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서부 전선과 베티고지,화살머리고지, 백마고지, 저격능선(3)

[이용석]

       중서부 전선과 베티고지,화살머리고지, 백마고지, 저격능선(3)

할머니와 경작인의 증언을 토대로 우리는 확실한 정황을 얻어 발굴 작전을 실시 하였다.

2008년도에 발굴을 하는동안 무려 2,000여점 이상의 유품이 쏟아졌다.

탄피며 실탄받이 M1탄 철모잔해 전투화 중공군 수류탄등이 교통호에 남겨져 있었다.

"AURAND, PAUL E  US 52001238  T51  P  O"

발굴 당일 우린 미군  인식표를 발굴하여 한편으로 흥분에 휩싸였다.

이곳에서 미군이 전투를 하다니 전사에 없는 사실을 우린 찾았다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바로 미국 하와이에 있는 미군 유해발굴센터에 연락을 하여 사실 관계를 확인해 전통을 날렸다.

그러면서 주변을 확대하여 발굴 하는데 드디어 유해를 찾았다.

주민들의 이야기대로 뭉쳐서 나오는 것이 누구의 통제로 인위적으로 묻혀진 것이 확실했다. 포도밭 끝의 잡목과 조그만 소나무 숲이 발굴 가능 지역이였다. 따라서 국유림에 대해 가평군과 협조하여 발굴해 관한 협조를 부탁하고 지금까지의 경과를 통보해 주었다.

"콜라병이 나오고 맥주병이 나오고 남자들만 사용하는 요상한 것이 나오고... ."

우리가 너무 좋아서 호들갑을 떨며 주변에 대한 발굴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동안에 미군은 전사자 명부와 참전자 명부를 이용하여 실체를 확인하고 있었다.

처음 일보는 참전한 것은 확실하다는 연락이 왔다. 미 제7사단 소속이라고 한다.

모두가 미군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는다는 생각에 기뻐하고 있었다.

발굴현장에서는 콜라병이 나오고 맥주병이 나오고 탄창이며 탄입대 M1탄과 탄크립, 박격포탄 파편, 중공제 방망이 수류탄, 소련제 모시나칸트 탄류등이 쏟아져 나온다. 그리고 오직 남성만이 사용하는 용상한 물건등 트럭으로 1~2대분은 족히 발굴 되고 있다.

"도대체 이 지역의 정체는 무엇인가?" 

또 한곳에서는 유해들이 손만 대도 부스러지는 형태로 몇구가 엉켜서 우리 두 눈에 투영되고 있다.이곳 저곳에서 발굴 되는 유해의 숫자가 10구를 넘어 20구에 이른다. 이때 동네에서 소문을 듣고 다른 몇분이 찾아오셨다.

"야~, 자리 잘 찾았네. 우리도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정말 많이 나오네요." 

"혹시 다른 곳에 이런 발굴할 장소는 없습니까?"

"아, 우리집 들어가는 입구에 밤나무가 있는데 인공때 그곳에 5사단인가 2사단 병사 3명을 묻었다는 이야기를 우리 아버지로부터 들었는데 지금 아버지가 안계셔 정확히는 모릅니다."

"그래요, 그럼 일단 우리 금솟 탐지기를 이용하여 탐사라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밤나무는 크게 생각하지 마시고 자르고 발굴해도 됩니다." 얼마 전까지 동네 이장을 하신분이라 한다.

우린 이렇때 일하는 보람을 찾곤한다. 나라위해 싸우다 전사한 용사님을 발굴한다는데 집이라도 필요하면 허물고 발굴해야할 판이다.

하지만 현실은 꼭 그러하진 않다. 어떤 아저씨는 허위 제보를 하여 마치 군인이 가매장 되어 있는 돌무덤처럼 제보를 한다. 대부분의 위치는 밭의 한부분 아니면 논의 어느 한부분이다,

"남의 무덤을 주인이 없다는 핑계로 용사의 무덤으로 제보하여 파게 한다."

우린 제보를 받으면 조사하고 조금의 가능성만 있어도 발굴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열심히 주변을 탐문하여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발굴하게 되는데 대부분 인접 주민들끼리 이미 말이 맞추어져 있어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땅을 퍄 보아야만 한다.

하지만 열에 아홉은 사실 허위제보이거나 소문을 사실처럼 연극하여 알려주는 경우가 태반이다.

왜냐하면 발굴하여 다행히도 유품이나 함께 유해가 보이면 그만큼 제보비도 받고 땅도 넓어지게 된다. 반면에 이상한 유해가 나오면 "아니 그렇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데... ."하고 말을 흐리면 그만이다. 그러면 우리는 한번 발굴 되었으니 이장관에 수습하여 양지바른 곳에 재매장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마찬가지로 또 땅이 넓어진다.

하지만 이곳의 이장집 입구는 달랐다. 

발굴현장에 이러다 보니 많은 동네분들이 모여 들었다.

별별 이야기가 오갔다.

"여기서 말여 뼈다구 갔다가 불에 태워 가루를 매독걸린 사람들이 발랐다고." 

"저기 말똥이네집에 살던 아줌마 있잖아, 남자아이 못난다고 시어머니한테 구박받아 오다 여기서 해골을 하나 갔다 고와서 먹었다고 하지... ."

"맞어, 옛날에 어려서 보니까 그 뭐여 문둥병환자들이 많았는데 그 사람들이 어린아이 간을 빼 먹으면 낫는다고 소문이 돌아 무서워서 어디 혼자 못 나갔어. 그때 그사람들이 사람뼈를 구해서 다려 먹는다고 하던데... ."

정말 별별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마당에 전화 연락이 왔다. 이장집 입구 밤나무 밑에서 유해가 식별 되었다는 보고였다.

이번에는 모두 그곳으로 장소를 바꿔 모여들었다. 시골은 이장만 돼도 빽(?)이 상당한 것 같았다.

동네 사람 별도 되지도 않는데 그럭저럭 어린아이들 빼고 다 모여든 모양이다.

현장으로 이동하여 발굴되는 모습을 보니 M1탄 크립이 3개 나오고 실탄 탄창이 1개 탄이 그대로 8발씩 들어있는 탄창이 1개나 나오고 미군 시레이션에서 볼 수 있는 프라스틱 숟갈과 설탕 커피 봉다리가 몇개 발굴 되고 있다. 지금 까지의 상황으로는 제보대로 아군일 확률이 높아 보였다.

"밤나무가 고마웠다. 무려 60년을 함께 껴안고 보호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잘라진 밤나무는 곱게 잘 잘라서 탤감으로 쓸 수 있도록 조치했다.

마지막 임무를 다했으니 스님들의 다비식처럼 이 밤나무도 좋은 땔감으로 활활 타오르는 것이 영광일 것이다.

"이 병사는 살아서 미국에 복귀하여 사망했다."

발굴이 계속 되고 있다. 많은 유품이 쏟아지고 있고 새로운 제보도 도착하여 그 모든 곳을 다 파 보기로 한다. 조금의 아쉬움도 남겨서는 안된다. "그 10CM의 아쉬움이 한 용사의 전부를 뒤바꿀 수 있는 법이다."

이 이야기는 발굴 하면서 사실 너무 힘이 들 때가 많다. 발굴하는 병사들이 대부분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하다 군에 들어온 초보자들 이기에 별로 삽질이나 호미질을 많이 해보지 않했기 때문이다.

너구나 아침먹고 도보로 대부분 이동하여 발굴현장에 오르는데 평균 2시간 이상이다.

그러니 오전은 도착해서 한 2시간 작업하면 점심을 먹어야 하고 오후는 1시부터 4시까지 일하고 하산해야 하는 일과인데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그러니 맨 땅이 나올 때가지 파내려가고 개인호 사방을 다 굴토해야 하는데 그 10cm 남겨 놓고 그만두면 50년 60년을 기다린 용사님은 얼마나 비통하겠는가! 

그래서 우린 아침마다 기도하고 현장에서도 기도하며 어서 빨리 우리 눈에 식별되어 일어나시도록 신호를 달라고 용사님께 애원하게 된다.

발굴 1일차가 끝나고 우린 다시 부대로 복귀한 후에 다시 발굴에 투입하게 되었다. 이곳에서의 발굴은 일주일은 소요 될 것 같다. 

그런 몇일 후에 미국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우리가 발굴한 인식표의 미군은 미 7사단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가하여 혁혁한 공을 세우고 미국으로 복귀하여 몇해전 운명했다고 한다.

그러면 그 인식표는 어떤 이유로 여기에 묻혀 있었는가?

혹시 중공군이나 북한군이 떨어진 것을 갔고 있다가 이곳에서 죽었는지?

아니면 인접 동료가 인식표를 주어 미쳐 전해주지 못하고 갔고 있다가 흘렸는지?

하지만 답은 그리 오래지않아 유추해볼 수 있는 정황이 확인 되었다.

이곳이 군수시설이 모여있던 장소였고 미군은 현장에서 인식표를 제작하여 분실된 인원들에게 제공했으며 실제 발굴된 유품에는 그 이후로도 몇개의 인식표가 더 나왔으나 미완성품들 이었다.

그러니 미군들은 인식표를 우리보다 더 잘 간직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했다. 

내가 알고 있는 미군 발굴현황은 12구인데 이중 실제 미군으로 판명된 인원이 7명이고 이 인원들은중 릴리 에드먼드소위(인식표, 창녕 구진산. '02년), 프랭크 스미스상병(인식표, 철원 마현 735고지)

그리고 내가 직접 발굴한 미군 해군 랑웰대위(인식표, 영덕), 충남 연기 개미고개에서 '11년도에 발굴된 2명의 용사도 인식표로 확인 되는등 인식표를 차고 발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우리 국군은 발굴된 10,000여명의 숫자중 인식표가 발국된 것은 60여명에 불과 하다.

아니 인식표를 차고 있으면 혹시 포로가 될시 신원확인에 절대적으로 불리 하고 실제 작전간에도 인식표의 소리로 기도비닉에 제한을 받거나 공격하는데 거추장스러워 휴대하지 않는다고 많은 용사님들이 증언 하셨다.

또한 우리는 초기 전투시에 한강을 도하하여 후퇴하면서 입고 있던 옷마저도 벗어 던지고 한강물에 뛰어 들었으니 인식표가 대부분 없다.

이후 정상적으로 인식표를 준 것이 '01년 4월부터라 한다. 더구나 현지 보충되는 인원이나 학도병에게는 인식표가 없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도 당장 전쟁이 나서 현지 보충병에게는 무슨 수로 인식표를 주겠는가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군 중에도 인식표를 입대와 동시에 받는 인원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미군에 배속된 카투사들은 바로 인식표가 주어져 우리가 신원확인 된 인원중에도 K군번이라고하는 이 인원들이 신원이 확인된 130여명중 10여명이 된다.

물론 군번을 차고 전투하는 것이 전쟁기술을 발휘하는데 문제가 되는지 안되는지 시험평가한 것은 없다. 아니면 어느쪽이 더 효율적인지 비교시험도 해보거나 의견수렴을 해 본 적도 없다.

다만 전투수행 방법이 우리는 육탄전이고 미군은 일단 화력으로 무력화 시키고 보병이 서서 기동하는 방식이니 약간의 차이는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미군도 엎드려 기동한다.

이곳 가평 북면 일대는 수시로 미군부대들이 들어왔다가 나가곤 했던 곳으로 어느 한 부대를 단정하기는 곤란하며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일부 부대가 머물다 떠나 갔다고 한다.

"남종교에 숨져간 누나들 영혼이 살고 있다!"

인생이란 누군 아름답다고 하고 누군 괴로움이라 한다.

많은 시대적 흐름에서 느끼는 인생의 의미는 분명 다를 것이다.

아주 옛날에는 먹고사는 문제에 따라 희노애락이 판별되었을 것이고 어느 때인가는 남녀문제가 인생의 운명처럼 느겨지기도 했을 것이다.

지금에야 복합적인 문제로 어떻게 오래 살 것인가가 화두일 것이다.

전쟁이 한참이던 1950년 6.25당시는 살아야 하는 것이 절대적 운명일 것이다.

살기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시대의 비극은 우리가 글이나 말로써 표현하기란 정망 어려운 문제다. 목숨 앞에 누가 자유롭겠는가. 이런 것을 경험핮 못한 우리로써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무척이나 많은데 혹자들은 너무 쉽게 말을 함부로 하고 일부는 지금의 환상으로 일필을 갈기는 모습에 난 당혹해 한다.

물론 나도 한때는 그런 범주에 속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릿고개를 당해보았고 고리대금업에 집안이 무너져 야간 열차를 타고 서울로 와야 했던 어두운 과거가 있기에 남보다는 수월하게 참전용사님들의 증언을 이해하고 지역주민들의 아픔을 들을 수 있는 처지는 되었다고 본다.

우린 화악리 일대에서 거의 한달간을 머물며 발굴 작업을 계속 했다. 

그러면서 아닌 말로 대부분의 마을 사람은 다 만나 보았다. 어떤 경우는 약간 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을 따라 온종일 야산을 함께 조사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 낭비나 억을 하다는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지금 이 시대에 모든 의문점을 듣고 기록에 남기는 것도 중요한 임무며 그 당시 상처를 당했던 아니면 전쟁의 소용돌이로 트라우마가 생겼다면 그 아픔도 함께하는 것이 임무다고 생각했다.

"중공군 신발이다."

큰 멱골에서 가덕산과 북배산 중간사이를 넘어 춘천시 서면의 서상리 신매저수지로 내려서는 옛길이 있다. 물론 지금도 일부등산객들에 의해서 그 길은 유지되고 있는데 우린 큰 희망을 갔고 그곳 일대를 탐사한 적이 있다.

우린 소법2리 마을 회관과 목동리 마을회관에서 지역 주민 간담회를 하여 많은 추가적인 제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중 한분이 바로 큰멱골에서 전쟁당시 살았는데 우리 국군 제5사단도 많이 죽었고 중공군도 미군의 불폭탄으로 주변에 엄청죽어 시신이 쌓여 있었다고 한다.

계곡을 따라 형성된 길이 무척이나 잘 발달 되어있고 산 능선으로 오르는 곳도 완만한 경사로 어렵지않게 접근이 가능한 곳이다. 우린 제보자를 따라 그곳을 탐사하러 가는데 마침 춘천 MBC방송국 황PD팀이 함께하게 되었다.

그날은 보슬비가 약간 내리고 있어 길이 미끄럽고 특히나 낙엽이 쌓인 곳은 더욱 미끄러웠다. 사진 카메라맨은 그 무거운 장비를 메고 우릴 끈질기게 따라 다니는데 그분들의 프로정신에 감탄했다.

큰멱골에 도착해 보니 굴토장비를 동원하여 이 깊은 골짜기를 개발하려 열심히 인부들이 움직이고 있는데 한 순간 도쟈로 도쟈로 밀고 있는 흙더미속에서 뭔가 징후를 목격했다. 즉시 작업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고 확인해 보니 중공군 신발이 나오고 그들의 밥그릇이 나왔다. 

그렇다면 이 평지 어딘가에 당시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다는 징표가 되어 작업소장에게 우리의 업무를 소개하고 혹시나 그동안 다른 것은 없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한곳을 가리키며 중공군 방망이 수류탄과 실탄들이 몇점있어 모아 놓았다고 하고 하나는 나무같지만 혹시나 사람뼈인지 몰라 별도로 분리애 놓았다고 하며 현장을 안내했다.

가서 확인해 보니 사람 왼팔뼈였다. 

그럼 공사하시면서 다른 것은 특별한 것이 없었는지 다른 인부들에게도 물어 보았으나 이정도 였다고 한다. 그러니 원형이 없으니 저기 나온 뼈는 옛날 무덤에서 나온건지 군인의 뼈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양지바른 곳에 가매장했다다 경찰에 신고하여 적법절차에 따라 처리해 달라고 알려주었다.

기타 유품이야 전쟁터에가면 어디든지 널려 있기에 손대지 않도록 통제를 하고 징후 발견시 알려 달라 부탁을 드리고 계속하여 산을 올랐다.

얼마를 올라가니 약간의 넓은 공간이 눈에 띄었다. 제보자의 이야기와 일치하는 곳이다. 능선 오르기 얼마전이지만 은거하기에 안성마춤인 곳으로 보인다.

이곳에 많은 시신들이 있었다고 하여 우린 광정면을 정밀 탐사하기고 했다. 

금속 탐지기를 이용하여 구간구간 소리가 나는 곳은 깃대를 꽂아가며 일부 지역은 기초 굴토도 한다. 하지만 유품들이 나오고 등산객이 묻어놓은 비닐 쓰레기들이 대다수다. 이 비닐이 탐지기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우리를 속이곤 한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전쟁 종료후에 군인들이 들어와서 찾아갔고 일부는 여기서 불로 태우기도 했다고 한다. 우린 다시 내려와 남종교에 갔다.

"저기 강뚝으로 길게 아가씨들 방이 있었지요~!"

이곳 화악산지구는 화악산에서 뻗어 내리는 능선과 매봉에서 뻗어 내리는 능선으로 크게 구별된다.

화악산 방향은 화악산-중봉-애기봉-숵산으로, 매봉은 촉대봉-홍적고개-멍덕산-가덕산 방향으로 길게 내려간다.

이 둘 지맥의 사이에 화악리와 소법리가 위치 하는데 강원도 어디 보다도 산골이다. 물론 지금이야 화악터널을 이용하여 사창리호 바로 넘어가고 홍적령고개 길도 포장되어 넘어서기가 무척이나 좋고 집다리골 자연 휴양림과 강원숲 체험장이 들어서 어디보다 좋은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에 6.25전쟁은 38선이 모든 산악지대를 지나고 있기에 그당시는 사실 뭔지도 모르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고 일부는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부담없는 생활을 해오던 터이라 전쟁이 난지도 몰랐다 한다. 생활터전도 숯을 굽는 일이 태반이고 화전을 해서 먹고 사는 곳이였다.

자다보니 인민군이 찾아와 문을 두드리고 혹시 국방군이 숨어들지 않했는지 물어보는 상황이었다.

사북면 지암리 아랫말에 노무자로 시작해서 학도병 그리고 군인으로 신분이 바뀌며 참전용사가 되신 서영환씨의 증언에 의하면 어느 지역도 거의 비슷하지만 고시락 고개 위에 좌우측으로 처음에는 경찰경비대가 와 있다가 군인들이 인수하여 들어와 경계근무를 했다고 한다.

그 당시 본인이 18세라 군인 갈 나이는 아니였지만 산에서 숯을 굽기위해 나무를 하고 약초를 캐러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군인들과 마주치게 되고 친형처럼 인간관계가 되어 집에서 김치도 갔다주고 때로는 군인들이 내려와 밥을 먹고 가기도 했단다.

그러니 말이 군인이지 총도 제대로 없고 목총을 들고 경계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본인이 직접 군인을 대신하여 근무도 하고 초소에서 놀고 자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도 원평리 마평이라라는 곳에 가면 38도선이란 표지석이 크게 세워져 있는데 동으로는 매봉-원평리-고성리-오봉산으로 서쪽으로는 매봉-화악산-가루목이-포천 이동 연곡리에서 영평천으로 38도선이 좌우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곳 접경지역은 사실 그 당시 싯점에서는 이념적으로 자유니 공산이니 하는 것은 크게 영향력이 없고 먹고 사는 문제가, 누가 잘먹고 잘 사느냐의 문제가 더 크게 영향력을 미치다 보니 북쪽을 남나들고 그들이 들어와도 괞찮다는 식으로 광복이후 생활상은 그러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 전국 각지에서 징용ㅇ을 피해 모여든 주민들이목탄 생산, 경춘 철도에 소요되는 침곡 조달과 벌목 작업등을 하며 광복 이후까지 산기슭에 반 지하식 움집을 짓고 공동체 생활을 하던 곳이 남아 있다.

특히 그 가운데에는 신앙인들이 일제의 신사참배강요, 창씨개명, 종교탄압과 강제 징용을 피해 은신하며 신앙심을 지켜온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의 일부 인원들은 꼭 일제시대만이 아닌 그 이전에 즉 조선시대에 신흥 종교들이 들어 어면서 중앙의 통제를 피해 집단으로 이주하여 숨어서 종교생활을 영위하기도 했던 곳이란다.

어쨋든 이곳은 집집마다 곳곳마다 사연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전쟁의 소용돌이에 엄청 큰 피해를 맞 본 곳임에는 틀임이 없다.

이 지역의 어디를 가나 한맺힌 이야기가 있고 높은 산이든 낮은 산이든 올라 가면 전쟁의 흔적이 다 있다. 가평은 인민군 잔당과 지역 프락치들이 연동하여 공산치하를 구축하여 대항하는 바람에 북진 작전시 우리 2사단과 5사단이 후방지역 작전을 하면서 이곳 가평은 동쪽인 춘천에서 측방공격으로 가평을 공격하고 점령하여 2개연대가 교대로 지역 방어를 해야만 했던 곳이다.

그러니 인민군과 중공군에 의한 피해 뿐만 아니라 아군에 의한 피해도 많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어느날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다.

때는 중공군이 완전하게 물러난 '51년 6월이후 8월에 전국적으로 엄청난 물난리가 발생한다.

그래서 유엔군의 38도선 진출 작전이 차질을 가져오게 되는데 이때는 군인들도 물속에 수장되어 많이 전사했다고 한다.

그당시 남종교에는 화악천이 흐르고 강변으로 뚝방이 있고 논같은 그런대로 넓은 공간이 있다.

이런 뚝방에 학고방처럼 몇십 칸의 임시 집이 있고 이곳은 기거하는 집이 아닌 이곳 일대에 임시 주둔하는 미군들을 위한 위안소로써 많은 아가씨들이 아침이면 들어왔다가 오후 늦게 빠져 나가곤 했단다. 상남종에 사시는 지역 어른이 조심스레 만나자고 해서 만났더니 조용하게 물어 보신다.

"전쟁때 죽은 사람은 발굴하지 않나요?"

"네, 그당시 전사한 군인들과 유엔군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군인들을 위해 봉사하다 죽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노무자, 학도병등은 우리가 발굴 합니다. 하지만 근거가 명확해야 합니다."

"아니 그때는 군인이나 경찰이 들어와 집에 있는 젊은이나 조금 나이 먹은 사람은 바로 현지에서 데려다 실탄지고 포탄지고 이용해 놓고 그런 기록을 누가 남겨야 하겠습니까?"

"끌려가서 죽은 사람이 부지기 수인데 죽은 사람이 증명할 수도 없도 그렇다고 그 당시 함께한 사람들이 다 죽어 인후보증도 안되고 뭘로 증명합니까?"

"하시는 이야기는 다 맞다. 그런데 우린 들어줄 수 없는 실태가 아쉽기만 하다."

궁색한 답변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나는 애처로울 뿐이다.

여기에 또 한번 나를 뭉둥이로 내리치는 충격을 던지는 할아버지다.

"여보 군인 양반, 당신도 어머니 누나 동생 다 있지."

"네, 어머니는 내 어릴적 돌아가시고 두 누이는 있습니다."

"여기 다리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요?"

"잘 모릅니다. 물난리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사연을 듣고 보니 눈물이 난다. 그 당시 전쟁터에 그런 일이 있을 수는 있다고 치더라도 아니 어떻게 지금으로 말하면 5/4톤 트럭에 실리어 나가던 위안부 아가씨들이 차가 전복 되면서 다 물에 휩쓸려 가는데 운전하던 미군 병사만 건지고 우리 누나들은 그대로 방치하여 다 죽었다는 것이다.

시신은 어디까지 떠내려가다 모두 운명했을 것이고 어딘가에 묻혀있을테니 그것도 발굴하여 위령제라도 지내달라는 것이 어르신이 바램이었다.

"영혼들이여 천국으로 가소서... ."

이런 날은 무척 슬퍼지기에 힘이 빠지고 더 이상 탐사나 조사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우린 마을 회관을 찾았다. 소법2리 마을 회관이다.

이곳은 2004년도에 한곳에서 12구의 유해가 발굴된 곳으로 동네분들의 제보에 의해서 발굴 되었다. 다시 찾은 이유는 혹시나 앞에서 죽어간 우리 누나들의 운명과 연관성이 있나 확인해보려 들렀는데 마침 점시 시간이라 여러명이 모여 있어 또 다른 이야기를을 들을 수 있었다.

"저 논자리 끈부분에 수십구의 시신이 매장 되었다."

바로 마을회관 맞은편에 큰 전봇대가 있다. 그러니까 남종교를 남에서 건너다 보면 왼편이다.

이곳이 '51년도 초에 미군의 대형 폭탄이 투하되어 쾌나 큰 구덩이가 생겨났다.

그런데 중공군이 물러난 후에 마을 사람들이 많은 수의 죽으 사람의 시신을 울력으로 나가서 이곳에 넣고 매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논이 되었는데 지금 주인이 그 사실을 모른다고 한다. 그로부터 시간이 흐르면서 몇번의 주인이 바뀌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04년도에 이 근처에서 12구의 유해가 발굴 된 사실이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그와는 별개라고 입을 모은다.

"아니 논갈이도 하고 여기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데 그렇게 많이 매장된 곳이 존재할 수 있나요?" 내가 나서서 도대체 의문이 들어 물었다.

"저곳이 처음에는 둠벙처럼 되어 그속에 수장되었는데 흙으로 채워서 지금 논이 되었어요."

"그럼 이곳도 전쟁이 끝나고 군인들이 발굴하러 왔을텐데 그때는 누가 신고 안했나요?"

"전쟁중에 여기 사람들이 대부분 강제로 이주되어 있다가 나중에 들어와 잘 몰라요."

그러다보니 어떤이는 군인들이 와서 불로 태워서 가져갔다고 카더라식 이야기도 하고 중공군인데 그걸 누가 발굴하냐고 반문하기도 하고 의견이 분분하여 결국 벼농사가 끝나면 발굴해서 증명하기로 했다. 하지만 포크레인까지 동원하여 발굴한 결과 쓰레기만 산더미처럼 나오고 유해는 없었다.

발굴이 아무리 제보가 정확해도 실제 발굴을 해보면 10에 하나 정도 맞으면 성공이라 한다.

얼마의 세월이 흘렀으며 얼마나 많은 지면의 변화가 있었는지... .

이곳에서는 사연 많은 발굴작업이 많다.

발굴기간중 최초이자 지금도 전무후무한 사진속의 나영옥 일병 발굴 이야기

2004년도는 내가 발굴 작전을 잠시 떠나 증평의 포병연대장을 할 때에 관한 이야기로 우리 권중사와 노상사가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미 제보자를 확보하여 발굴 지역은 선정해 주었지만 세부적인 것은 현장 통제하는 발굴 팀장이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원래 이곳 전투는 몇번에 걸쳐 이루어져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가 쉽지가 않다.

최초 전투는 국군 6사단이 인민군과 하는 것이고 1.4후퇴 당시는 2사단과 5사단이 중공군과 전투하기에 앞서 인민군 잔당들과 전투를 하고 '51.3.15서울 수복에 따라 재 진격시는 국군 6사단이 중공군과 전투를 벌여 많은 중공군이 사살 되었다.

그러다 중공군 4월 공세시 진격하던 6사단이 사창리에서 중공군의 역습작전에 말려들어 대량 피해를 입고 또한 ㅁ미군과 영연방군이 피해를 크게 입었던 곳이다.

중공군 4월공세시 용문산까지 밀렸던 아군이 중공군의 5월공세를 밀리치고 다시 재 진격간에는 미 7사단 일부와 국군 6사단이 파죽지세로 밀고 올라가면서 수많은 중공군을 사살하고 4만 여명의 포로를 획득하는 정말 전사에 길이 남을 만한 전투가 이곳 가평일대에서 벌어졌다.

그러니 이곳 사람들은 전쟁하면 치가 떨리고 있어서는 안될 유산이며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 것이다.

처음 우리가 발굴 지역으로 선정할 때는 휴전 후에 고물장수가 탄피등을 파러 전쟁터를 돌아 다니다가 이곳에서 판쵸우의에 덮어서 가매장된 곳을 안다는 제보로 발굴이 시작된 곳인데 발굴 하면서 보니 8구의 유해가 뭉쳐 나오고 있었다. 워낙 많은 유해가 뭉쳐서 나오는 바람에 거의 3일이 꼬박 걸렸다. 그런데 한구의 유해 가슴 위치에서 비닐이 반짝였다.

발굴팀들은 비닐이 손상되지 않도록 정성을 다해 발굴 하는데 가만히 보니 사진이 안에 남아 있었다. 이름은 없어도 증명 사진 크기의 사진이 흑백으로 선명하게 남아 있어 방송을 타게 되었다.

나일병은 전남 보성에서 8남매중 둘째로 태어나 순천 사범학교를 다니던중 전쟁이 발발 하여 학도병으로 군에 갔는데 소식이 끊기고 돌아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때 아버지는 충격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아들을 그리워하다가 눈도 감지 못하고 운명하셨고 어머니께서는 그 사진을 가슴에 안고 현충일이면 현충원 위패 앞에서 눈물을 흘리시다 '85년도에 돌아 가셨다고 한다.

전쟁 직전에 큰형이 고등고시에 합격하여 그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 한장은 나일병이 한장은 어머니가 그리고 한장을 7번째 동생이 간직하고 있었다. 방송에 "전사자의 유가족을 찾습니다"라는 속보가 뜨고 사진이 공개 되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조카중 한명이 평소에 할머니가 갔고 계시던 큰아버지의 사진ㄴ을 본적이 있는데 그와 똑같은 사진이 공개되자 바로 7번째 작은 아버지에게 연락이 되고 그 7번째 동생이 확인하러 현장에 온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인인가, 사진이 똑 같았다. 형님을 사진으로 만난 것이다. 발굴단은 DNA감식으로 유족이 일치함을 확인하여 '04년 7월27일대전 현충원에 안장 되었다.

아니 비닐 속에 사진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도 기적이고 이걸 동생도 아닌 조카가 보고 바로 연락 되어 온 형제가 해후하는 기적은 쉽지 않다.

그 유족들의 오열하는 모습, 꿈에서도 한번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유골로 나타난 형님 오빠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가슴아파 해야만 했다.

벌써 나는 20여년을 이 업무를 해오다 보니 많은 사연을 만나고 더우기 유족과 함께 울었던 기억도 많다. 하지만 신은 죽었다고 누군 말하고 누군 신을 살았다고 하는데 나는 후자를 믿는 편이다.

왜냐하면 기막힌 것이 내가 신길동에 거주하고 있을 때('07~'10) 자주 가던 이발소가 시장 맞은 편에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유해발굴을 한다고 하니 아니 그 이발소 사장이 바로 나일병님의 친 조카였다. 아무리 운명의 장난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이렇게 스토리가 진행된단 말인지... .

이 일대에서 '04년도에만 28구의 유해가 발굴 되었지만 신원확인은 나일병님 한분 이었다. 

그러던 중 또 한곳에 영국군이 가매장 되었다는 제보가 들어와 발굴 팀이 투입되고 동시에 7구의 유해가 나란히 줄을 맞춰 매장된 모습으로 발굴 되었다.

발굴 되는 유품이 태국군 용사들 철모같은 것도 나오고 좀 특이한 것도 있고 해서 우린 모처럼 영국군을 발굴하나 기대에 부풀었지만 전문 감시관에 의해서 동양계로 판명이 나 좀 아쉽기도 했다.

춘천 MBC에서 '07년도에 3월부터 현장을 함께하며 생생한 발굴현장을 촬영하여 국민들에게 알린적이 있다.0.00001%란 타이틀로 방영된 내용을 보면 저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너무 늦은 이 발굴사업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누구든지 살아남기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죽어야만 되는 전쟁~! 

그러기에 살아남은 자가 해야할 의무는 너무도 당연한 동료를 발굴하여 고향으로 유가족 품으로 보내줘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은자가 해야할 가장 고귀한 의무를 우린 경제개발이란 이유로 무려 반세기 동안 잊고 살았다. 이제 남아 있는 우리가 그 의무를 이어 받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발굴해도 이제 신원이 확인될 확률이 불과 1/10,000에 불과하다는 너무도 비극적인 기다림이 이제 1대를 넘어 2대 3대로 넘어가는 만큼 확률이 낮아지게 된다.

이곳에서 대대장과 인사참모를 했다. 부대본부가 오월리에 있었는데 무려 3년여를 근무하면서 관측대대 특성상 레이다는 앞에 차폐물이 없는 고지에 위치 시켜야 하기에 차량으로 접근이 가능한 곳을 찾으려 지형정찰을 매일 해야만 한다.

또한 음향장비는 6개의 마이크로폰을 횡적으로 4km어간에 높은 고지에 설치하여 앞에서 진행하는 음파를 제한조건없이 흡수해야 하기에 마찬가지로 춘천 북방과 남쪽의 웨만한 산을 다 올라 다녀야 했다. 하지만 솔직히 그때는 이런 숭고한 임무가 수행되기 전이고 전사에도 장교로써 교육 과정에 점수를 받기 위해 그저 대대공방이나 연대 공방 사단공방을 전쟁의 원칙이나 준칙등을 외워서 어느 전투의 성공과 실패를 분석하는 공부를 했지 안 우리 나라에 6.25전투 당시 싸우다 숨진 전사자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몰랐고 누가 한마디도 언급한 적도 못들었다.

그걸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30여구가 나온 오월리나 몽덕산 가덕산 북배산에 개인호 실태 혹시라도 노출 되어 있는 유해를 많이 찾았을 것이다.

그때는 산에 올라 우리의 진지를 구축하며 아니 온통 산에 간첩 잡는다고 보병들이 호를 파 놓은 줄 알았다. 그러다 유품이 나오면 버려 버렸고 혹시나 뼈같은 것이 나와도 제수없다는 식으로 버리든가 아니면 좀 성의가 있다면 양지바른 곳에 가매장 해주는 정도였다.

2008년도 어느날 나는 대대장 당시의 추억을 되살리며 홍적령 고개에서 몽덕산으로 내려서다 그곳 정상에 무수히 많은 개인호가 있다는 것을 상세하게 탐사하고 능선을 따라 움직이는 것은 많이 했기에 지맥을 따라 동북방 아랫말 방향으로 내려서는데 웬걸 온통 개인호가 구축 되어 있다.

북쪽의 지암리나 남쪽의 오월리는 자주 마을에 들러 전후 사정을 들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었는데 이곳에 이렇게 많이 개인호가 있고 강원 숲 체험장에 만들어진 수렵장이 철조망으로 이곳을 지나고 있었다.

우린 사무실을 들러 혹시나 공사간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들으려 했으나 아는 분이 아무도 없다.

기초굴토를 하여 몇개의 개인호를 표본조사 해보니 유품도 아군 것이고 한 곳에서는 철모도 보인다.

"철모다. 그러면 개인호에 남아 계시고 동네분들이 잘 모른다면 아마 아군일 것 ~."

우린 조사 결과를 계획에 반영하여 2009년도 6월에 발굴토록 하였다.

해가 바뀌고 발굴 작전이 시작 되었다. 여긴 이 지역의 다른 발굴모습과는 차이가 확연했다. 유해들이 한곳에 엉키어 모여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호마다 별도로 가매장되어 있었다.

이런 경우는 통상 전우를 처리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시에 죽어간 시신을 굴토된 호안에 밀어넣고 흙을 한두삽 덮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

"발굴 되는 유해의 모습을 봐도 적군인지 아군인지 분별이 대략은 된다."

우린 긴장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느 사단의 군인들이 전사했을까?

정말 아군일까, 아니면 적군일까?

나오는 유품들이 대다수 M1탄류에 해당하는 탄피며 탄창 탄크립 그리고 쏘지 못하고 그대로 남아있는 탄알이 수없이 많았다.

철모가 있는 위치를 발굴하는데 우린 또 한번 울어야만 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네 이놈들 뭐하고 이제 오는거야!" 용사님이 화가 나신 모양이다.

60여년을 그렇게 철모를 쓰고 우리를 기다리신 것이다. 판쵸우의가 나오고 전투화 잔해도 보인다. 

그렇다면 '51.1.4후퇴 당시에 5사단이나 2사단 병력일 가능성이 많았다. 

만약에 이곳 전투에 참여한 6사단이라면 개전초에 해당이 되고 '51년 중공군 4월공세기간이 되는데 이 당시는 주도권은 없지만 4월같은 경우는 곧이어 아군이 진격하여 수습이 이루어졌기에 아닌 것같고 개전초에는 이렇게 하고 철수할 여력이 없었기에 불가능한 조치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1.4후퇴 당시는 중공군에 포위 되어 진퇴양란의 처지에 고지를 중심으로 결국 결사항전을 하면서 일부는전사하고 일부는 현장을 이탈하여 후터ㅚ가 되었던지 아니면 도중에 다시 전사하거나 포로가 되었을 수도 있다.

100여개의 호를 발굴 하는데 무려 12구의 유해가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린 100여개의 호를 굴토해야 1구를 찾는다." 그러니 무려 10배의 확률이 상승하는 엄청난 결과다.

"그런데 국정원에서 연락이 왔다. 그리고 몇몇은 울어야 했다."

자체 인원들을 발굴 현장을 견학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나는 주저없이 이곳을 선정하여 의미있는 발굴현장이 될거라고 하였다.

그래서 결국 현충일이 지난 6.25일을 전후한 어느 날에 무려 100여명의 직원들이 현장에 올랐다.

약 한시간을 걸어서 발굴 현장에 도착한 일행에게 난 현장 설명과 관련된 전사를 소개하고 실제 발굴 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일동 차렷, 호국용사님께 경례!"

여성분들도 여럿 보였다. 역시 가장 눈시울을 머금게 하는 것은 철모 속에 남아 계시는 용사님이었다. 몇몇은 돌아서 눈물을 닦는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두 눈을 뜨시고 그대로 있을 수 있나요?"

"토질에 따라 유해의 부폐정도는 크게 달라지는데 이 땅이 마사와 황토흙이 섞여서 유해보존률이 높았다고 봅니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일정한 곳에 개인호에 묻혀 있는데 그 뒤에 전우들이 찾아오지 않았나요?"

"물론 함께 했던 전우들이 살아났다면 아마도 찾아 왔을 겁니다. 하지만 모두가 다 전사했다면 이 위치를 찾는 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주로 주 능선에서 확인했지... ."

함께온 높은 분과 몇이 가져온 술과 괴일로 간단한 제례상을 차리고 모두가 참여하여 경례를 올리고 묵념으로 인고의 60년을 흠모하고 천국에 환생하시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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