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기업 또 무더기 제재…전파무기 "두뇌통제 무기개발·인권탄압 관여"
美상무부, 중국군의학원 등 中기업·기관 34곳 제재
“중국軍 위해 두뇌 통제 무기 개발에 관여”
美재무부 DJI 등 인권탄압 中기업 8곳 블랙리스트 추가
"생체인식을 활용해 위구르족 감시·추적·통제"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이어 對中 강경책 지속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기업들을 또 무더기 제재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이어 인권 탄압을 이유로 잇단 대중(對中) 강경책을 내놓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중국 군사의학원과 산하 11개 연구기관을 포함해 군사 목적으로 생명공학을 사용하는 40개 기업 및 기관을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중국군 현대화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22개 중국 기업도 제재 명단에 올랐다. 여기엔 이란의 재래식 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할 수 있는 미국 기술을 이란 측에 제공하겠다는 중국 기업 7곳이 포함됐다. 같은 이유로 터키·말레이시아·조지아의 기업 6곳도 블랙리스트에 추가됐다.
이번 제재 조치는 2018년 발효된 수출 규제법에 따른 것이다. 해당 규정은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국가안보 및 자국 외교정책에 반할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제기되는 기관·개인에게 수출 및 재수출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 기업들은 자국에서 개발된 기술을 이들 기관에 수출할 수 없다.
미 상무부는 중국 연구기관들이 중국군(軍)의 ‘두뇌 통제’ 무기 개발을 도와 인권 탄압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유전자 편집, 인간 성능 향상, 두뇌 기계 인터페이스를 포함하는 미래 군사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신흥 생명공학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의 ‘두뇌 조종 무기’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중국은 생명을 구하는 데 사용돼야 할 이러한 생명공학, 의학 기술을 중국 국민을 통제하고 소수 민족 및 종교 집단을 억압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면서 “의학과 생물공학의 혁신을 뒷받침하는 미국의 상품, 기술, 소프트웨어가 미 안보에 해를 끼치는 곳에 쓰이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재무부도 이날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 제조업체 DJI를 비롯한 중국 기업 8곳을 ‘중국 군사·산업 복합 기업’ 블랙리스트에 올렸다.이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 미 투자자들은 금융지분 취득이 금지된다. 이미 60여개의 중국 기업들이 등재돼 있다. 또 이들 기업은 미 정부 허가 없이는 미국의 기술, 제품 수입이 금지된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DJI 외에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기업인 쾅스커지(曠視科技·Megvii)와 윈충커지(雲從科技·CloudWalk), 수퍼컴퓨터 제조업체 수광(曙光·Dawning), 사이버 보안 그룹 샤먼 메이야 피코(Xiamen Meiya Pico), 인공지능 기업 이투커지(Yitu Technology),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레온 테크놀로지(Leon Technology), 클라우드 기반 보안 감시 시스템 기업 넷포사 테크놀로지(NetPosa Technologies) 등이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 재무부는 이들 기업이 중국 신장 지역에 거주하는 무슬림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을 감시하는데 연루돼 있다고 지적했다. 12~65세 위구르족을 추적하고 통제하기 위해 생체·안면 인식 및 대규모 유전자 검사 등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이번 제재 조치에 대해 자유무역 질서를 부정하는 “부당한 억압”이라며 중국은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