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원 'CJ라이브시티' 개발 무산됐나?

[연구소장]

경기도는 지난 2016년 5월 CJ그룹 계열사인 CJ라이브시티와 기본 협약을 맺고 'K-컬처밸리'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 사업은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원 32만6400㎡ 규모 도유지에 K팝 전문 아레나(CJ라이브시티)와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케이팝에 대한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기대받고 있는 가운데, 아직 국내에는 대규모로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없습니다. 이에 콜드플레이와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월드스타들은 아시아 투어일정에 한국 대신 일본 도쿄돔, 대만 오슝 국립경기장에서 공연을 펼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울에도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이하 잠실주경기장)이 있지만 당시 리모델링 공사 착공에 돌입하면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K-컬처밸리 사업을 통해 'K팝 공연 전문 아레나'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경기도 측은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정상화를 위해 현행 사업 시행자 CJ라이브시티와 사업협약을 해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업의 경제 파급효과는 약 30조원으로 책정됐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네 차례에 걸쳐 사업 계획이 변경되고, 인허가 등 행정 절차가 계속 지연됐었습니다.

아레나 시설 공사의 경우 지난해 4월 건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여파로 중단되었습니다.

여기에 한국전력은 공연장에 사용할 대용량 전력 수급이 어렵다고 밝히면서 속절없이 시간만 흐른 것입니다.

게다가 지체상금까지 발목을 잡았습니다.

지체상금은 민간사업자가 기한 내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지불해야 하는 배상금입니다.

경기도가 CJ라이브시티 측에 요구한 지체상금은 1000억원에 이르는데, CJ라이브시티는 완공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경기도에 요청했지만, 경기도가 이를 거부하고 지체상금을 지불하라고 하면서 갈등이 격화된 상황입니다.

결국 경기도는 지난달 30일 사업 기간 만료를 앞두고 연장하지 않은 채 협약 해제를 통보한 것입니다.

이에 CJ라이브시티는 2016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투입한 자금은 숙박·상업시설 부지(A, C) 매입 비용 약 1940억 원을 포함해 7000억 원에 이르는데, 사업 시행자 협약 해지에 따라 이제까지 쏟아부은 비용 회수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한편 경기도가 완공기한 연장을 거부하고 누적된 지체상금 약 1000억원을 지불하라고 요구한 것은 '배임' 소지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지체상금을 감면할 경우 추후 담당자에게 법적 책임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이죠.

문제는 CJ라이브시티가 1940억 원을 들여 매입한 토지를 두고 CJ와 경기도청의 법정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사업 지연이 CJ라이브시티만의 탓이 아니기 때문에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한 지체상금 규모를 두고 법정공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보통 관합동사업의 경우 SPC(특수목적법인)을 세워 지분을 출자해 공동 개발하거나 장기 임차 계약을 맺고 지자체가 소유한 땅에 민간기업이 건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CJ라이브시티의 경우 사업비가 3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아레나부지(T2)는 50년 장기임차, 나머지 숙박·상업시설 부지(A, C)는 조건부 매입하는 구조로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CJ가 자금을 투자하기는 했지만, 경기도청의 사업계획에 맞지 않으면 토지를 반환해야 하기 때문에 싸움이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