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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 개관(김필회교수, 에스라 구약학)
1. 제사장 예언자 에스겔
다른 예언자들의 교훈처럼 에스겔 개인에 관한 정보는 매우 단편적이다. 1:3절에 따르면
그는 제사장 부시의 아들, 곧 제사장 출신의 예언자이었다. 아나돗의 제사장 집안 출신
예레미야(렘1:1)와 달리 에스겔은 예루살렘 성전 소속의 제사장 출신 이었다. 장로들이
에스겔에게 묻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아왔던 것을 보아(8:1,14:1,20:1)그의 집안은 유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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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장 가문이었던 것 같다. 1:1의 “서른 째 해”가 에스겔의 나이를 가리킨 다면,
에스겔은 이미 예루살렘에 있을 때부터 성전과 제의 전통에 익숙했을 것이다. 그가
예루살렘에서 제사장으로 활동했을 가능성은 의심스럽지만 집안의 제사장의 뿌리와 전통이
그의 메시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예루살렘과 성전은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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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포한 메시지의 두 중심축이다. 한마디로, 에스겔은 제사장 예언자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다. 에스겔에게는 아내가 있었는데 예루살렘이 포위됐을 때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았다
(24:14-18). 그의 자녀에 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다. 이름 에스겔은 ‘강하다‘를 의미하는
동사 ’히자크‘와 ’하나님‘을 의미하는 명사 ’엘‘의 결합형으로 부모의 소망(하나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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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강건하게 해주길)또는 고백(하나님께서는 강하시다)이 담긴 이름이다. 주전 597년
첫 번째 유배 때 사로 잡혀온 에스겔 일행은 바벨론 남쪽의 성읍 닙푸르 부근에 있는,
유브라데 수로가운데 하나인 그발 강 근처의 델아빕에 정착했다(3:15),델아빕은 에스겔과
그의 동료들이 폐허가 된 채로 오래 동안 버려졌던 지역(이삭의 언덕, 홍수의 언덕)에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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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농토를 일구며 살았음을 시사해준다. 에스겔이 예언자로 활동한 기간은 비교적 구체적
으로 한정할 수 있다. 그는 델라빕에 정착한지 다섯 해가 지나 주전593년 그발 강가에서 에언
자로 부름 받고 주전571년까지 말씀을 선포했다. 대략20년이 조금 넘게 예언자로 활동 했다.
그의 예언 활동은 바벨론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된 주전 587녀을 기점으로 두 시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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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뉜다. 주전 593년부터 588년까지는 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2:10)을 전하는 심판 예언
자로, 주전 585년부터는 다시 세우는 영적 파수꾼으로 활동했다(33:21). 상응해서 에스겔은
그발 강가에서 심판 예언자로 부름 받고(1:1-3:15)칠일이 지나 이스라엘 족속의 영적 상태를
살펴 경고하고 회개를 요청하는 파수꾼 예언자로 세움을 받았다(3:16-21,33:1-9). 에스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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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는 가나안에서 활동한 예레미야의 활동시기(주전627-587)와 일부 겹친다. 에스겔이
예루살렘에 있었을 때 예레미야를 알았을 개연성은 충분하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에스겔의 일부 메시지는 예레미야의 선포를 알고 있었던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제사장 집안 출신이지만, 에스겔은 이스라엘의 예언 전통에 충실했다. 그가 선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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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의 내용과 형식은 아모스 이후의 예언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차이는 메시지를 담은
그릇에 있었다. 에스겔의 환상 기록은 몇 절이 아니라 몇 장에 걸치고(1-3장, 8-11장, 37:1
-14, 40-48장), 예언자의 경험도 풍부하다. 유배지의 자기 집에 있던 에스겔은 환상 중에
예루살렘으로 옮겨져 거리를 돌아다니며 예루살렘의 다양한 우상숭배를 목도한다, 표적행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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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겔의 경우에는 자주 충격적이거나 기이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그는 벙어리가 되거나,
왼쪽으로 390일, 오른 족으로 40일을 누워있기도 하고(4:4-6), 밧줄로 묶여 기한이 차기까지
옆구리를 움직이지 못한다(4:8). 심지어는 여호와께서 에스겔의 아내를 죽여 표적행위로 사용
하기도 하신다(24:15-24). 비유의 양과 범위에서도 그는 독보적이다. 메시지의 일부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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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경우는 셀 수 없고, 자주 비유 전체메시지에 적용돼서 알레고리에 가깝게 사용된다.
유배 민들이 에스겔에 대하여 “그는 비유를 말하는 자가 아니냐(20:49)”하고 빈정거리기도
했는데, 나름 이해될 부분도 있다. 또 그의 메시지는 짧은 신탁보다는 긴 설교나 논쟁의
형식으로 전달된다. 에스겔에서는 예언자의 음성을 넘어 혼신을 다하여 설파하는 열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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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에스겔은 언어와 문학적 양식을 최대로 활용하면서
온몸으로 이스라엘과 마주쳤다. 그는 이스라엘 족속에게 ‘징조’로 그들 가운데 함께 했다.
(4:3, 12:6,11) 그의 삶과 존재가 이스라엘에게 심판을 선포하시는 하나님의 의지였다.
2. 에스겔서의 구조와 개요
1)
1:1 서른째 넷째 달 초닷새
1:2 여호야긴 왕의 사로잡힌 지 5년 그달 초닷새(593,7.31)
3:16 칠일 후에(593)
8:1 여섯째 여섯 째 달 초닷새(592.9.17)
20:1 일곱째 해 다섯째 달 열째 날(591.8.14)
24;1 아홉째 해 열 째달 열째 날(588.1.15)
26:1 열한째 해 열째 달 열 둘 째 날(587봄586봄)
29:1 열째 해 열째 달 열 둘째 날(587.1.7)
29:17 스물일곱째 해 첫째 달 초하루(571.4.26)
30:20 열한째 해 셋째 달 초하루(587.4.29)
31:1 열한째 해 셋째 달 초하루(587.6.21)
32:1 열두째 해 열두째 달 초하루(585.3.3)
32:17 열두째 해 어느 달 열다섯째 날(585.3)
33;21 열두째 해 열째 달 다섯째 날(585.1.19)
40:1 스물다섯째 해, 성이 함락된 후 열넷째 해 첫째 달 열째 날(573.3.14)
2)
예루살렘의 멸망이전의 심판 예언(1;1-24;27)
환상 에스겔의 소명(1;1-3:15)
파수꾼 예언자(3:16-21)
벙어리가 된 예언자(3:22-27)
예루살렘의 포위 공격에 관한 표적 행위들(4:1-5:17)
이스라엘 산에 대한 언급(6:1-14)
이스라엘 땅에 대한 언급(7:1-27)
환상, 이스라엘 성전을 떠나시는 여호와의 영광(8:1-11:25)
유배에 관한 표적행위들(12:1-20)
참 예언과 거짓 예언(12:21-14:11)
피할 수 없는 예루살렘의 심판(14:12-23)
아내 예루살렘의 음란(16:1-63)
독수리와 포도나무, 다윗 왕조의 멸망(17:1-24)
하나님의 정의와 개인의 책임(18:1-32)
암사자와 그 새끼들, 다윗 왕조의 멸망(19:1-14)
이스라엘 역사, 반역의 역사(20:1-44)
불과 칼의 예언들(20:45-21:32)
예루살렘의 죄악과 심판(22:1-31)
음란한 자매 오홀리와 오홀리바(23:1-49)
녹슨 가마 예루살렘(24:1-14)
성전의 상실(25:15-24)
입이 닫히는 에스겔(24:25-27)
민족들에 대한 예언(25:1-32:32)
암몬에 대한 두 개의 예언(25:1-7)
모압에 대한 예언(25:8-11)
블레셋에 대한 예언(25:12-24)
두로에 대한 일곱 개의 예언(26:1-28:19)
시돈에 대한 예언(28:20-24)
이스라엘의 회복에 관한 약속(28:25-26)
애급에 대한 일곱 개의 예언(29:1-32:32)
예루살렘 멸망 이후의 구원 예언(33:1-48:25)
파수꾼 예언자(33:1-9)
회개와 개인의 책임(33:10-20)
예루살렘 멸망 소식, 입이 열리는 에스겔(33:21-22)
유다 땅에 남은 자들의 심판(33:23-29)
에스겔의 말을 듣기만 하는 유배 민들(33:30-33)
목자들에 관한 예언들(34:1-31)
세일 산에 대한 심판 예언(35:1-15)
이스라엘 산에 대한 구원 예언(36:1-15)
이스라엘의 내적 정화(36:16-38)
환상, 마른 뼈의 소생(37:1-14)
남북의 통일 왕국(37:15-28)
마곡 땅의 곡에 대한 예언(38:1-39:20)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예언(39:21-29)
환상, 새 성전과 새 땅(40:1-48:35)
3)에스겔서의 예언들은 연대 순서에 따라 배열되어 있지는 않지만 주제에 따라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a. 1-24장...심판의 경고
-에스겔 소명(1-3장)
-4-5장(예루살렘의 파괴에 대한 상징적 행동)
-6장(이스라엘의 산에 대한 심판의 말씀
-7장(종말)
-8-11장(예루살렘에 행해질 심파네 대한 환상)
-12-24장(예루살렘과 이스라엘의 죄에 대한 말씀)
b.25-32장...이방나라들에 대한 경고
c.33-39장...회복과 소망의 말씀
d.40-48장...새 예루살렘에 대한 환상
3. 에스겔 배경과 신학
1)배경
북국 이스라엘은 722년에 이미 앗수르에게 멸망당하였고 남국 유다는 주전 597년과
587년 582년 3차에 걸쳐 바벨론의 침략을 받았다.1차 침략 때 바벨론의 느부갓네살은
유다의 여호와긴 왕을 수많은 유력 인사들과 함께 포로로 끌고 갔다. 그중에는 20대의
청년 에스겔도 포함 되어 있었다. 그는 유다의 다음 왕인 시드기아 5년 자기가 3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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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던 해에 바벨론에서 선지자로 부름을 받았다. 그 후 시드기야가 반역하자 주전 587년에
느부갓네살은 예루살렘 성을 파괴하고 더 많은 사람을 포로로 잡아갔다. 에스겔은 이처럼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이스라엘이 파멸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예언 활동을 했다.
2)교훈
(1)하나님의 성품
포로로 잡혀간 백성들은 하나님의 능력을 의심했다. 에스겔은 겉으로는 실패한 것 같은
상황 속 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힘껏 선포했다.
(2)죄의 심각성
에스겔의 심판 선언은 포로 생활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같지만 그러한
징벌의 원인을 분명히 깨우칠 필요가 있었다. 에스겔은 회개를 촉구하기 위해 그들의 죄악
상을 속속들이 들춰냈다.
(3)심판의 필요성
하나님은 의로우시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징벌을 받아야 했다. 하나님은 큰 인내로 오래
동안 참아 오셨지만 이제는 더 이상 심판을 지체하지 않으실 것이다.
(4)새 삶의 약속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데 있었다. 이스라엘의 죄가 심판을 받은
후에 회복이 약속된다. 그들은 모두 회개하고 믿음으로 새로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야 했다.
(5)신약과의 관계
에스겔이 이스라엘의 회복에 관하여 본 환상은 요한계시록에 다시 등장한다. 특히 새
예루살렘 (계21:15-27/겔48:30-35,40:1-48:29)과 하나님의 보좌에서 흘러나오는 신성한
강(계22:1-2/겔47:1-12)에 대한 묘사는 아주 분명하다
4. 에스겔서의 주요 주제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하늘을 열고 당신 모습을 바벨론에 드러내신다. 그분의 궁창 위의
보좌에 앉으신 분으로 자신을 에스겔에게 보여주신다. 에스겔을 예언자로 부르는 사건이
바벨론의 신 마르둑이 통치하는 땅에서 이뤄진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굴복시킨 바벨론이
당신의 통치 아래 있음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신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능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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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품었다. 이때 에스겔의 하나님은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민족들의 신성을
빼앗아 버리셨다. 그분은 네 생물이 운반하는 궁창의 보좌에 앉아 원하는 대로 바벨론을
돌아다니시는 분이다. 바벨론의 어떤 신도 그분의 앞을 막지 못한다. 그분은 유배지에
사는 사람들에게 성소가 되어 주셨다. 예루살렘에서처럼 바벨론에서 예배를 받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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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께 바르독은 없는 존재였다. 여호와만이 유일하신 하나님으로 민족들의 운명을 결정
하신다. 하늘의 왕께서 유배지에 오셨으나 이들을 구출해내기 위함이 아니었다. 에스겔을
심판 예언자로 부르기 위함이다. 당신을 오직 구원의 하나님으로 알고 있는 자들에게 맞서
심판의 하나님으로 선포하게 하신다. 그분이 보시기에 이스라엘은 더는 그분의 백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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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었다. 성전과 예루살렘은 우상들로 가득 찼고, 우상들이 우글거리는 피의 성읍이 되어
있었다. 왕궁과 성전은 여호와의 왕조 이데올로기와 성전신학의 장식품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그동안 여호와께 이스라엘의 왕으로 현존하는 성전이 있기에. 그분으로부터 받은 다윗의
신탁이 있기에 예루살렘은 안전했다. 성전이 여호와의 자리를 대신해버리고 구원의 보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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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다. 이에 맞서 에스겔은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신학적 특권을 모두 부정해버린다.
하나님께서는 성전에 매이는 분이 아니다. 우상으로 더러워진 그들은 심판의 대상일 뿐이다.
예루살렘은 그 기원에 있어 가나안 출신으로, 아내를 삼아주신 은혜를 배반하고 음란에 빠진
소돔일 뿐입니다.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을 배신했다. 이제 녹슨 가마가 버려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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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밖에 없듯이 하나님과 관계가 파국에 직면하나, 극적으로 끝나지 않고 심판을 통해 새로운
출발이 가능해 진다. 이 가능성은 오직 하나님 편에서만 주어진다. 민족들 가운데 더럽힌
당신 이름을 아끼셔서 이들에게 구원의 은총을 베푸신다. 역시나 다음 세대도 1세대를 답습
하고 반복했다. 그들의 죄는 개인적 차원을 넘었다. 2세대도 예외 없이 심판에 넘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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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뿌리 깊은 죄악이 심판을 초래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심판을 통해 여호와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후 새로운 미래가 하나님의 주도하에 열리게 된다.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예전처럼 회복-영원한 언약을 맺음-디아스포라를 모아 다시 가나안으로 데려옴의
패턴을 밟는다. 구원시대가 하나님에 의해 마련되지만 이스라엘의 반응도 평가하면서 심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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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이고 죄의 고리를 단호하게 끊으라고 말한다. 과거의 죄 값은 현재의 결단에 따라 극복
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죽을 자가 죽는 것마저 기뻐하지 않기에 회개가 가능해진다. 유배 민
들은 여호와께로 돌아가 그분의 말씀에 순종해 살면서 그분의 구원을 기다리면 된다. 돌아온
자들은 그루터기가 되고 이들에 의해 구원 공동체 이스라엘이 회복되는 것이다.
2019.8.24.sun. Cl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