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한글이 567번째 생일을 맞이합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한글, 늘 함께 있어 특별함을 잊고 지내지는 않나요? 언제나 묵묵히 우리 삶 속에서 함께하는 의사소통의 도구인 한글이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데요. 바로 새롭게 서체나 글자 배치를 구성하고 표현하는 타이포그래피입니다. 문자가 문장이 되고 문장은 예술이 되어 감동을 선사하는 특별한 만남, 오늘은 한글날을 맞아 한글 속에서 알알이 익어가는 예술, ‘타이포잔치 2013’ 을 소개합니다.
이호 닥터폰트 대표의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구불구불 파이프들은 알알이 열린 포도송이입니다. 포도송이는 어느 새 칠월이 되자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알알이 들어와 박혀 익어갑니다. 이호 닥터폰트 대표의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은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 속 의태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작품 속 단순한 선으로만 보이는 파이프들은 각각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이뤄 시 구절을 완성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늘 함께하는 문자가 바로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점 알고 계시나요? 전통적인 의미의 텍스트와 예술적 개념이 만나 ‘슈퍼 텍스트(Supertext)’ 가 되는 곳, 바로 ‘타이포잔치 2013’ 입니다. 한글이라는 고유문자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슈퍼 텍스트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동안 물감, 점토 등으로 만든 예술 작품들과 만나왔다면 이제는 문자로 만들어진 작품들과 만날 시간입니다. 뛰어난 예술가가 아니라도 문자만 있다면 언제든지 우리는 타이포 예술가가 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