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여섯시에 기상. 오늘은 장봉도로 산행가는 날이다.
부리나케 준비하여 6시반에 집을 나서서 김밥천국에 가서 김밥 두 줄을 산뒤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홍대입구에서 환승하여 김포공항역에 50분만에 도착해보니 아직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조금 기다려 보니 한 사람, 두 사람 금방 다 모였다. 공항철도로 환승하여 운서역에 내려 콜밴을 타고 선착장으로 출발한다. 거기서 버스타고 선착장까지 갈 수도 있으나 선배가 지난번에 이미 활용하였던 콜밴이 상당히 편리하다며 운서역에 미리 대기 시켜 놓았더랬다.
9시10분 출발하는 페리 여객선을 타고 드디어 장봉도로 출발한다. 하늘은 맑고 바다는 잔잔하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어 기분이 너무 좋다. 영종도를 떠나 신목도를 경유하여 40분만에 우리는 장봉도에 도착한다.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렸다.
장봉도 산행은 해안을 끼고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 코스다. 들머리는 약간 가팔랐지만 곧이어 바다를 내려다 보며 능선을 걸어가는 기분은 날아갈 듯 가뿐하다. 어제까지 비가 온 덕분에 바다가 출렁이는 파도에 반짝반짝 빛난다. 멀리 강화도가 보이고 그너머 북한 땅이 어렴풋이 보일 정도로 시야가 탁 트였다.
오솔길 같은 산길을 걷노라니 갓 올라온 계피나무와 엄나무 새순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들꽃의 앙징맞은 맵시를 잠시 쳐다보며 홀린 듯 눈을 정화시킨다. 자연의 순수함에 온몸에 덕지덕지 붙은 속세의 때를 다 털어버린다. 풀 냄새, 나무 냄새 온통 싱그럽고 산속 공기는 맑아 온몸이 새롭게 정화되는 것 같다. 힐링이 따로 없다.
썰물에 바닷물이 저멀리 밀려나고 갯뻘이 이만치 가까이에 와 있다. 마침 고기 망태기를 메고 나오는 어부를 만나 우리는 가볍게 수작을 걸어본다. 낙지 네 마리와 가재 두 마리를 넘겨 받았으니 우리는 수지맞은 거래를 한 셈이다. 바닷길 한쪽에서 뻘물을 씻어내고 요리할 채비를 한다. 즉석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산 낙지회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데, 거기에 삶은 가재가 입맛을 보태니 우리는 온몸으로 희열을 느끼게 된다. 어디 그뿐이랴? 적당히 삶은 낙지머리를 추가하고 가재 잡아 먹고난 삶은 물에 쑥수제비를 떠서 시원하게 마신다. 되풀이 되는 생활의 반복에서 오는 권태를 소주 한잔으로 순식간에 벗어난다. 일탈은 재미난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가막머리 전망대까지 땀흘리며 산행을 한 우리는 사방팔방으로 트인 바다를 만끽한다. 전망좋은 자리에 둘러 앉아 점심을 풍성하게 차려 놓고 배를 두드릴 차례다.
찰밥에 된장찍어 쌈 싸먹고 계피 짱아찌에다 쑥수제비 라면을 덤으로 먹는다. 여러 가지 과일로 입까심까지 하고 난뒤 본격적으로 장봉도 해안 산행길에 다시 오른다.
원래 국사봉까지 가기로 계획했으나 꼬불꼬불한 길을 걷다가 해안으로 내려오기 일쑤고 다시 길을 찾아 오르기를 수차례 갈팡질팡 길을 헤매다 보니 피곤해진다.
이리저리 어지럽게 난 길을 잠시 더 걷다가 결국 마을로 내려온다. 알고 보니 목전에서 길을 제대로 못 찾고 다른 길로 들어섰던 것같았다. 선착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나온 우리는 5시 배를 타고 영종도로 돌아 오게 되었다. 영종도 운서 먹자골목에 가서 매운탕으로 뒤풀이를 하고나니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몸은 노곤하지만 마음만은 그지없이 행복하다.
http://cafe.daum.net/60.30 60년을 나누며 30년을 준비하자
첫댓글 함께 장봉도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자연도 넉넉하고,친구들도 여유롭고 마음들이 다 따뜻하고 평화로워서 참 좋습니다.
평화로운 어촌이지요.
낙지를 보니 침이 꿀꺽 넘어 갑니다.
Thanks. ~~~~ㅎ
금호랑님 께서도 언니와 함께 남해로
여름휴가 겸 카페작가님들의 단합대회
기대합니다요....^**^
자연을 그대로 먹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