을 달고, 기도와 함께 전교운동을 펼쳤다. 결과는 놀라웠다. 2007년 507명을 시작으로 2008년 602명이 세례를 받는 등 지난해까지 2011명이 하느님 자녀가 됐다. 2007년 15%대에 머물던 복음화율이 2009년 말에 목표치인 20%를 돌파했다. 2009년 방이동본당을 분가시켜 신자 수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달성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복음화율 향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교육을 통한 신자들 의식 변화'다. 유명인사의 금요특강과 신심서적 읽기 운동, 신약성경 쓰기 운동을 벌인 결과 복음화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본당은 2009년부터 매월 1회 소설가 공지영(마리아)씨와 신달자(엘리사벳) 시인, 소설가 한수산(요한크리소스토모)씨, 차동엽(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신부 등 유명 강사들을 초청, 신자와 주민들에게 양질의 강의를 제공했다. 또 2007년 10월에 시작한 신심서적 읽기를 통해 신자들 내적ㆍ영적 성숙을 도모했다. 최근까지 주보를 통해 76권의 신심서적을 추천하고 독후감 쓰기 운동을 펼친 결과는 엄청나다. 그동안 성당 성물방에서 팔린 신심서적만 6만 1841권으로, 이는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신자 한 가정에서 평균 40권을 구입한 분량이다. 1년에 신심서적 한 권 읽기 어렵다는 요즘, 신심서적이 불티나게 팔리는 본당이 오금동이다. 신자 의식 변화로 인한 본당의 변화는 기적에 가깝다. 오금동본당은 감사헌금이 많은 특이한 본당이 됐다. 1월 1일자 주보에 실린 감사헌금 봉헌자는 31명으로, 금액은 474만여 원이다. 1월 8일에는 42명이 850만여 원을 봉헌했다. 이는 웬만한 서울대교구 본당 주일헌금이나 교무금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2009년부터 행주성당 원형보존 및 100주년 기념사업 지원을 비롯해 (재)바보의 나눔 후원 바자, 천호동본당 성전 건립 기금, 제주 성클라라수도회 후원 등 사랑의 후원 운동을 벌여 건당 1~2억 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레지오 마리애 쁘레시디움이 지난 한해에만 13개가 생겼을 정도로 신심단체 활동도 활성화됐다.
지속적 교육과 신심서적 읽기, 성경쓰기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감사의 삶을 살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복음화에 앞장서는 '선순환'이 이뤄진 결과다. 이기양 주임신부는 "신자들이 교육을 통한 의식 변화로 선교에 적극 나서는 한편 자신이 가진 것을 어려운 이웃과 나누려는 마음을 갖게 됐다"며 "이것이야말로 '새 시대 새로운 복음화'가 추구하는 교회의 내적 쇄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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