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그리고 5행성에 해당되는 오행과 지상에서의 계절변화를 사주의 모델을 위한 기본적인 원소로 삼았다고 본다. 물론 이 오행은 사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풍수지리나 한의학에 접목되기도 하는 등 그 영역이 실로 무궁무진한 기본 개념이다. 오행은 각각의 상태를 나타내는 공간적인 의미로도, 변화를 나타내는 시간적인 의미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시공을 초월하여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기본 소재(재료)이다. 결국 만들어진 모델에 대한 제대로 된 해석을 하는 것이 마지막 화룡정점이 될 것이다.
예로부터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라는 기본 세계관이 동양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한없이 순환하는 하늘의 기운이 인간의 정신에도 깃들 것이라는 생각을 5행의 순환 접목하고 모델로 잡은 것이 천간에 대한 접근이었으리라 본다. 그리고 땅의 사철변화를 지상에서의 세상살이를 위한 환경조성일거라고 생각하고 지지에 대한 모델을 생각하였을 것이다.
하늘이 둥근 것으로 본 것은, 걸림 없이 가장 자연스럽게 회전할 수 있는, 순환할 수 있는 궤적이 평면에서는 원(圓), 공간에서는 구(球)인 것이라 그렇다. 걸리거나 삐걱되지 않고 가장 자연스럽게 운동할 수 있는 괘적이다. 목/화/토/금/수 5행에 각각 음/양의 성질은 부여하여 10가지의 경우로 만들 뒤, 천간에 배치하여 모델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지 4계절 배치에 대한 생각에 와서는 잠시 당황했을 것이다. 5개의 원소가 있는데 4군데만 적용해야하다니... 남는 1개는 어떻게 해야 하지? ㅋ 잔머리를 많이 굴렸으리라 본다. 그렇다고 버릴 수는 없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몇 가지 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계절의 변화 사이에 나타나는 환절기로 사용한 것이 한 가지 예이다. 진술축미라는 각 계절사이에 존재하는 환절기에 토의 의미를 가미한 것이 그 결과라 생각해 본다. 각 계절을 무 자르듯 댕강 잘라서 구분하기 보다는 과도기를 넣는 것이 토라는 원소의 활용 면에서나 해석의 유연성 면에서나 모두 좋았기 때문이리라. 또는 중정의 의미로, 중앙 토의 의미로 담아보려는 시도도 보인다. 인의지예가 신(信)으로 완성되었다고 보는 시각이다. 인의예지가 충만하면 믿을 만(信)하게 되었다는 것이리라. “품행이 방정(方正)하여 타의 모범이 되므로...” 이런 문구가 적힌 상장을 받으면서도,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으니. 정말 의미 있는 말이지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던 문구였다. “동쪽의 인(仁), 서쪽의 의(義), 남쪽의 예(禮) 그리고 북쪽의 지(知)를 의미하는 인/의/예/지라는 4방향(4方)의 덕목이 제대로 반듯하게 갖추어져서(正) 타의 모범이 되니...”라는 말을 간결한 두 글자 방정(方正)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각 세부 단계로는 태양의 공전에 의해 구분되는 연(年), 달의 공전에 의해 구분되는 월(月), 지구의 자전에 의해 구분되는 일(日) 그리고 하루를 12단계로 구분한 시(時)를 두었으리라 본다. 옛날에는 분이나 초라는 개념이 없었다. 가장 세분화한 시간이 지금으로 보아 2시간 간격인 것이다. 자축인묘 등의 각각의 시간 폭이 2시간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4)에서 계속됩니다. ---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