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를 기억하라
느 4:9~20
먼저 본문의 역사적인 배경은 시기적으로 BC 445년경입니다. 이 당시는 바벨론에 포로로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미 두 번에 걸쳐 고국으로 돌아간 상태였지만, 느헤미야는 아직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페르시아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예루살렘에서 온 사람들로부터 예루살렘 성벽이 파괴되고, 성문들이 불타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느헤미야는 기도하는 가운데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재건하겠다는 비전을 품게 됩니다.
그리고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느헤미야는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과 성문을 다시 세우게 됩니다.
유다 사람들은 고레스 칙령 하에 BC 538년에 바벨론 포로에서 벗어나 이스라엘 본토로 귀환해서 대적의 방해를 무릎 쓰고 성전을 재건하였습니다.
그 후 거의 10년이 지났지만 예루살렘 성벽이 여전히 훼파된 상태로 있어서 유다 백성은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대적들은 이스라엘 귀환 공동체가 성벽을 재건하고 하나님을 중심으로 하나가 될 경우 그 영향력이 커질 것을 두려워해 아하수에로 왕 통치 초기에 시작했던 예루살렘 성벽 재건 공사를 중단시켰습니다.
하지만 느헤미야의 지도력으로 모든 백성이 이 역사에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깨닫고는 다시 성벽 재건에 열정적으로 동참합니다.
그러자 호론 사람 산발랏과 암몬 사람 도비야, 아라비아 사람 게셈이 이스라엘 백성을 조롱하면서 성벽 공사를 방해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최대의 난적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특히 호론 사람 산발랏은 바사 왕이 임명한 사마리아 총독으로서 성벽 재건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단합을 꾀하자 자신의 사마리아 통치권이 위태로워질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의 부하 도비야 및 사마리아 사람들과 더불어 성벽 재건을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방해 공작을 펼칩니다.
이것은 단순히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종교 혼합주의자들인 사마리아인들이 선민 이스라엘을 영적으로 방해한 것입니다.
이처럼 사탄은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집요하게 방해하고 있습니다.
산발랏은 유다 사람들이 성벽을 재건할 능력이 없고 그들의 하나님을 향한 제사도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다고 비웃은 것입니다.
성벽 재건은 시간도 많이 걸릴 뿐 아니라 돌도 쉽게 얻을 수 없으므로 불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환경은 열악하고 유다 사람들의 신은 능력이 없다고 조롱한 것입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암몬 사람 도비야도 이렇게 조롱합니다. “그들이 건축하는 돌 성벽은 여우가 올라가도 곧 무너지리라.”(3절)
그는 유다 사람들이 가진 재료로 건축하는 성벽은 여우가 올라가도 무너질 만큼 약할 것이라고 비웃습니다.
산발랏과 도비야는 아닥사스다 왕의 허락 속에서 진행되는 성벽 건축 공사를 공식적으로 막을 수 없어서 조롱과 거짓된 소문을 통해 유다 사람들의 사기를 저하시킴으로써 스스로 중단하게 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의 조롱과 방해는 성벽이 건축되고 나면 그 지역에 대한 기득권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었습니다.
유다 사람들이 율법과 성전과 성벽으로 하나가 되면 그들이 유다 사람들에게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문의 말씀을 통해 우리도 비전이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할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 사역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우리가 우리 하나님께 기도하며 그들로 말미암아 파수꾼을 두어 주야로 방비하는데”(9절)
느헤미야가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방 족속들에 의해 괴롭힘을 겪고 있었습니다.
산발랏, 도비야, 아라비아 사람, 암몬 사람 그리고 아스돗 사람들은 유대 지방 주변에 살고 있던 이방 족속들입니다.
이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다시 강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느헤미야가 예루살렘 성벽을 다시 세우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위협하고 방해하였습니다.
그런데 느헤미야는 문제와 장벽 앞에서 제일 먼저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예루살렘 성벽 재건을 방해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느헤미야는 제일 먼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우리 하나님께 기도하며’라는 말씀은 느헤미야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기도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느헤미야는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느헤미야 1장은 예루살렘 성벽이 불에 탔다는 소식을 듣고 느헤미야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느헤미야서 곳곳에 보면 느헤미야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 느헤미야서 마지막 장, 마지막 부분도 보면 느헤미야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내용으로 끝나고 있습니다.
느헤미야는 이처럼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비전은 내가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루어주시는 거라는 사실을 느헤미야는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비전이 큰 어려움 없이 쉽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비전을 이루어나가면서 많은 문제와 장벽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문제와 장벽 앞에서 나의 연약함과 내 힘으로 비전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정하고 오직 하나님만이 비전을 이루어주실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확신한다면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의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둘째 : 문제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돌아본 후에 일어나서 귀족들과 민장들과 남은 백성에게 말하기를 너희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지극히 크시고 두려우신 주를 기억하고 너희 형제와 자녀와 아내와 집을 위하여 싸우라 하였느니라”(14절)
기도하고 있는 느헤미야에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벽을 쌓으면서 흙더미도 치워야 되고 성벽도 쌓아야 되는 등등 할 일이 많다 보니까 힘이 들어서 일을 하지 못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내부적인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부적인 문제 외에도 외부적으로 적들이 쳐들어올 것이라는 소문이 계속해서 느헤미야에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기도하면 비전이 이루어지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안팎으로 또 다른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려워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기도하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하고 실망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느헤미야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유다 백성들을 보면서 두려워하지 말하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느헤미야가 진정으로 두려워했던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외에는 그 누구도 느헤미야는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마10:28)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하나님만을 두려워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두려워할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시고 우리가 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람이나 환경을 두려워할 때 사단은 우리에게서 자신감과 용기를 빼앗아 가고 위축되게 만들고 우리가 비전을 이루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사단이 우리를 공격하는 방법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두려움을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나 환경으로 인해서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오직 하나님만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셋째 : 최선을 다했습니다.
“너희는 어디서든지 나팔 소리를 듣거든 그리로 모여서 우리에게로 나아오라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싸우시리라 하였느니라”(20절)
느헤미야와 모든 백성들은 적들의 공격에 대비하면서 한편으로 성벽을 쌓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느헤미야는 자신의 수하 사람들 가운데 절반을 성벽을 건축하는 일에 투입시키고 있습니다. 성벽을 세우는 사람들도 한 손에 병기를 잡거나 또는 허리에 칼을 차고 일했습니다.
또 21~23절에도 보면 그들은 새벽 동틀 때부터 밤에 별이 보일 때까지 일을 했습니다.
밤에는 적들의 공격에 대비해서 경계를 서고 낮에는 일을 했습니다.
밤에 잠을 잘 때에도 그들은 옷을 벗지 않았고 심지어 물을 길으러 갈 때에도 그들은 병기를 잡은 채로 물을 길었습니다.
새벽부터 밤에 별이 보일 때까지 일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 한 손에 병기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일하는 것은 불편하고 힘이 듭니다.
또 땀 흘리고 난 다음에도 옷을 벗지 못하는 것도 정말 불편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불편함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느헤미야와 유다 백성들은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한 손에 병기를 든 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성벽을 쌓고 있습니다.
비전을 위해 기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문제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믿음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비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비전은 현실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느 6:15절에 보면 불과 52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을 다 쌓았다고 느헤미야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6:16절에서 느헤미야는 하나님께서 이 역사를 이루게 하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느헤미야가 최선을 다했더니 하나님께서 비전을 이루어주셨다고 느헤미야는 겸손하게 고백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