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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가 십이지의 첫자리가 된다. 그렇게 된 사연을 말해 주는 설화가 몇 가지 있다. 옛날, 하늘의 대왕이 동물들에게 지위를 주고자 했다. 이에, 그 선발 기준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정월 초하루에 제일 먼저 천상의 문에 도달한 짐승으로부터 그 지위를 주겠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각 짐승들은 기뻐하며 저마다 빨리 도착하기 위한 훈련을 했다. 그 중에서도 소가 가장 열심히 수련을 했는데, 각 동물들의 이런 행위를 지켜보던 쥐가 도저히 작고 미약한 자기로서는 먼저 도달함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그 중 제일 열심인 소에게 붙어 있었다. 정월 초하루가 되어 동물들이 앞 다투어 달려왔는데, 소가 가장 부지런하여 제일 먼저 도착하였으나, 도착한 바로 그 순간에 소에게 붙어 있던 쥐가 뛰어내리면서 가장 먼저 문을 통과하였다. 소는 분했지만 두 번째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쥐가 십이지의 첫머리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미약한 힘을 일찍 파악하고, 약삭빠르게 꾀를 썼기 때문이다.
선조대왕 때 어느 날 경연에 임하셨는데 쥐 한 마리가 어전을 지나갔다. 선조대왕은 매우 의심쩍은 기색으로 ‘쥐란 짐승은 저렇게 외모도 못생기었을 뿐 아니라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많거늘 어찌하여 육갑(六甲)의 쥐로 십이간지 중 첫자리에 놓았는고? 경들은 그 까닭을 아는가? 하는 하교가 있었다. 그 때 유희춘이 대답하기를 '다름이 아니오라 쥐의 앞발 가락은 넷이오, 뒷 발가락은 다섯입니다. 그러 하온데 음양陰陽)하에 짝이 맞는 수는 음에 속하옵고 짝이 맞지 않는 수는 양에 속합니다. 그러므로 넷은 음수요, 다섯은 양수입니다. 여러 짐승 중에 한 몽뚱이에 이와 같이 음양이 상반되는 짐승은 쥐 이외에는 별로 없습니다. 그러하온데 원래 음기라는 것은 밤중이 되면 사라지고 뒤미처 양기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하와 쥐로서 열두시 중에 첫 꼭대기에 놓아 자, 축, 인, 묘 등으로 나누게 된 것은 음에 속하는 앞발을 내디딘 뒤에 양에 속한 뒷발을 내디디는 뜻을 취한 것이니 즉 밤 열두시는 양기가 생기는 때인 까닭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이 설화는 쥐의 앞발과 뒷발의 숫자가 다른 점을 음양오행으로 설명한 것이다. 십이지가 방위신과 시간신의 개념에서 시작한 후 오행가(五行家)들은 십간과 십이지에다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의 오행을 붙이고 상생상극(相生相剋)의 방법 등을 여러 가지로 복잡하게 배열하여 인생의 운명은 물론 세상의 안위까지 점치는 법을 만들어 냈다.
구분 | 자 | 축 | 인 | 묘 | 진 | 사 | 오 | 미 | 신 | 유 | 술 |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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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 쥐 | 소 | 호랑이 | 토끼 | 용 | 뱀 | 말 | 양 | 원숭이 | 닭 | 개 | 돼지 |
시간 | 23시~ 01시 | 01시~ 03시 | 03시~ 05시 | 05시~ 07시 | 07시~ 09시 | 09시~ 11시 | 11시~ 13시 | 13시~ 15시 | 15시~ 17시 | 17시~ 19시 | 19시~ 21시 | 21시~ 23시 |
달 | 11월 | 12월 | 1월 | 2월 | 3월 | 4월 | 5월 | 6월 | 7월 | 8월 | 9월 | 10월 |
방위 | 북 | 북북동 | 동동북 | 동 | 동동남 | 남남동 | 남 | 남남서 | 서서남 | 서 | 서서북 | 북북서 |
[동경시간이므로 서울을 기준으로 32분 늦게 적용해야한다, 자시의경우 23시32분-01시31분까지]
첫댓글 자연이치에 합당한 설화네요.
子水, 동물로보면 자장 작지먄, 물은 생명의 근원이기에 처음에 쓰지않았나 생각했는데...
새로운 이야기 반갑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