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압구정동...
서울 촌년인(지금은 서울시민도 아니고 도민) 저와 별로 안 친한 동네인데
요즘 자꾸 가게 되네요.
청담동에 위치한 딤섬과 광동식 중국요리 전문 레스토랑
몽중헌에 다녀왔습니다.

식당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몽중헌夢中軒은 '꿈 속의 집'이라는 뜻이래요.
자가용이 없으면 조금 찾기 어려운데요.
청담역에서 걸으면 약 2~30분 정도 걸려요.
멀지 않아서 택시 타도 괜찮을 거리이긴 한데...
저희 택시 탔더니 아저씨가 길 모른다고 삥삥 돌아 엉뚱한 곳에 세워주셔서.
처음에 조금 열 받았네요. ㅡㅡ+
식당 앞의 조형물.

서안 병마용에서 출토된 마차상이죠.
제 친구가 말합니다.
"어?! 난 중국은 별로 가고 싶지 않은데 이건 꼭 보고 싶더라.
너 이거 봤어???"
ㅎㅎㅎ
난 서안에 가서 직접 보았소.
실제 모습은 이러 하오~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입구 바로 옆에 장식이에요.
전 이런 스타일의 장식은 좋아하는데, 산타클로스 인형은 조금 깨네요.

좀더 단순화되었거나 추상화(?)된 디자인의 산타라면 더 어울렸을 듯.
1층 모습이에요.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있어서 좀 안정적인 느낌이고요.
보라색 전등이 분위기있네요.

저희는 2층으로 안내되었어요.
2층 올라가는 계단 옆에 크리스마스 장식.
그래요! 전 이런 장식이 좋아요.

2층은 테이블이 6개 정도?? 되는 넓지 않은 공간이에요.
1층에 비해 의자도 편해보이고 최대 수용 인원이 적어서 더 조용하겠죠.
2층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저희 올라갔을 때 손님이 많아서 찍을 수가 없었어요.
대신 전등만...ㅎㅎ
새장 모양의 전등이 특이하고 예뻐요.

나가면서 한장 찍긴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저희가 먹었던 자리를 찍는 게 더 좋았겠어요.

저희는 창가쪽 테이블에 앉았답니다.
테이블이 미리 세팅되어 있었어요.
반찬도 각자 주시는 게 마음에 들어요.

땅콩볶음과 짜사이와 무피클인데요.
무피클은... 좀더 상큼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짜사이는... 좀더 맛이 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땅콩볶음은 정말 맛있습니다.

친구가 마음에 들어했던 티포트...ㅎㅎ
차가 식으면 뜨거운 차로 바꿔주시고.
차 향도 좋았어요.

메뉴판이에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특별히 표지를 새로 만드신 듯 해요.
빨간 메뉴판은 일반 요리 메뉴, 위에 하얀 메뉴는 딤섬 메뉴예요.

저희는 디너B코스를 먹었습니다.
먼저 세 가지 냉채입니다.

오향장육과 새우, 피딴이 나오는데요.
피딴도 맛있고 새우에 곁들여진 고추냉이도 적절하고 오향장육도 맛있었는데요.
이상하게 해파리 냉채 먹을 때는 조금 씁쓸한 맛이 나더라고요.
여쭤봤더니.... 씁쓸한 맛의 정체는 모르시는 듯 했어요.

저는 새콤한 해파리 냉채를 좋아하거든요.
개인 취향일 수 있으니... 뭐.... 그런 거죠.
뒤이어 딤섬 등장합니다.

귀엽죠?
모양뿐 아니라 맛도 정말 최고입니다.
이건 하교蝦餃라고 하는 새우딤섬이고요.

이건 구채교?菜餃라고 하는 부추새우딤섬입니다.

얇고 투명한 피안에 탱탱하고 쫄깃한 소가 가득 들었습니다.
식감도 정말 좋고 맛도 좋아요.
특히 구채교는 부추의 향과 새우의 맛이 잘 어우러져 정말 극찬을 들을 만합니다.
그리고 부추와 새우만 들었다고 하는데
저는 이상하게도 돼지고기의 구수한 맛도 느껴져서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게살 샥스핀 스프입니다.

게살이 정말 듬뿍 들었어요.

요런 스프 좋아합니다. ^^
이건 광동식 전가복이네요.

사실 전 '전가복'이라는 음식의 정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한국에서 전가복은 해삼과 해산물을 주재료로 만든 고급 음식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북경에서 먹은 전가복은 각종 버섯을 주재료로 만든 음식이었어요.
그리고 한국 전가복은 이렇게 굴소스 맛의 녹말소스 느낌이고,
북경 전가복은 위에 게살 샥스핀 스프처럼 맑고 짭짤한 녹말소스 느낌이었어요.
그럼 한국에서 먹는 저 전가복은 이름처럼 '광동식'인 건가요?
어쨌거나 해삼과 새우 등의 해산물이 큼직하게 들어간 푸짐한 전가복입니다.

친구는 해삼을 약간 불편해했지만,
저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음은 새우 칠리입니다.

ㅎㅎ 새우칠리를 보면, 종다리가 생각나는데요.
종다리하고 지금 이 친구가 새우를 정말 좋아해서요.
예전부터도 새우 음식을 시키면 묘한 경쟁 관계가....ㅋㅋㅋ

언젠가 한 번은 이 친구가 종다리에게 새우를 양보한 적이 있는데
종다리 크게 감동하여 그냥 싸이에도 올린 거 있죠.
이 집 음식은 전체적으로 담백한 편인데,
새우 칠리는 제대로 새콤달콤하더군요.
바삭하니 잘 튀겨졌구요 양념도 맛있구요.
무엇보다 새우의 신선도도 괜찮았어요.
와우~! 그리고 자연송이 아스파라거스 볶음!

올해 송이값이 장난이 아니라던데 이게 웬 횡재입니까.
늘 새송이에 만족해야 하는 대표 서민 날자.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연 송이를 올해만 세 번 먹어보았습니다.ㅎㅎㅎ
친구는 조금 짜다고 했습니다.
흠... 못 먹을 정도는 아닌데,
이게 밥과 함께 먹는 게 아니라서 조금 짜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다 잘 먹었습니다.
친숙한 음식, 소고기 탕수육입니다.

이 정도 퀄리티 되는 레스토랑이면,
흔히 먹는 이런 탕수육보다는 찹쌀가루 입혀서 튀긴 북경식 탕수육(꿔바로우)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물론 맛은 나쁘지 않습니다.

식사는 짬뽕, 자장면, 해물죽, 피딴죽....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죽 종류가 세 가지였던 것 같은데 하나가 기억이 안 나네요.)
밥 먹을 때 옆 테이블에서 '이 집은 짬뽕이 맛있다'고 한 이야기를 들어서
짬뽕을 주문하고.
다른 식당에선 볼 수 없었던 메뉴라 죽 중에서도 하나 주문했습니다.
코스요리 식사로 나오는 짬뽕치고는 양이 상당히 많습니다.

뒤적이면 안에 해물도 많구요.

국물 맛이 좋습니다.
느끼하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얼큰하고 담백한 맛.
너무 배불러서 면은 다 못 먹고 해물이랑 국물만 집중해서 먹었네요.ㅎㅎ
해물죽입니다.
처음 나왔을 때, '이게 웬 미음이냐....ㅡㅡ;;' 싶었는데.

오호~~~!!!
예상치 못했던 훌륭한 맛입니다.
미음(?)도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답니까? ㅎㅎ
너무 부드럽고 담백하고 간도 적절하고.
친구도 저도 죽이 더 맛있다는 데 한표 던집니다.
후식으로 커피와 지마구.

커피 맛 괜찮구요.
지마구는 좀더 말랑하고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배터져라 먹었습니다.
코스 구성도 다양하고 맛도 정말 좋구요.
일하시는 분들 정말 친절하십니다.
밥 먹으면서 친구랑 느낀 게 많았어요.
이 동네가 좀 부자 동네잖아요.
옷차림부터가 다르더라고요.
그런데 부자들은 다 그런 건지.....
다른 테이블에 앉아계신 손님들 태도가 굉장히 불쾌했어요.
다짜고짜 반말에...트집에... 시비에....
거만하게 손가락으로 까딱까딱.
일하시는 분들 힘드시겠어요.
그런데도 웃음 한번 잃지 않으시고 친절하신 거 보니까 대단하다는 생각도.
저라면 정말 당장 때려치웠을 것 같아요.
남의 돈 벌어먹기가 참 더럽고 치사한 거라는 생각도 들고.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참 심오한 생각들을 했네요.ㅎㅎㅎ
단품 요리 시켜 먹기에는 조금 부담이 있을 지 몰라도,
특별한 날....
코스요리 드시기엔 괜찮을 것 같아요.
코스요리 메뉴는 이렇습니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 100-6
02-3446-7887
첫댓글 저도 가봐야 하는데 다음주에 한번 가야겠군요 ㅎㅎ
네, 얼른 가보세요~ 정말 좋아요.
배고파서 도너츠 먹고 있는데..ㅜ.ㅜ
사진 보면서 저도 배고파요...ㅠㅜ
맛있어보이네요~~ B코스도 하나 시켜서 먹어볼껄;
저보다 더 좋은 거 드셨잖아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