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언제나 홀로 오지 않고 꼭 겹쳐 온다. 경주의 마우나 리조트 붕괴참사 후 두 달도 안 되어 세월호 침몰 참변이 일어났고 장성 요양병원 화재, 판교 환풍구가 붕괴되는 등의 사고로 아까운 젊은 생명들이 우리의 곁을 떠난 적이 있었다. 禍不單行이라 알아보기 쉬운 글자로만 된 이 성어는 송나라 불서 ‘傳燈錄(전등록)’에 처음 등장한다고 하니 역사도 1000년이 넘었다. 아니 비슷한 어구로 치면 더욱 오래된 한나라 劉向(유향)이 쓴 ‘說苑(설원)’에 나오니까 2000년 역사다.
이 책의 權謀(권모)편에 실린 ‘福不重至 禍必重來(복부중지 화필중래)’가 그것인데 "복은 거듭 오지 않으나 화는 반드시 겹쳐서 닥친다"는 뜻이다.
또 모아놓은 곳을 찾아보니 '福無雙至 禍不單行(복무쌍지 화불단행/ 복은 짝지어 오지 않으며 재앙은 홀로 다니지 않는다)‘이라고 했고
'福無雙降猶難信 禍不單行却是眞(복무쌍강유난신 화불단행각시진/ 복은 거듭 오지 않으니 오히려 믿기 어렵고 화는 홀로 다니지 않으니 도리어 참되도다)’이란 표현도 나온다<琵琶記(비파기)>.
동양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영어 표현에 “Misfortunes never come single.(불행은 결코 홀로 오지 않는다)‘이란 격언은 이 성어를 직역한 것과 같다. 하기야 불운의 연속을 의미하는 ’머피의 법칙(Murphy’s law)‘ 까지 연구하는 판이니 하는 일마다 꼬이는 것은 동서막론이다.
하지만 조금 달리 생각해 보자. 禍福無門(화복무문)이라고 화와 복은 따로 들어오는 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부르는 대로 오는 것(禍福無門 惟人所召/ 화복무문 유인소소)이다<左傳(좌전)>.
禍福同門(화복동문/ 화와 복은 문이 같다), 禍福由己(화복유기/ 화복은 자기에게서 말미암는다)란 말도 있으니 마음을 잘 닦고 안전관리 촘촘히 하여 화가 이제는 복이 되는 일만 남도록 힘을 모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