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매케인의 승패는 ‘동원’에서 판가름 나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작될 때 쯤 오바마는 이미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여 지지자를 확산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었다.
당시 미국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잘 갖춰져 가고 있었는데,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 Facebook, Twitter, YouTube 등의 소셜 미디어가 인기를 끌며 빠르게 확장되고 있었다. 또, 2007년에는 iPhone이 판매되어 스마트폰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소셜 미디어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편리성 때문에 대폭 증가하고, 특정 기업과 특정 서비스가 SNS 시장을 지배하는 포지티브 피드백(Positive Feedback) 현상을 일으키는 등 한창 번성 중이었다.
일찍이 오바마는 상원의원 시절부터 페이스북 창시자 중 한명인 크리스 휴즈(chris hughes)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하여 가동하고 있었다.(http://www.fastcompany.com/1207594/how-chris-hughes-helped-launch-facebook-and-barack-obama-campaign)
오바마는 소통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해 가며 선거에도 제대로 활용한 정치인이다.
그런데, 그즈음 정치권은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수단으로써 소셜 미디어와 스마트폰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지만, 실정은 사뭇 달라서 기존의 온라인 선거 운동의 모습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고작 TV에 광고를 하는 연장선으로 뉴스 사이트나 정치 블로그 등의 웹사이트에 배너 광고를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달랐다. 오바마의 소셜 선거운동은 소셜 미디어와 스마트폰 사용자인 젊은층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광고 대신 쌍방향 소통을 활용하여 행동을 촉구하는 “동원”에 중점을 두었고, 그 전략이 주효했다.
[그림1] 오바마와 매케인의 2008년 페이스북 페이지.
물론 공화당 후보인 매케인도 1999년 대통령 후보 그룹에 명함을 내민 때부터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는 편이었고, 페이스북 계정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지층이 오바마와 달랐고, 오바마처럼 넷(Net)상에서 동원하여 자발적으로 확산해 나가는 효과를 내지 못했다.
[그림2] 오바마와 매케인의 소셜 현황
[그림3] 오바마 2008년 iPhone의 앱
2008년 오바마 iPhone의 앱 순서는 친구전화가 첫 번째, 선거운동 참가는 두 번째임에 주목, 제일 아래에 기부자 현황을 보는 버튼(초록색)이 있다.
출처 : InformationWeek
http://www.informationweek.com/news/showArticle.jhtml?articleID=212000815
http://www.wired.com/threatlevel/2008/11/propelled-by-in/
소셜 선거 운동의 돈과 사람
소셜(social)과 넷(net)을 사용한 선거운동에는 두가지 역할이 있다. 하나는 ‘선거자금모금=돈‘이고 다른 하나는 ’투표의뢰=사람‘이다. 그 어느 쪽이든, 오바마의 작전은 ’동원‘을 통해 성취하는 큰 특징이 있다.
자금모금
선거전에서 전반부의 초점은 자금모집이며 ‘소액기부를 많이 모으는 전략’을 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2008 선거에서 오바마에게 기부한 사람은 300만명 이상, 1인당 평균기부액은 86달러였다.
기존 방법으로는 이 정도 규모의 소액기부를 직접 모으려면 모집인이 방대하게 필요했고, 그만큼 효율도 떨어져서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다. 비용을 따져 보면 거의 쓸모없는 모집 방법이다. 그러한 까닭에 각 조직을 통하여 그 구성원들에게 기부해달라고 호소해서 모으고, 또, 고액을 후보한테 기부했던 것이다.
반면에 오바마는 웹 사이트나 iPhone 앱을 통해 개인들이 부지런히 모았다. 이 방법은 소액기부를 모으는 데 드는 비용이 적다. 소액 기부를 가능한 한 많이 모으는 까닭은 돈도 돈이지만, 소액 기부자는 대부분 확실하게 오바마에게 투표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고정표를 확보하는 효과가 나온다.
[그림3]기부 문자 메시지
출처 :
http://www.informationweek.com/thebrainyard/news/240006248/obama-romney-send--thx
기부 호소는 소셜 미디어나 iPhone 앱을 이용하여 친구의 친분 관계를 통해 확산시키는 입소문 방법을 활용해서 비용이 적게 들었다. 이것이 넷(net) 상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신용카드 등으로 기부할 때에는 결제할 사이트를 링크시켜 처리할 수 있었다. 이 방법이 통한 것은 친구에게 기부를 부탁하는 핵심 지지자나 자원봉사자를 동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선거에서 당초 오바마는 경쟁자인 힐러리 클릴턴보다 자금력이 딸린다고 알려졌지만, 이러한 풀뿌리 자금이 클린턴을 압도하고, 본선에서도 매케인을 큰 폭으로 앞 섰다. 오바마 진영은 이렇게 모집한 자금을 기존 방식으로 선거 운동하는 유세나 TV 광고에 쏟아 부었다.
[그림5] 오바마와 매케인의 선거자금 비교(단위 :$mil.)
cf. 오바마는 충분한 자금을 모아서 정부의 공식선거자금을 받지 않았다. 반면, 매케인은 정부가 지원한 공식선거자금액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아서 쓰는 데 용도 제약을 많이 받았다. Wired에 따르면, 오바마의 자금조달은 개인이 91%, 매케인은 개인이 54%, 연방공식선거자금이 23%였다.
출처 : 월 스트리트 저널 : http://professional.wsj.com/article/SB122441294251948009.html?mg=reno64-wsj
투표부탁
선거전 후반부에는 ‘투표부탁’에 주안을 두었다. 물론, ‘소셜’을 이용하여 ‘동원’하는 것이다. 기부 때와 마찬가지로, 소셜 미디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하여 입소문 내어 지지를 이끌어 내고 확산시켰다. 그저 단순히 소셜 미디어에 오바마 공약을 게시하여 확산시키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았다. 특히 공들인 점은, 의외이지만, 전통적인 방법인 ‘전화로 부탁하는 것‘이었다. 다만, 새로운 방법을 사용했는데, 제법 흥미로운 일이었다.
먼저 전화로 부탁하기에 앞 서 전화번호 리스트를 입수해야 한다. 기존 방법은 지원조직을 통해 각종 명부나 상업 리스트를 입수하고 닥치는 대로 일일이 전화거는 ‘스팸 방식’이었지만, 오바마는 소셜과 오프라인을 조합시켜 사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들을 추려냈다.
① 웹 사이트에 조직활동 툴 제공과 지지자 클라우드(cloud) 동원 : 오바마 웹 사이트에, 지역에서 자주적인 지원 조직을 만들 수 있는 툴을 제공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지지자가 주변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사람의 리스트를 간단히 만들고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했다.
[그림6] 오바마의 옵트 인(Opt-in) 문자 메시지
출처 : http://news.cnet.com/8301-13578_3-10028614-38.html
② 옵트 인(Opt-in)방식의 전화번호 수집 : 부대통령 후보자나 승리선언 등 중요사항의 발표는 언론에 알려지기 전에 먼저 지지자에게 문자 메시지를 전하고, 그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전화번호를 오바마 웹 사이트에 등록하도록 해 정확한 전화번호를 모은다. 이 방식을 옵트 인(Opt-in)이라고 하는데, 문자메시지를 받기 위해서 휴대전화 번호를 등록하는 사람에게만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확실한 휴대전화 번호를 잘 모을 수 있었다.
http://www.huffingtonpost.com/2008/08/13/pwr-2-the-ppl-obamas-text_n_118693.html
http://www.informationweek.com/government/obama-election-ushering-in-first-interne/212000815?queryText=2008%20presidential%20election
이렇게 모은 전화번호는 주로 자원봉사자가 선거 운동에 활용했다. 자원봉사자는 선거사무소에서 전화 리스트를 출력하여 공유하고 각자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건다. 이 리스트는 이미 오바마를 지지할 것 같은 잠재 지지자를 추려서 만들었기 때문에 확실히 투표하도록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잠재 지지자 목록을 확보하고 전화하는 기법은 소셜 선거에서 매우 중요한 최종병기이다.
(계속)
[연제 : 디지털 지인찾기]
1. 디지털 지인찾기①오바마 연임은 소셜선거, 빅 데이터 선거 덕택
2. 디지털 지인찾기② 2008년, 오바마의 소셜(Social) 선거
3. 디지털 지인찾기③ 2012년, 오바마의 데이터 선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