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채는 우리나라 대표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현재 그 발행잔액이 69.14조원, 이에 대한 이자부담이 1년에 2.3조원에 달합니다(평균 3.39%금리).
금년들어 지금까지 만기상환한 채권 액면이 1.6조원, 신규발행이 9.6조원으로 약 8조원이 순발행되었습니다. 앞으로 년말까지 상환해야할 빚이 3.8조원이고 당분간 적자운영은 더 지속될 전망이라 추가발행 물량이 10조원을 넘을 것 같습니다.
한전채는 3년, 5년, 10년, 20년, 30년 만기물로 발행되어왔으나 최근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으로 2, 3년 단기물만이 발행되고 있습니다. 내년에 갚아야할 18.7조원은 평균이율이 4%를 넘고 최근 신규발행도 이율이 4%에 근접합니다.
촤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5~5.25%로 0.25%p 올렸음에도 우리나라 국공채의 발행금리는 오히려 조금 떨어졌습니다.
한전채의 수익율이 4%라는 현상은 채권시장에서 이것을 인수·보유하는 큰 손에게 우리 경제의 단물을 그냥 상납하는 것입니다. 수 천억에서 조 단위의 자금이 오가는 채권시장에서 그 핵심변수인 금리결정권을 베일 뒤의 큰손에게 일임하고 있는 현실을 하루 속히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5월 12일 기준, 정부(기재부)가 발행한 국채가 1075조, 통안증권과 환매채 매각 등 한국은행이 발행 또는 약정한 채무증서가 147조, 그리고 산업은행이 110조, 기업은행과 한전이 각각 69조원의 순서로 빚(채권발행잔액)을 안고있습니다. 이들 빚은 약정한 만기가 되면 어김없이 갚아야 합니다. 못갚으면 곧 '국가부도', 나라가 망합니다.
그래서 개인이든 국가나 공공기관이든 빚갚기 위해서는 채권자들의 눈치부터 보게되는 것이, 내가 갚은 그 돈으로 무엇을 할려 하는지, 나에게 다시 빌려줄 수 있는지 등등의 제반 사정을 살피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빚은 채무자가 을, 채권자가 갑의 입장인 것을 우리는 수 없이 보고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갑과 을의 관계를 국가정부나 공공기관이 지는 빚에도 확대적용하는 것은 안됩니다. 돈과 빚이라는 개념 자체가 국가사회의 공인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국채와 통안증권의 만기상환을 위한 채권발행을 함에 있어 채권자의 눈치를 보기 전에 당국자로서의 정책방향과 시장참가자들이 따라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분명하게 설명하고 집행해야 합니다.
즉, 앞으로 국공채의 발행시장에서 표면금리는 2%로, 발행단가를 액면가 이상으로, 즉 할인발행은 하지 않겠다는 것과, 수익율이 낮다고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물량은 한국은행이 인수한다는 것을 천명하고 시행하면, 물가와 금리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사용된 통계숫자는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의 채권통계를 제 PC에 다운받아 엑셀로 작업해서 얻은 것입니다.)