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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창왕후(元昌王后)는 고려 의조(懿祖-태조 왕건의 조부인 작제건)의 왕후로 생몰년 미상의 실존인물이다. 본명은 용녀(龍女), 또는 저민의(渚旻義, 焉旻義)라고 하며 경헌왕후(景獻王后)라고도 한다. 왕후명은 모두 추존 이후 붙혀진 명칭이다.
『성원록』에 이르길, 평주(황해도 평산)이 출신이며 아버지는 두은점 각간(頭恩坫角干)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전설에는 서해 용왕의 장녀라고 전하는데 대부분의 왕실 설화가 그렇듯 고려 왕조도 조상들을 용, 산신 등과 결부시켜 신격화하였다.
『편년통록』에 따르면, 작제건(의조)이 자신의 아버지가 당나라 숙종 황제라는 이야기를 듣고 배를 타고 가던 중 풍랑을 만나 어떤 섬에 내렸는데, 이때 서해 용왕의 맏딸인 용녀(원창왕후)를 만나 혼인하였다고 한다. 작제건과 용녀는 용왕에게 돼지 한 마리를 선물로 받았는데, 이 돼지는 신통력이 있어 송악산 기슭에 터를 잡으라 알렸고 둘은 아들을 낳으면서 살게 된다.
『대동운부군옥』에 따르면, 용녀는 작제건에게 자신이 용궁으로 가는 우물로 들어 갈 때 그 모습을 보지 말 것을 일렀다. 그러나 작제건은 호기심에 그만 몰래 훔쳐 보았는데 용녀가 딸과 우물속에 들어가 황룡으로 변하여 나왔고 오색구름을 일으켰다. 작제건은 못 본 척 하였으나, 용녀는 작제건에게 돌아와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니 같이 살 수 없다고 말하며 딸과 함께 우물 속으로 들어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고려가 건국되고 이듬해인 919년에 작제건과 용녀가 의조, 원창왕후로 추존되었으나 용녀의 능은 어디있는지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알 수 없다. 2019년 북한에서 원창왕후의 능이 발굴되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