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환상적인 경관(京觀)의 천산천지(天山天池)
우루무치의 천산(天山) 천지(天池) / 우루무치 홍산(紅山) 공원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돈황(敦煌) 근처의 유원(柳園)까지는 기차로 11시간 정도 걸리고, 거기서 다시 버스로 둔황까지는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기차 출발이 저녁 9시 40분이라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곧바로 우루무치 인근의 천산천지(天山天池) 관광길에 나섰다.
중국인들은 중국 북동부 길림성(吉林省)의 장백산 천지(白頭山 天池)보다도 이곳 천산의 천지를 더 높이 평가한다고 한다.
해발 2,000m 정도의 이 호수는 천산의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이 고인 호수로 산 아래의 황량한 사막 불모(不毛) 대지를 적시는 젖줄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불모의 뜨거운 벌판을 지나 천산이 가까워지자 계곡이 나타나고 계곡 속으로 푸른 나무와 숲이 나타나 눈이 편안해진다. 계곡 멀리 푸른 초원이 나타나며 유목민족인 카자흐족들의 천막집 파오(Pao)가 보이고, 양떼와 소,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천지(天池)를 오르려고 좁고 가파른 계곡도로를 오르다 보니 수천마리의 염소 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오고 있어 수십 대의 관광버스들이 꼼짝을 못한다. 무리해서 비집고 가던 우리 버스가 기어이 염소 한 마리를 깔고 말았다. 염소 주인과 염소값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느라...
천지(天池) 300m쯤 아래 관광마을에 도착하면 이곳부터는 케이블카가 운행되는데 우리는 올라갈 때는 버스로 오르고 내려올 때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에서 바라보면 수정처럼 푸른 소천지(小天池)도 보이고,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하늘을 찌르고 울창하게 덮여 있는 산봉우리들이 연이어 지나간다. 백두산 천지 2/3 정도의 크기라는 천산천지는 10여 대의 호화롭게 장식한 중국식 유람선이 관광객들을 싣고 호수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물빛도 너무 아름답고, 주변의 경관이 너무도 환상적이어서 잠시 넋을 빼앗겼다.
우리 일행도 유람선을 타고 20여 분 남짓 호수를 돌았는데 주변 경관이 너무나 환상적이다.
점심을 먹던 관광마을은 관광 소품들을 진열한 가게들이 들어서 있었는데 특히 이곳 지방 특산인 한약재인 동충하초(冬蟲夏草), 백사(白蛇) 말린 것, 석이(石耳)버섯 등을 전시한 한약방이 눈길을 잡는다.
돌아오면서 우루무치 시내 가운데 있는 홍산(紅山) 공원에 들렀는데 잘 가꾸어진 나지막한 산으로, 숲도 잘 가꾸어져 있고 휴식을 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며 얼굴에 삶의 여유도 보이고 표정들도 밝다.
이 홍산 공원은 우루무치 유일의 공원으로 토, 일요일이면 사람들로 무척 붐빈다고 한다.
공원의 꼭대기에 있는 3층 전시관의 맨 위층에 오르면 우루무치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6. 황량한 사막 도시 둔황(敦煌)과 그 인근의 유적들
우루무치에서 저녁 9시 50분, 유원(柳園)행 야간기차를 탔는데 6인 1실, 3층 침대가 있는 기차로 2층이 내 자리인데 비좁기 그지없고, 가격은 비교적 저렴하다고 한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 너무 시끄러워 눈을 떠보니 투루판(土魯番)인데 중국 단체관광객 떼거리가 올라타며 시끄럽기 짝이 없다.
비어 있던 내 아래와 옆자리는 모두 중국 젊은 처녀들과 아주머니들이 차지며 끝없이 재잘거린다.
아침 8시 30분에 유원(柳園)에 토착하였으니 거의 11시간을 밤새워 달려온 셈이다. 곧 버스로 갈아타고 1시간 40분 만에 돈황(敦煌)에 도착하여 돈황양광호텔(敦煌陽光大酒店:Sunshine Hotel)에 짐을 풀고 아침을 먹었다.
중국의 서쪽 끝 감숙성(甘肅省)에 있는 돈황(敦煌)은 기원전 2세기, 한나라 때 세워진 도시이다. 훗날 실크로드의 시발점으로 번성과 영화를 누렸으나 지금은 인구 18만 정도의 소도시로 인근의 막고굴(莫高窟), 양관고성(陽關古城) 관광으로 명맥이 유지되는, 사막 가운데의 작은 오아시스이다. 이곳 감숙성(甘肅省)은 신강성(新疆省)에 비교하면 경제가 매우 좋지 않다고 하는데 특히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이곳은 사막(고비사막) 인근 지역으로 모래바람이 특히 심하여 사주(沙州)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아침을 먹은 후 1시간 40분 거리의 양관(陽關)으로 이동하는데 뽀얀 고비사막의 흙바람 속으로 보수 중인, 길도 아닌 길로 우리 차는 흙먼지를 일으키며 털털거리고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