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언제나 설레임을 줍니다.
자신이 살아 있다는 존재가치에서 행복을 느끼듯 일상의 답답함에서 일탈을 꿈꾸는 것처럼
여행, 이 또한 무미건조한 우리의 일상을 즐겁게 하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매월 동기들과 산행을 한다는 것이 또 다른 의미의 여행이라 생각합니다.
2월 정기산행.
마산 무학산 정상에 올라 회원으로서 처음 시산제에 참가하는 나는 만사(조카 결혼식 불참)를 제쳐 두고라도 참석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잠을 설쳤다.
근거리를 가기에 출발시간이 여유가 있어 좋았다. 08:40분 구포역에 내리니 뒤따라 온 버스에서 만주가 내려 모닝커피를 한잔씩 들고 모임장소에 가니 많은 동기들이 도착해 있었다.
언제나 인사를 나누는 표정들이 살갑고 반가움으로 정(?)이 뚝뚝 묻어나는 것 같았다.
검은 승용차가 소리 없이 멈추어 서더니 총무님이 생활복장으로 내린다. 트렁크에서 시산제를 지낼 짐을 내리고선 이것저것을 꼼꼼이 챙겨주고는 가정사 때문에 참석 못함을 몇 번이고 아쉬워하였다.
09:01분에 도착한 버스는 홀로 남겨진 사람을 뒤로 하고선 09:13분에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 하였다.
버스는 만원이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인사와 덕담이 활기가 넘친다. 앉을 자리가 없다. 지하철이 밀려(?) 좀 늦게 도착한 장재기동기는 통로에 앉는다.
몇 일 간 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풀린 타인지 사람들이 앞 다투어 참가를 한 것 같았다. 회장님이 마이크를 잡고 인사를 하며 사회를 본다. 총무의 빈자리가 크다.
일일총무 민정식 동기가 오래 살다보니 감투를 다 써 본다고 즐거운(?)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선 최근에 가장 많은 회원이 참가하였다고 머리수를 헤아리며 정신이 없다.(영섭이는 개인 승용차로 온다고 함)
(참가인원은 총 35명이고 부부동행 5팀 가족동행 1팀 나머지 모두 우리 동기)
산행대장이 무학산 산행 중 학목의 풍경이 백미라 하며 하산까지 3-4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을 하며 특유의 순박한 말주변머리로 자중을 웃긴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나 지금이나 말하는 분위기는 변화가 없는 친구이다.
오늘 산행 코스를 대하여 알차게 설명을 듣고서 여느 때 처럼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눈다.
총무님의 부재가 또 다시 느껴진다. 약(?)을 먹자고 달려드는 사람이 없다.
달리는 창 밖 너머로는 조립식 건물과 비닐하우스가 이웃하여 함께 공존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해평야라는 소리는 이제 역사책에서나 찾아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격조가 높아진 버스 기사님이 달리는 버스 안 T.V에서는 1박2일에 방영된 서울 경복궁 역사 유적 탐방 방송을 보여주고 있었다. 09:45분 서마산 I.C를 빠져나와 학봉가는 길 팻말이 붙은 주차장에 09:53분에 도착하였다.
버스에서 내리는 우리를 차가운 바람이 인사하듯 달려든다.
10:10분 시산제 지낼 짐을 나누어 넣고서 도로를 따라 국토 대장정을 하듯이 늘어서 10여분을 걸어 창연암 입구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영섭동기 부부 합류로 37명)
누가 순번을 정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일렬로 행렬이 만들어지고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듯 산길을 따라 오르는 우리의 숨소리가 힘겨운 듯 거칠게 들려온다.
10:35분 마산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현대식(?) 정자에서 땀을 식히는 동안 향토사학가 마냥 자신들이 알고 있는 식견을 유감이 발휘하며 설명과 해설로 정신이 없었다.
길이 있기에 걷는 사람들, 산이 좋아 오르는 사람들, 선한 사람들이 모여 또 걷다보니 산행대장이 무학산의 백미라 소개하였던 학봉에 10:50분에 도착하여 몸의 피로를 눈으로 씻어내고선 고소공포증(?)을 느끼는 듯 엉금엉금 걷는 문환동기의 어부인과 좁은 암벽을 무사히 돌아 두 번째 휴식을 취하였다. 무학산 정상까지 1.9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정겨우면서도 다소의 힘겨움에 건성으로 읽고 지나친다.(11:10)
간밤에 진눈깨비가 내렸는지 응달진 곳에 하얀 눈이 드문드문 쌓여있고 잠시 호흡을 고르며 돌아보는 마산의 풍경은 산속에서 보는 것과는 색 다른 느낌이었다.
12:00 세 번째 휴식을 하며 준비해 온 간식을 나누어 먹는 동안 “오늘은 가까운 곳에 왔다고 자주 쉰다“라며 누군가가 지나는 말을 던진다. 종균이와 승렬이가 힘겹게 도착하고 이어서 성준이랑 만주가 얼굴을 드러낸다.
12:30 정상 턱밑에 자리를 잡고 시산제를 지내기 위해 준비해 온 음식들을 차리고선 회장님을 필두로 무사 산행을 기원하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절을 올렸다.
입시생 있는 동기, 사업하는 동기, 앞으로 무엇인가를 할 동기, 등등... 술잔을 올리는 정성이 담겨 있는 듯하여 보기가 좋았다.
칠칠팔팔 모여 약(?)과 함께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고, 종복이의 연어는 어김없이 회원들의 입맛을 돋구고 시산제의 고사떡은 속을 더욱 든든하게 해 주었다.
속이 채워지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지 산행B조를 창립해야겠다는 진심(?)같은 농담을 승렬이가 던지며 회장은 자신이 하고 몇 몇 회원을 더 확보해야겠다고 싱그운 넉두리를 한다.
13:40분 무학산 정상에 도착하여 2월 산행 인증샷을 하고선 하산을 시작했다.
13:50 서마지기 마당에 도착하여 마산 시가지와 주변 섬들을 구경하며 마음의 그림들을 그린다.
14:00 365일 사랑계단을 내려가며 결혼기념일, 생일 계단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
14:10 뒤처져 내려오는 사람들을 위해 또 휴식을 했다. 누구가가 “여기가 어디고?” 묻는다. 병환동기가 즉답을 하기를 “팔각정”. 모두가 할 말을 잃는다. 실은 육각정인데... 질문한 사람이 말이 없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발걸음이 경쾌하고 가볍다는 생각을 한다. 산행대장의 길안내는 가이드 수준이다. 마지막 쉼터에 앉아 휴식을 하고 있으니 종균동기가 다리에 쥐가 난다고 바닥에 드러누워 반 죽음(?)의 모습을 보인다. 운동 부족을 귀에 대고 알려준다.
15:30 출발지인 주차장에 한 사람도 낙오(?)없이 무사히 도착하였고 버스는 출발하였다.
차안에서 마산의 명물 마산아구찜을 먹으로 간다고 안내를 한다.
길 양옆으로 늘어선 음식 골목길을 지나 상호가 마산아구찜이라는 가게에 15:50에 들어가 오늘 산행의 뒤풀이 겸 이른 저녁을 먹었다. 매운 마산아구찜에 모두가 아우성이었습니다.
평소 우리가 먹던 생아구찜과는 너무도 다른 맛이었기에 마산에서 아구찜은 먹을 것이 못된다는 결론을 내고선 17:05에 버스에 몸을 싣고선 휴게소 한번 가지 않고 18:10분에 부산에 도착하였다.
우리의 2월 마산 무학산 산행을 37명이 참석하여 성대하게 무사히 끝 마쳤다
^>^>^ 아구찜을 먹은 소감은 각자의 마음에 담아 주시기를 바라며 주절주절 글로 남기지 않았다.
첫댓글 신학기라 바쁠텐데 꼼꼼한 산행기에 고마움을 느낍니다.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